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건설, 창사이래 최대 실적내고 구조조정?

입력 2007-04-12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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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산업개발 통합이전으로 가나...전직원 10% 명예퇴직 신청받아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실적과 수주를 기록했다고 밝힌 두산건설(옛 두산산업개발)이 최근 명예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두산건설은 4월 20일까지 전직원의 10% 규모인 100~150명 가량을 목표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하지만 두산건설은 외형상 직원들을 명예퇴직 시켜야 할 상황이 아닌터라 두산건설 내부 직원들은 물론 업계가 어리둥절 하고 있다.

◆창사 최대 실적에도 명예퇴직

두산건설은 회사 스스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과 최대 수주'를 지난해 달성했다고 자평하고 있을 뿐 아니라 주가도 큰 폭으로 상승하는 등 전형적인 실적 턴어라운드 성공 업체로 꼽히고 있다.

두산건설은 지난해 1조8658억원의 매출을 기록, 이중 1549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으며, 순이익은 전년 대비 5배에 가까운 1076억원을 기록하는 등 당초 책정한 매출목표를 몇배나 초과 달성했다.

이에 따라 두산건설의 대규모 명예퇴직에 대해 다른 이유가 있는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두산건설의 한 직원은 "지난해 98년 이후 10년만에 배당(주당 250원 가량)까지 실시하는 등 회사의 조건이 크게 개선돼 오히려 수당 등 포상을 기대했다"라며 "갑작스런 회사의 명퇴 방침에 뒷통수를 맞은 기분"이라고 토로했다.

직원들 사이에선 사측이 목표로 내건 100~150명 명예퇴직 방침은 전 직원의 10% 수준이어서 정리해고 차원의 성격으로 해석되고 있다.

회사의 경영실적 측면에서 볼때는 합법적으로 직원들을 내쫓기 위해서는 희망퇴직 신청밖에 방법이 없는 상태다. 이에 따라 업계와 노동계에서는 두산건설이 명예퇴직을 매개로 사실상 정리해고를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두산건설의 다른 한 직원은 "최근 부동산시장 위축에 따라 몇몇 중소건설업체가 도산 위기를 겪고 있어도 이같은 명퇴신청은 받지 않고 있다"며 "하물며 최대의 실적을 챙기자마자 인수 직전만 하더라도 2군업체에 불과하던 회사를 1군 업체로 키운 직원들을 내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명퇴신청, 다양한 포석

이같은 두산건설의 갑작스런 명퇴 움직임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내려지고 있는 가운데 가장 설득력이 있는 것은 지난 2004년 고려산업개발과의 통합 이후 불려진 몸집을 부담스러워 하기 때문이란 관측이다.

고려산업개발과 기존 두산건설의 통합 당시 흡수된 고려산업개발 직원은 약 400여명이다. 하지만 두산산업개발이 알미늄과 레미콘 등 고려산업개발에서 흡수된 사업부문을 잇따라 매각하면서 고려산업개발 직원 상당수는 이미 두산건설을 떠나고 단 160여 명만이 두산건설에 남아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두산건설이 목표로 책정한 100~150명에 대해 명예퇴직 신청을 받게 되면 기존 두산건설 시절의 인력구조로 되돌아가게 된다.

물론 두산건설이 구 고려산업개발 출신 직원들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결국 두산건설이 이번 명예퇴직에 성공하면 고려산업개발을 인수할 때 약속한 고용승계 약속은 지켰지만 다시 3년 만에 다시 원래의 인력구조로 돌아가는 이중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된다.

실제로 지난해 실시된 대우건설 인수전에 두산산업개발이 참여하자, 대우건설노조는 "두산이 전원 고용승계 조건 수락 후 고려산업개발을 인수한 뒤 고려산업개발출신 근로자들을 무력화 시키고 있다"며 두산의 본입찰 제외를 요청한 적이 있다. 결국 당시 대우건설 노동조합은 두산건설의 의도를 정확히 읽어낸 셈이다.

특히 고려산업개발 출신들은 현재 두산건설 노조를 형성하고 있는 중심 세력이다.

노동법에 따라 두산건설은 현재 두 개의 복수 노조가 조직된 상태다. 한 곳은 과거 두산건설 노동자로 결성된 노동조합이며, 다른 한 곳은 바로 고려산업개발 노동조합으로 고려산업개발 노조는 회사와 함께 인수돼 있다.

그러나 두산건설 노동조합은 사실상 활동이 중지돼 있는 상태며 구 고려산업개발 출신 노동조합은 '현대家 출신'답게 민주노총에 가입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회사가 노조를 형성하고 있는 고려산업개발 출신 직원들을 겨냥, 이번 정리해고를 실시하고 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면서 "명예퇴직은 순수하게 희망자에 한해서만 받게 돼있는만큼 어떠한 강제성이라도 나타나게 된다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한 업계 관계자는 "두산건설의 높은 실적은 바로 고려산업개발과의 합병에서 비롯된 것임에도 실속을 차리자 이를 잊고 있다"며 "지난해 대우건설을 인수하려고할 때도 전원 고용승계를 수락하겠다는게 두산건설의 입장이었지만 이 경우도 3~4년 후에는 인력이 과거 수준으로 돌아가게 됐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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