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부진 탓…정부, 올해 3%대 성장 목표 내려 잡아

입력 2015-10-25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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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차 한-러 경제과학기술공동위 참석 차 러시아를 방문 중인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4일 러시아 우수리스크에 지역 내 현대중공업 영농사업장을 시찰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제14차 한-러 경제과학기술공동위 참석 차 러시아를 방문 중인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4일 러시아 우수리스크에 지역 내 현대중공업 영농사업장을 시찰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정부가 결국 올해 3%대 경제성장률 목표를 사실상 내려 잡았다.

이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4일 올 경제성장 전망에 대해 “정부 목표치인 3.1%를 달성하는 데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한 데 이어 기재부가 25일 내놓은 설명자료를 통해 최 부총리의 발언을 뒷받침한 것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23일 발표한 올해 3분기(7∼9월) 국내 성장률(속보치)을 분석해 보면 내수 부문의 뚜렷한 회복세가 저성장 국면에서 벗어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국내 경기 회복에도 불구하고 대외 여건의 악화로 정부가 애초 내걸었던3%대 성장률 달성은 어렵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정부는 연말까지 내수 회복세를 이어가기 위해 정책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수출여건 개선 노력도 강화할 방침이다.

◇3분기 성장 내수가 견인=기획재정부가 이날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전분기 대비 올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2%로 2010년 2분기의 1.7% 이후 5년여 만에 가장 높았다.

이 가운데 내수의 기여도가 1.9%포인트를 차지하며 순수출 부문에서 0.7%포인트 감소 요인을 보완했다.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내수 성장기여도는 3.4%포인트, 순수출은 -1.0%포인트다.

3분기 산업별 기여도를 보면 서비스업(0.5%포인트)과 건설업(0.2%포인트) 등 내수업종이 수출 경기의 영향을 받는 제조업(0.0%포인트) 등 부문에서 부진한 것을 보완했다.

내수성장 측면을 자세히 보면 3분기 민간소비와 정부소비, 건설투자의 성장기여도가 각각 0.6%포인트, 0.3%포인트, 0.7%포인트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올 들어 9월까지 주택거래량이 90만2000호를 기록하며 올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주택시장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신속한 정책대응이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정부는 7∼9월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률을 당초 계획보다 2.7%포인트 높은 66.6%를 달성했다.

또 정부의 지난 8월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 이후 9월 국산자동차 판매량이 작년 같은 달보다 15.5% 증가했다.

사회간접자본(SOC) 분야 재정집행이 확대돼 토목건설도 올 8월들어 증가세(11.5%↑)로 전환하는 등 정부소비와 투자를 합한 재정의 성장기여도는 0.8%포인트 이상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사스 등 유사한 경험을 했던 다른 국가에 비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영향을 빠르게 극복했다”며 “작년의 세월호 사고 당시보다 소비가 큰 폭으로 반등했다”고 말했다.

추경 이후 현재 경기판단에 대한 소비자심리지수(CSI)가 예년에 비해 큰 폭으로개선되고 있는 것도 긍정적 신호다.

기재부는 올 4분기에도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10월1일∼14일)와 연말 개소세 인하 효과와 더불어 정부의 재정확대 노력이 경제활력 제고의 ‘마중물’ 역할을 해 민간과 내수를 중심으로 한 회복세를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 부진이 성장 발목 잡아=문제는 대외적으로 세계교역량이 정체상태인 데다가 중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6.9%에 머물며 경기둔화 우려가 지속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수출 부진이 당분가 계속돼 내수 중심의 경제성장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 부총리가 24일 러시아 우스리스크의 현대중공업 연해주농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하방리스크로 인해 정부 목표치인 3.1%를 달성하는 데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한 것은 이같은 배경에서다.

최 부총리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 달성에 회의적인 언급을 명시적으로 한 것은 처음이다.

그는 한국은행이 속보치로 발표한 3분기 성장률(1.2%)에 대해 “추경과 정부 소비 진작책 등의 정책적 효과가 상당히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내수는 살아나고 있지만 중국의 경기 둔화 등 세계적인 교역 부진으로 경제성장에 대한 수출의 기여도가 낮은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올 1ㆍ2분기 성장률이 각각 0.8%, 0.3%에 그쳐 4분기에는 1.2%를 기록한 3분기보다도 높은 수치가 나와야 연간 3%대 성장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전기대비 기저효과와 수출 부진 등을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기재부는 “만약 순수출 기여도가 0.5%포인트에 이르는 등 과거 추세 정도의 수출이 이뤄졌다면 올해 3%대 후반 이상의 성장도 가능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수출보다 내수 비중이 낮아 대외여건 변화에 따른경기변동성을 완화하려면 지속적인 내수 확대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3분기 내수회복세가 4분기에도 유지ㆍ확대될 수 있도록 소비ㆍ투자 활력을 높이는 데 정책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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