[객석] 모두에게 주치의가 있는 삶이란

입력 2015-12-16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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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화 닥프렌즈 이사

할아버지의 잦은 기침이 어느새 한 달을 넘기고 있었다. 두 차례 찾아간 시골 병원에서는 할아버지의 약해진 체력 탓에 감기가 쉬이 낫지 않는다고 했다. 가족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영양가 있는 음식을 해드리고 건강을 챙겨 드리는 일뿐이었다.

그리고 얼마 후 할아버지는 급작스러운 호흡 곤란으로 인해 서울의 응급실로, 다시 중환자실로 옮겨지셨다. ‘이런저런 검사를 하고 있지만, 이미 체력이 많이 떨어지셔서 정밀 검사는 엄두를 못 낸다’는 대학병원 전문의의 말에 불안해할 뿐이었다.

할아버지는 중환자실에서 3주를 더 견디셨다. 그러나 원인을 알 수 없는 폐 섬유화로 더는 병원에서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진단을 받고, 결국 그토록 그리워하시던 고향의 병원으로 옮겨져 며칠을 더 보내시고는 다시는 아프지 않으실 그곳으로 떠나셨다.

그후 나는 ‘모바일 주치의, 닥톡’이라는 의료 IT 서비스를 만드는 스타트업에서 모두에게 주치의가 있는 삶을 꿈꾸고 있다. 만약 가족 중에 의사가 있었더라면, 우리 할아버지에게 일상적으로 건강관리를 해주는 주치의가 있었다면 ‘우리가 맞이해야 했을 그 슬픔이 조금은 더 늦게 찾아오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멈추지 않았다.

유엔이 발표한 세계행복지수에서 2년 연속 1위를 차지한 덴마크의 경우, 국민 행복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주치의 제도’다. 덴마크는 국민 모두에게 국가가 지정해 준 주치의가 정해져 있고, 해당 주치의에 대한 진료비는 모두 무상으로 국가에서 부담한다. 이러한 주치의 제도는 일상 속에서 1차적으로 국민 모두의 건강을 관리해주며, 국민 삶의 질과 행복을 크게 높여주고 있다.

모두에게 주치의가 있는 삶. 그것은 누군가가 사랑하는 사람이 아플 때 내가 그랬던 것처럼 ‘만약 좀 더 일찍 그 병에 대해 알았더라면’ 하는 슬픔과 후회가 없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된, 할아버지가 남겨 주신 나의 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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