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별무대 ‘오네긴’ 열연… 발레리나 강수진의 ‘아름다운 이별’

입력 2015-11-09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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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명 관객 10분 간 기립박수

▲강수진 국립발레단 단장이 5일 오후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오페라극장에서 열린 은퇴공연 ‘오네긴’ 프레스콜 공연에서 열연하고 있다. 뉴시스
▲강수진 국립발레단 단장이 5일 오후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오페라극장에서 열린 은퇴공연 ‘오네긴’ 프레스콜 공연에서 열연하고 있다. 뉴시스

발레리나 강수진(48)이 은퇴 전 한국에서 고별무대를 갖고 끝내 눈물을 흘렸다. 커튼콜은 10여분간 지속됐으며 2000여 명의 관객들은 아낌없는 기립박수를 보냈다.

강수진은 내년 7월 22일 독일에서 예정된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오네긴’을 끝으로 30년 발레리나 인생을 마감한다. 그는 정식 은퇴에 앞서 슈투트가르트 발레단과 함께 한국에서 세 차례에 걸쳐 은퇴작을 공연했다.

강수진은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오네긴’ 무대를 갖고 사랑의 열병을 앓는 순진한 시골처녀에서부터 첫사랑에 대한 애증으로 갈등하는 고혹적 귀부인까지 시시각각 변하는 주인공 타티아나의 감정과 심리를 유연한 몸짓으로 그려냈다.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을 국제적 수준으로 끌어올린 천재 안무가 존 크랑코의 안무에 차이콥스키의 서정적인 음악을 입힌 ‘오네긴’은 주인공의 미묘한 심리변화를 춤에 섬세하게 담아내 ‘20세기 최고의 드라마 발레’로 꼽히는 작품이다. 러시아 문호 푸슈킨의 소설 ‘예브게니 오네긴’을 원작으로 자유분방하고 오만한 남자 오네긴과 순진한 시골 처녀 타티아나의 비극적인 사랑을 다뤘다. 이는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대표작이자 1996년 처음으로 타티아나 역을 맡은 강수진을 세계적인 발레리나로 만든 작품이다.

은퇴를 앞둔 강수진의 혼신의 연기에 객석을 메운 2000여 명의 관객들은 기립박수와 환호로 화답하며 한국에서의 마지막 무대를 함께 했다. 10분간 이어진 커튼콜에서 강수진은 환한 미소로 관객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8일 강수진의 마지막 무대 후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무용수 20여명을 포함해 제작진과 스태프 80여명은 무대에 올라 강수진에게 장미꽃을 안기며 작별인사를 보냈다. 공연 직후 밝게 웃던 강수진은 커튼콜 때 리드 앤더슨 예술감독이 나와 포옹하자 참았던 눈물을 보였다.

강수진은 선화예술중학교 재학시절 학교를 방문한 모나코 발레학교의 마리카 베소브라소바 교장의 눈에 띄었고, 결국 그의 권유로 1982년 선화예술고등학교 1학년 때 모나코 왕립발레학교 유학길에 나섰다. 그녀는 1985년 스위스 로잔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국제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고, 1987년 동양인으로는 최초이자, 최연소로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에 입단했다.

강수진은 1998년 문화관광부에서 선정한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무용부문을 수상했다. 또한 1999년에는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에서 최고 여성무용수 상을 거머쥐었으며, 2005년에는 스위스 로잔콩쿠르의 심사위원으로 활약했다.

<사진> 한국에서 고별무대를 가진 발레리나 강수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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