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둘러싼 대외변수들] 자본시장 흔드는 글로벌 머니게임

입력 2015-08-1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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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이익 우선”… 선진국 ‘뉴노멀 현상’1960~70년대, 미국유가 ‘절대 영향력’ 2000년대 들어 중국EU 등으로 분산中 ‘환율 카드’에 국내 주식시장 ‘휘청’美 금리인상도 복병… 신흥시장 위기

2008년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글로벌 자본시장은 기업과 소비를 중심으로 형성됐던 기존의 경제성장 기조를 벗어나 새로운 성향을 보이기 시작했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저성장 △저소비 △고실업률 △규제강화가 현상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 우리는 이를 ’뉴 노멀(New Normal)’로 정의해 왔다.

뉴 노멀 시대의 특징 가운데 하나가 자국과 자국기업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삼는 성향이다. 동시에 강대국에 집중됐던 금융(금리), 통화정책의 주도권이 신흥 강대국 또는 강대국 집단으로 확대됐다. 미국에 한정됐던 우리 자본시장의 대외 변수가 중국과 유럽으로 확대된 시점이기도 하다.

독립성을 유지하지 못한 국내 자본시장은 다양한 대외 변수에 영향을 받고 있다. 이들 변수의 최근 현황을 점검하고 이에 대한 투자 대안을 정리했다.

◇미국과 국제유가로 점철됐던 과거의 대외 변수 = 산업혁명을 이어온 1960∼70년대 경제성장의 변수는 오로지 미국의 경기상황과 국제유가에 국한돼 왔다.

그러나 이같은 변수는 2000년대 들어 빠르게 변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글로벌 금융정책에서 큰 영향력을 쥐고 있다. 그러나 이전과 비교해 그 영향력은 분산되기 시작했다.

먼저 글로벌 초강대국 반열에 올라선 중국의 영향력이 급부상했다. 나아가 서유럽을 중심으로 유로화가 등장하면서 EU 자본시장의 정책 역시 글로벌 전역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의 독단적 경제금융 정책은 여전히 적잖은 영향력을 쥐고 있다. 그러나 미국 역시 중국과 유럽을 견제해야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지난 11일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에 미국 증시 역시 적잖은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 역시 이를 증명한다.

한풀 꺾였지만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여부도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결정하는데 영향을 줬다. 이러한 점을 근거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미국의 영향력이 분산됐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국제유가 역시 마찬가지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셰일가스’ 생산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석유수출국기구 OPEC의 산유량 협상결과가 미치는 영향력이 이전과 비교해 감소했다. 원유를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 속속 등장하면서 OPEC 감산과 증산에만 휘둘렸던 우리 경제상황은 달라졌다. 국제 유가 이외에 새로운 변수에 대비해야하는 상황에 직면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유가를 포함해 환율 특히 강대국의 환율정책 역시 커다란 대외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 자본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대외변수는 이처럼 중국과 미국을 중심으로한 대(代)국가적 변수, 그리고 국제유가와 국가간 변동환율 등으로 점철된다.

◇글로벌 경제 강대국으로 급부상한 중국 = 한국 경제의 저성장이 고착화되면서 경기회복은 여전히 풀어야할 과제로 남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1일 중국의 전격적인 위안화 평가절하는 우리 자본시장에 직격탄이나 다름없었다.

세계 2위 경제대국이 자국 수출 증진을 위해 ‘환율 카드’를 내놓자 중국 경기에 대한 우려감은 더욱 커졌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위안화 가치를 전격적으로 절하했고, 위안화 가치 하락은 사흘 연속 이어졌다. 인민은행은 이례적인 평가절하 조치를 하면서 “기준환율 결정방식을 바꿔 시장조성자들의 환율과 전날 종가 환율을 모두 고려해 고시하겠다”고 밝혔다. 3거래일 연속 위안화 평가절하에 영향으로 우리 주식시장은 급락세를 보였다.

펀드시장에도 큰 변화가 일었다. 국내 주식펀드의 지난 7일∼12일 수익률은 –2.22%였다. 중소형주식펀드의 주간 수익률이 -3.80%로 가장 낮았다. 중국 비즈니스로 호황을 누렸던 화장품주(株) 펀드의 영향이 컸고 증권주에 투자한 펀드 역시 하락했다. 우리는 주가와 펀드까지 급락세를 보이면서 중국발 리스크의 위험도를 체감하기도 했다.

이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1.88%, 4.08% 하락하기도 했다. 위안화 평가절하 여파로 원/달러 환율까지 치솟았다.

중국발 리스크는 단순한 여파에 머무르지 않는다. 아시아를 중심으로한 신흥국들은 부도위험 수치가 올라가면서 외환위기 가능성도 제기됐다. 신흥국 위기상황은 국제금융시장 불안을 초래하고 이는 한국의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타격을 준다.

◇세계 금융시장 흔들어놓을 미국 금리=내달로 점쳐지는 미국의 금리 인상 여부도 여전히 우리 자본시장의 향방을 가르는 중요한 대외 변수다. 한국은 물론, 전 세계 각국의 당국과 경제주체들이 긴장상태로 주시하고 있다.‘

지난 5월 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재닛 옐런 의장이 올해 안으로 기준금리를 올릴 것을 시사했다. 국내 금융투자업계 역시 금리 인상 시점에 촉각이 쏠렸다. 그동안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올해 9월에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편이었다. 다만 최근 불거진 위안화 쇼크로 '9월 금리 인상설'이 누그러드는 분위기도 있었다.

위안화 평가절하 충격이 서서히 수그러들면서 연준이 다음 달 기준금리 인상을 그대로 진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유동성이 급격히 줄면 신흥국 시장에서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외화 보유액이 적고 총외채 대비 단기외채 비중이 높은 국가들은 특히 미국 금리 인상 과정에서의 취약국가로 분류된다. 시장에선 브라질,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위험할 것으로 분석한다.

한국은 경상수지 흑자와 외화보유액 등을 고려할 때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국가로 꼽히지만 안심할 수만은 없다. 자금 유출 강도가 다른 신흥국보다 덜 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지만 한국이 미국발(發) 긴축의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신흥국의 불안에 따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 한국 시장도 작지 않은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임동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미국, 중국, 유럽의 위험은 금리발작, 달러화 강세, 위험자산 기피, 교역위축을 유발하며, 신 흥시장 자본유출, 통화약세, 외환부족 및 스태그플레이션 등 경제적 취약성을 확대한다"며 "미국의 빠른 금리인상 전개, 중국 정책효과 무용 및 그리스 갈등이 재차 촉발되면 신흥시장은 1990년대와 같은 순차적 위기에 빠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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