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FOMC 개막] 연준, 양적완화 시대 마침표 찍을까…역대 가장 악명 높았던 FOMC 보니

입력 2015-09-17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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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1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정책 결정을 발표한다. 최대의 관심사는 2008년부터 유지해온 초저금리 정책에서 전환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인지 여부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장기간 변경하지 않았던 만큼 미세한 변화에도 금융 정책의 대전환으로 받아들여질 것을 보인다. 이는 연준 역사상 가장 완화적인 금융 정책의 종료를 시사하게 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완화를 종료하면 이번 주 FOMC는 연준 100년 역사상 가장 중요한 회의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FOMC 중 이번 FOMC 이상으로 시장에서 악명 높았던 회의는 5회를 꼽을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 5회의 FOMC를 소개했다.

◇1936년 5월 25일=당시 연준은 상당한 중압감에 시달렸다. 1929년의 공황이 대공황으로 발전하는 가운데 연준은 초기 수수방관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1934년에 연준 의장으로 선출된 마리너 에클스는 매우 공격적인 접근 방식을 취했다. 에클스 의장이 이끄는 연준은 1936년 시점에서 경제가 회복됐다고 판단했다. 같은 해 5월 연준은 지급준비율을 인상하면서 정책 전환 신호를 보냈다. 이 신호가 화근이 돼 경제는 대공황으로 퇴보했다. 이 회의가 얼마나 중요했는 지에 대해서는 그 영향이 지금까지 이어진다고 회자될 정도. 당시 경기 침체로 다우지수는 1936년 5월 153에서 1941년 11월에는 115로 크게 하락했다. 이후 제2차 세계 대전에 돌입했고, 다우지수는 전쟁이 끝날 때까지 1936년 수준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1955년 10월 25일=다우지수가 마침내 대공황 이전 수준을 회복하자 미 금융계는 다시 자기도취에 빠지기 시작했다. 1955년 10월 19일 당시 연준 의장이었던 윌리엄 맥체스니 마틴 주니어는 뉴욕 은행 관계자들과의 회의에서 근검절약의 미덕을 강조하는 강연을 했다. 그는 이 강연에서 “연준의 임무는 파티 분위기가 무르익었을 때 (술이 담긴) 잔을 치우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그 후 10월 25일 FOMC에서 이 원칙을 실천에 옮겼다. 미국 경제는 한국 전쟁 여파로 아직 발판을 모색하던 시기. 마틴 의장과 당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모두 재정 보수파였다. 양자는 유일하게 인플레이션 억제에 관심을 갖고 그것을 반영한 정책을 시행했다. 그러나 그들은 경제를 부양하기는커녕 오히려 1957년 경제를 리세션에 빠뜨렸다. 다만 당시의 재정·금융의 성실성은 1950~1960년대 호황의 주요 버팀목이 됐다. 다우지수는 1954년부터 1965년에 2배로 상승해 1966년에는 1000 부근에 달했다. 마틴 의장이 1970년 퇴임하자 인플레이션은 걷잡을 수 없는 상태가 됐고, 극단적인 조치가 요구됐다.

▲폴 볼커 전 연준 의장. 사진 출처=블룸버그
▲폴 볼커 전 연준 의장. 사진 출처=블룸버그

◇1979년 8월 14일=다우지수는 1970년대 침체, 1979년 8월 시점엔 900 미만으로 1965년 수준을 하회했다. 오일 쇼크가 경제에 타격을 입히면서 인플레이션은 억제되지 않았다. 스태그플레이션(인플레이션에 따른 경기 침체)이라는 말이 활발히 사용되었다.

이를 길들이라는 임무를 맡은 것이 연준과 체이스 맨해튼 은행, 미 재무부를 거친 경제학자 폴 볼커였다. 볼커는 1979년 8월 연준 의장으로서 처음 참석한 FOMC에서 즉시 자신의 정책을 실행에 옮겼다. 연방기금(FF) 금리는 이미 11%였지만 연준은 금리 인상에 착수할 계획을 세웠다. 이것이 리세션을 초래했지만 볼커는 자신의 정책을 관철했다. FF 금리는 1980년 4월까지 18%, 1981년 1월에는 19%에 달했다. 하지만 고통을 수반하는 계획은 주효했다. 인플레이션율은 하락했고 볼커는 1987년 의장 사임을 강요당했지만 그가 도입한 이론 대부분은 ‘Great Moderation’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1998년 9월 23일=1980~1990년대 미국 경제는 대체로 호황이었다. 다우지수는 1979년 900에서 1988년에는 2000, 1998년 여름에는 약 8000으로 급등했다. 볼커의 후임으로 연준 의장에 취임한 앨런 그린스펀의 공로가 인정되면서 시장에선 1990년대 중반 시점에 낙관적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었다. 마에스트로로 불리던 그조차 주체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가 1996년 강연에서 발표한 ‘근거없는 열광’은 무시됐다. 시장은 계속 상승했고, 투기는 더욱 큰 매수를 불렀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대형 헤지펀드 1개사가 파탄 직전에 내몰리면서 금융 시장 전체에 암운을 드리웠다.

1998년 9월 23일 뉴욕 연방은행에서 열린 회의는 FOMC가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연준 관계자 및 미국 대형 금융기관 간부 회의로 의제는 대형 헤지펀드 롱텀 캐피털 매니지먼트(LTCM)였다. 엄청난 외환 거래를 담당했던 LTCM은 러시아 재정위기 여파로 파산 직전에 있었다. LTCM은 거래 상대가 너무 많았기 때문에 파산하면 미국 금융업계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었다. 따라서 연준은 9월에 구제를 결정했다. 이때 연준은 자금을 풀지는 않았지만 구제에 개입한 것 만으로 연준이 언제든 시장을 지나친 위험에서 지켜준다는 인식이 미 금융 업계에 뿌리내리는 계기가 됐다. 이 개념은 이후 ‘그린스펀 풋’으로 불리게 됐다.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 사진 출처=AP뉴시스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 사진 출처=AP뉴시스

◇2008년 12월 16일=투자은행 리먼 브러더스가 2008년 9월 파산하면서 주식 시장은 혼란에 빠졌다. 연준과 미 정부는 수개월에 걸쳐 긴급 체제를 가동했다. 경제는 급격히 위축되고 10월에는 47만 6000명, 11월에는 76만명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벤 버냉키가 의장을 맡던 연준은 이미 금리 인하에 착수했지만 12월 중순 FOMC에서 미지의 세계의 발을 디뎌, FF 금리 유도 목표를 0~0.25%로 인하했다. 이 목표는 2008년 8월 시점에서 2%였다. 연준은 위기에 빠지자마자 사실상 제로 수준으로 금리를 인하했다. FF 금리 유도 목표는 이후 지금까지 동결됐다.

이처럼 장기간 적극적인 금융 완화정책이 이어진 전례는 없다. 이번 주 또는 연내 혹은 내년 FOMC 중 금리 인상이 결정되더라도 옐런의 임기 동안 있었던 FOMC는 중요한 사례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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