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단체, 왜 ‘렛미인’ 제작중단 요구했을까

입력 2015-09-18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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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미인'이 폐지돼야하는 이유는?

▲여성단체들이 폐지를 요구한 '렛미인'.(사진=렛미인 화면캡처)
▲여성단체들이 폐지를 요구한 '렛미인'.(사진=렛미인 화면캡처)

여성단체들이 그동안 무분별한 성형수술을 조장하고 외모지상주의를 조성하는 등 역기능이 많이 스토리온과 tvN에서 방송하는 ‘렛미인’이 성형소재 포맷 프로그램을 제작하지 않겠다는 제작진의 공식입장에 환영에 뜻을 나타냈다.

한국여성민우회, 서울YWCA, 언니네트워크,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성폭력상담소 등 여성단체들은 18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그동안 성형광고와 다름없는 TV성형 프로그램의 방송 중단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우리 여성단체들은 ‘렛미인’ 제작진의 성형포맷 방송 중단입장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여성단체, 대중매체, 시민사회와 시청자들은 ‘렛미인’과 같은 TV성형 프로그램이 성형수술의 긍정적인 측면만을 다루어 손쉽게 성형수술을 선택하도록 만든다는 비판을 해 왔다. 여성단체들은 이러한 측면에서 ‘렛미인’ 제작진의 이번 결정이 유사한 포맷의 프로그램 제작중단으로 이어져, 미디어가 국민 건강에 끼치는 부정적인 영향력을 줄여나가는 계기가 되기를 촉구했다.

또한 제작진이 밝힌 바와 같이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는 양질의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고, 특히 우리 사회에 만연한 외모차별을 뛰어넘을 수 있는 다양한 시도를 하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또한 우리 여성단체들은 TV성형 프로그램에 대한 감시를 계속해 나갈 것이며, 다양한 몸이 인정받고 다른 외모로 인해 차별받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한 다각적인 활동을 펼쳐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렛미인'폐지를 요구하는 여성단체 회원들.(사진=여성민우회 제공)
▲'렛미인'폐지를 요구하는 여성단체 회원들.(사진=여성민우회 제공)

다음은 기자가 7월17일 게재한 칼럼 ‘성형 조장하는 ‘렛미인’ 폐지라라! 왜?[배국남의 직격탄] 전문이다.

성형 조장하는 ‘렛미인’ 폐지하라! 왜? [배국남의 직격탄]

“‘렛미인’ 프로그램은 의료행위를 상품화하여 성형수술을 맹신하게 만들어 무분별한 성형수술을 조장하고 방송의 공익성을 저해하고 의료진의 윤리를 훼손하는 결과를 낳고 있습니다. 이에 저희 대한성형외과의사회에서는 국민들의 건강을 보호하고 외모로 인해 차별과 혐오가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렛미인 프로그램의 폐지를 강력히 주장하는 바입니다.” 시민단체 주장이 아니다. 바로 대한성형외과의사회가 16일 스토리온과 tvN에서 방송하고 있는 ‘Let美人(이하 렛미인)’에 대해 입장을 밝힌 것이다.

방송중인 ‘렛미인’ 시즌5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15일 제작진 의견진술을 결정했다. ‘치유와 성장’을 강조하며 사실상 외모를 바꿔 인생을 변화시킨다는 기획의도의 ‘렛미인’이 성형수술의 효과를 강조하며 외모 차별을 당연시하는 결과를 낳고 현행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병원광고를 하고 있다는 시청자 민원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심의를 진행키로 결정한 것이다.

“1시간짜리 성형광고,‘렛미인’방송 중단을 요구한다!” 한국여성민우회, 매체비평우리스스로, 서울YWCA 등 시민단체 8곳이 ‘렛미인’ 방송중단을 요구하는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대한성형외과의사회마저 폐지를 요구하고 있는 ‘렛미인’ 시즌5의 지난 6월 제작발표회때 박현우 PD는 “우리 프로그램은 성형 프로그램이 아니다. 성형이 사람의 인생을 바꾸고 자존감을 높이는 수단으로 쓰이는 것뿐이다. 성형을 무조건 하는 게 아니다. 정말 절실한 사람들에게 지원을 하는 것뿐이다. 문제점을 개선해 시즌5를 방송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수빈 김성민씨가 출연한 ‘렛미인 시즌5’ 첫 방송부터 프로그램의 문제점은 개선돼지 않고 있다. ‘논란을 넘어 감동으로’ 시즌 5 캐치프레이즈가 무색할 정도로 그동안 지적돼온 문제점은 여전했다. 이 때문에 시청자, 시민단체 그리고 대한성형외과의사회 마저 프로그램 폐지를 요구하게 된 것이다. ‘렛미인’프로그램의 문제는 태생적 한계 때문이다. 2011년 시즌1을 시작했던 ‘렛미인’은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일반인의 외모를 고쳐주는 전형적인 메이크오버쇼다. 그동안 ‘렛미인’은 방송과정에서 성형전과 성형후의 극단적인 비교 등을 통해 지나친 성형수술의 상품화와 외모지상주의 조장으로 논란을 증폭시켜왔다.

시즌5에서도 여전히 이 문제가 재연되고 있다. 대한성형외과의사회는 “‘렛미인’ 프로그램의 본래 취지는 외모로 인하여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원자들에게 성형지원을 통해 새로운 희망을 준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애초 취지와는 달리 대부분 미용 전신 성형에 치중하여 지원자가 불편함을 겪고 있지 않은 부분까지 과도하게 성형을 시행하여 고정화된 미인상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지원자들의 외모를 폄하하는 자극적인 자막으로 제재를 받기도 했으며, 시청자들로 하여금 외모만 달라지면 인생이 바뀔 수 있다는 막연한 환상을 심어주고 있습니다”고 강조했다.

문제가 여전하기에 ‘렛미인’ 시즌 5 역시 “‘렛미인’이 프로그램 지원자가 당하는 사회적 차별과 주변인의 폭력 폭언을 출연자의 외모 결함 때문인 것으로 묘사하고, 이를 성형수술로 해결할 수 있는 것처럼 방송한다. 성형수술을 통한 인생역전 판타지를 확대재생산하고 있다”는 한국여성민우회 등 시민단체의 비판은 여전히 유효하다.

이러한 문제점 외에 특정 병원 등에 대한 홍보도 심각한 상황이다. 여성민우회는 “현행법은 성형외과를 비롯한 병원은 방송광고를 할 수 없게 했다. 하지만 ‘렛미인’은 사실상 노골적으로 방송을 통해 병원을 홍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출연진의 문제도 제기됐다. 대한성형외과의사회는 “일부 출연진의 자질도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최근 불법성형대출혐의로 조사를 받은 병원원장이 방송에 출연하였고, 검증되지 않은 ‘자흉침’이라는 시술로 환자를 유인 알선한 후 금전적 이득만 취하고 폐업한 사건도 있었습니다. 이는 환자를 기만하고 국민 건강권을 침해하는 위험한 행위입니다”라고 비판했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렛미인’은 출연자를 위한 방송이 아닌 방송사와 출연의사(병원)를 위한 방송으로 성형관련 논란과 폐해의 종합전시장이어서 전락했다는 주장이 힘을 얻으면서 폐지요구에 시달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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