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협, "나쁜 검사 가려낸다" 발표에 현직 검사들, "공정성 의문" 반응

입력 2015-10-21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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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들이 좋은 검사와 나쁜 검사를 가려내는 '검사 평가제'를 실시하기로 했다.

수사대상을 재판에 넘길 수 있는 기소권을 독점하고 있는 검찰이 견제를 받고 있지 않는 문제점을 시정하기 위해 변호사들이 나서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객관성이 담보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한변호사협회(회장 하창우)는 21일 "현재 검찰은 전근대적이고 후진적인 수사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며 제도 시행을 예고했다. 검사 평가제는 사건을 맡아 수행한 변호사가 소속 지방변호사회에서 제공되는 검사평가표를 작성해 제출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변협은 작성된 평가표를 취합해 법무부와 대검찰청에 제출, 인사평가 자료로 활용하게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 재판 나서는 검사는 물론 일선 수사검사도 평가 = 변협은 검사평가제에 공판검사는 물론 수사검사도 대상에 포함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수사검사의 경우에는 수사 과정에서의 피고인의 방어권 침해 여부를 점검한다. △부당한 이익을 위해 직무나 지위를 이용했는지 △모욕적 언행이나 자백 목적의 강압적 수사를 했는지 △참고인을 피의자처럼 다뤘는지 △피의자 신문 과정에 변호인의 참여권을 방해했는지 △정치적 압력의 영향을 받았는지 등이 평가대상이다.

공판검사는 재판 과정에서 절차를 제대로 준수했는지를 보게 된다. △법을 어겨 수집된 증거를 바로잡았는지 △중인신청 등에서 논리적이고 충분한 설득력을 가지고 권한을 행사했는지 △공소유지 과정에서 부당한 증거신청을 하거나 재판을 지연하려는 시도를 했는지 등을 점검한다.

변협은 '검사평가특별위원회 규정'과 '검사 평가결과 공개에 관한 지침'을 마련해 각 지방변호사회에 검사평가표 가이드라인과 운영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평가를 시행해 우수 검사와 나쁜 검사를 선정하는 것은 각 지방별로 운영되는 변호사회가 독자적으로 담당하고, 협회는 결과를 취합하고 통합관리를 맡는 등의 역할을 맡게된다는 게 변협의 설명이다.

◇ "공정한 평가 될 리 없다" 회의론도 = 하창우 대현변협 회장은 2008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시절 판사들을 평가하는 '법관평가제'를 도입해 변호사들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실제 각 지방변호사회는 매년 우수 법관을 뽑아 발표하고, 반대로 나쁜 법관도 외부에 공개하지는 않지만 선정작업을 거쳐 법원에 전달하고 있다.

성공적으로 안착한 법관평가제는 장기간 협회장 선거를 준비한 하 회장의 당선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변호인과 대립 당사자인 검사는 중립적인 위치인 판사와 본질적인 지위가 다르기 때문에 공정한 평가가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광주지방변호사회가 검사평가제 도입을 놓고 회원들의 의견을 들은 결과 '실효성 의문', '수사기관의 독립성 침해'를 이유로 반대견해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수사 경력이 많은 A부장검사는 "검사와 판사는 다르다"라는 말로 이번 검사평가제를 평가절하했다. "두 팀이 경쟁하는데, 한팀이 심판을 보고 불공정하다고 말할 수는 있지만, 상대팀을 보고 '불공정하다'고 말하는 게 맞느냐"는 게 이 부장검사의 지적이다. A 부장검사는 "수사 열심히 해서 구속되면 변호사들이 (의뢰인에게) 돈을 돌려줘야 하는 경우도 많다. 이해관계가 있는 변호사가 검사를 평가하는 게 객관성이 유지되겠느냐, 세계 어느 나라든 변호사가 검사 평가한다는 논의 자체가 없다"고 말했다.

공판부 업무를 맡았던 현직 B 부장검사는 "수사는 밀행성이 있기 때문에 공개된 상태에서 진행되는 재판과는 다르다"며 "그래서 (법원으로부터)영장을 받고 이런 통제장치가 있는 것인데, 어떻게 평가를 한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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