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역사를 낳는다-세계여성박물관 현지취재] <8>응우옌 티 빗 반 베트남여성박물관장

입력 2015-09-02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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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건립에 앞서 여성 역사책부터 출간을”

“여성박물관을 짓고 싶다면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발목 아래로 내려오는 긴 치마와 화려한 문양이 돋보이는 베트남 전통의상에 내추럴한 단발머리로 담백한 우아함을 뽐내는 여성이 환한 미소와 함께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씬 짜오(Xin chao, 안녕하세요)’. 베트남 여성박물관장 응우옌 티 빗 반(Nguyen Thi Bich Van ·사진)이다. 온화한 미소를 띤 얼굴로 다정스레 말을 건네는 응엉 티 항(Duong Thi Hang) 부관장이 함께 했다. 5평 남짓 되는 관장실은 아기자기한 소품과 고서(古書)로 가득했다. 탁자 옆 수반에는 알록달록 예쁜 꽃잎들이 떠 있어 낭만적인 분위기를 더했다.

두 사람은 베트남 여성박물관의 태생부터 같이했다. 이들이 지금의 여성박물관을 건립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 사람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태어나 자랐고, 하노이 문화대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1987년부터 지금까지 28년간 오로지 여성박물관을 위해 일했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박물관 설립에 있어서 만큼은 국가의 전폭적 지원이 있었다며 공을 정부로 돌렸다. 국가의 지원이 없었다면 박물관 설립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여성박물관을 짓기 위해 만든 역사책.
엉 티 항 부관장은 “베트남 여성회가 정부에 박물관 건립을 위한 부지 제공을 요청했다. 이에 정부는 부지와 자금을 지원하면서 홍보부 간부를 총괄 책임자로 파견, 여성을 위한 역사관을 먼저 세웠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베트남 전국여성연합회도 힘을 보탰다. 연합회 간부들의 기부금과 모금활동, 유물 기증 등을 통해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박물관 설립에 선행돼야 할 중점 사안으로는 여성의 역사책을 꼽았다. 응엉 티 항 부관장은 “여성의 역사를 만들어야 한다. 여성의 역사에 대해 먼저 알고, 여성운동가들이 이 부분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약 300쪽 분량의 책 두 권을 보여줬다. 낡은 책표지에서 세월의 흔적이 느껴졌다. 바랜 책장을 넘기니 빼곡한 글과 사진 등이 역사를 느끼게 한다. 그는 “여성연합회가 나서 1974년에 여성 역사책을 만들었다”며 “국가와 여성단체가 적극적으로 여성의 삶을 이해하고 들여다보며 의미를 찾으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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