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ㆍ중남미에 깃발 꽂는 서경배, 북한도… “다시 태어나도 화장품, 메가시티 정조준”

입력 2015-09-09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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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오산 뷰티사업장에서 열린 아모레퍼시픽 창립 70주년 간담회에 참석한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 9일 오전 오산 뷰티사업장에서 열린 아모레퍼시픽 창립 70주년 간담회에 참석한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창립 70주년을 맞은 국내 최대 화장품 기업 아모레퍼시픽그룹이 내년부터 중동과 중남미에 차례로 진출해 세계시장 공략을 확대한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9일 경기 오산시 가장동에 있는 아모레퍼시픽 뷰티사업장에서 창립 70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중동과 중남미는 중산층의 증가와 함께 화장품 수요가 느는 잠재력이 많은 시장"이라며 "5대 대표 브랜드(설화수·라네즈·마몽드·이니스프리·에뛰드)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아모레퍼시픽은 인구 1000만명이 넘는 메가시티를 중심으로 세계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서 회장은 "메가시티는 현재 30여개가 있으며, 그 절반 이상이 아시아에 있다"며 "새로운 유행과 혁신에 개방적인 메가시티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우선 아모레퍼시픽은 2016년 중동, 2017년 중남미 지역에 진출할 예정이다. 중동 첫 진출 국가로는 두바이가 검토되고 있다. 남미에서는 성공의 가능성과 자원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곳을 선택할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은 현재 가장 큰 해외 시장인 중국 시장 공략을 이어가고자 중국 고객 연구를 강화하고 현지인을 위한 전용 제품을 출시하기로 했다. 이어 지역적으로 인접한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등 이미 진출한 국가에서 브랜드력을 강화하고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으로 사업 확장을 도모하기로 했다.

서 회장은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국내 화장품 산업이 위안화 약세, 중국 경제성장률 둔화 등으로 영향을 받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앞으로 영향이 있을지 모르지만 현재로선 영향이 없다"며 "거시적인 여러 문제가 있지만 얼마나 중국인을 잘 이해하고 대처하느냐의 문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성장하는 산업과 쇠퇴하는 산업은 없다. 성장하는 기업과 쇠퇴하는 기업이 있을뿐"이라며 "중국의 화장 인구는 현재 1억5000만명을 넘어서 2억명에 근접하며 향후 5억명을 바라보고 있는 만큼 중국의 가처분 소득이 늘어나면 그만큼 화장품(구매)도 탄력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 진출은 현재로선 계획이 없음을 시사했다. 그는 "유럽은 지난 10년간 성장률이 1% 미만인 시장으로, 배우는 시장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개성상인' 기업가로 손꼽히는 서 회장인 만큼 북한 진출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놨다. 서 회장은 "창업주인 고(故) 서성환 선대회장의 모친인 윤독정 여사가 황해도 출신이고, 고향에 대해 늘 생각하고 있다"며 "한국에서도 중국에서도 (북한에) 가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의 매출은 4조7119억원(연결 기준), 영업이익률 14%로 이 가운데 해외 매출은 8325억원이다. 해외 매출은 2011년 3천272억원에서 지난해 8325억원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아모레퍼시픽은 2020년까지 매출 12조원, 영업이익률 15%, 글로벌 사업 비중 50% 이상을 달성한다는 새로운 목표를 세운 상태다.

이를 위해 5대 대표 브랜드의 경쟁력을 더욱 높여 '메가 브랜드'로 만들고 아이오페·헤라·프리메라·려 등 차기 대표 브랜드를 육성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면세, 디지털 등 새로운 유통채널을 확대하기로 했다. 국내 면세뿐 아니라 중국, 미국, 유럽 지역 면세 채널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 내에 신설한 '아시안 뷰티 연구소'를 통해서는 인삼, 콩, 녹차 등 아시아 특화 소재에 대한 기술 및 제품을 연구하고, 아시아인 피부 분석을 바탕으로 한 맞춤형 제품 개발을 집중적으로 할 예정이다.

서 회장은 향후 해외 화장품 브랜드 인수 계획과 관련해 "유럽이나 미국에서 성공한 브랜드를 인수할 수 있지만, 현재 구체적으로 인수합병(M&A)을 검토하는 회사는 없다"고 말했다.

후계 구도와 대해서는 '성별에 관계 없는 우수한 경영자 육성'을 언급해 시선을 끌었다. 서 회장은 딸만 둘을 두고 있다. 그는 "성별을 초월해 좋은 경영자층을 두텁게 양성, 경영자들의 그룹을 만드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며 "화장품은 업종이 단순하기 때문에 (롯데그룹 사태와 같이) 우려하는 여러가지 문제들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서 회장은 아모레퍼시픽이 특약점주 동의 없이 방문판매원을 새로 여는 특약점이나 직영점에 배치해 특약점의 매출을 하락시켰다는 이른바 '갑질' 논란에 대해선 "대표로서 유감스럽고, 심려를 끼쳐드려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70년을 맞았지만, 전세계를 기준으로 하면 아모레퍼시픽은 아직 작은 회사"라며 "브랜드와 제품을 끊임없이 혁신해 아시안 뷰티로 세계 뷰티 문화의 중심에 우뚝 서겠다"고 말했다.

(사진=이투데이 DB)
(사진=이투데이 DB)

아모레퍼시픽은 서성환 선대 회장의 모친 윤독정 여사가 1932년 개성에서 여성들의 쪽머리에 반짝거리는 윤기를 더해주는 동백기름을 손수 만들어 팔기 시작한 것이 시초다. 서 선대 회장은 해방을 맞은 1945년 중국에서 돌아와 아모레퍼시픽의 전신인 '태평양(현 아모레퍼시픽그룹)'으로 간판을 바꿔달고 사업을 본격화했다.

1948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상표를 붙인 화장품 ‘메로디 크림’을 출시했고, 1954년에는 서울 후암동에 한국 최초로 화장품 연구실을 세웠다. 이후 서 회장이 1997년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아모레퍼시픽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 세계 뷰티기업들과 어깨를 견주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지난 70년간 사명은 태평양상회에서 태평양화학공업사, 태평양, 아모레퍼시픽으로 여러 차례 바뀌었다.

그동안 '메로디 크림'(1948년), 'ABC포마드'(1951년), 'ABC인삼크림'(1966년), '아이오페 레티놀2500'(1997년), '윤조에센스'(1997년), 워터슬리핑팩(2002년) '쿠션'(2008년) 등 숱한 히트상품이 나왔다.

▲경기도 오산 '아모레퍼시픽 뷰티사업장'에 최근 오픈한 아카이브. 회사와 관련된 모든 자료의 수집·보존·관리·활용·전시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아모레퍼시픽 아카이브는 제품, 간행물, 디자인 제작물, 영상 등 다양한 사내 자료를 체계적으로 집대성한 공간이다.(사진제공=아모레퍼시픽)
▲경기도 오산 '아모레퍼시픽 뷰티사업장'에 최근 오픈한 아카이브. 회사와 관련된 모든 자료의 수집·보존·관리·활용·전시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아모레퍼시픽 아카이브는 제품, 간행물, 디자인 제작물, 영상 등 다양한 사내 자료를 체계적으로 집대성한 공간이다.(사진제공=아모레퍼시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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