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기자의 그런데] '수포자'는 루저인가요?

입력 2015-08-07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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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이미지투데이)

"내가 수학만 잘했어도, 인생이 달라졌을텐데…."

요즘 '수포자(수학포기자)'가 교육계에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최근 한 시민단체 조사에 따르면 초등학생 10명 중 4명, 중학생은 5명, 고교생은 6명꼴로 스스로를 수포자로 인식하고 있다는데요. 사실 수포자는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과거에도 수학 때문에 '좌절'하는 학생은 많았습니다. 수학 성적이 인서울 대학(서울 소재의 대학) 진학 여부를 좌우하는 것은 물론이고요. '수학 빼고' 다른 과목 내신·수능 1등급인 학생도 수학 성적 때문에 서울 상위권 대학을 가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상위권 대학은 문과계열의 학과여도 우수한 수학 실력을 요구하기 때문이죠. 이 때문에 '수포자=대포자(대학포기자)'라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수학을 포기한 죄'는 대학 입시뿐 아니라 취업 전선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일단 이공계보다 문과계열의 취업 문이 더 좁은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 하지만 수포자들에게 더 난감하고 '좌절스러운' 것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대기업 인적성검사. 수학과 관련 없는 전공이더라도 대기업에 입사하고 싶다면 중·고등학교 수학책을 다시 꺼내 들어야 합니다.

(출처=이미지투데이)

삼성 SSAT등 대기업 인적성검사, 직무적성검사에 수학 문제가 나오기 때문이죠. 아무리 중학교 수준의 난이도라고 해도 오랫동안 수학과 담쌓고 지냈던 수포자들에게는 녹록지 않은 수준입니다. 인적성검사 성적이 좋지 않으면 면접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으니 마냥 포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죠. 한마디로 '수포자=대포자(대기업 입사 포기자)' 공식이 또 적용되는 겁니다.

우리나라 교육 시스템상 수학은 국어와 영어와 달리 한번 '삐끗'하면 다시 만회하기 어려운 구조죠. 이 때문에 학원이나 과외 등 사교육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따라가기 버거울 수밖에 없다는 게 교육계 안팎의 지적입니다. 최근에는 내 아이 '수포자'될까 우려한 예비 엄마들 사이에서는 임신 초기부터 '19×19단'을 외우는 등 수학태교도 인기입니다. 이에 교육부 2018년부터 수학시험 문제의 범위와 난이도를 제한하고, 수학 학습량도 기존보다 20% 줄이기로 했는데요. 그러나 이와는 별개로 선행교육을 다시 허용하는 개정안을 발의해 정책이 서로 어긋난다는 지적이 빗발치고 있습니다.

(출처=이미지투데이)

이쯤 되니 대학에게 묻고 싶습니다. 시인이 되고 싶은 학생도 수학을 잘해야 하나요? 대기업 입사 담당자에게 묻고 싶습니다. 삼각비, 소금물 농도 구하는 공식이 인사관리나 해외영업에도 응용되나요? 교육 당국에 묻고 싶습니다. 수학 학습량을 20%줄이고 선행학습이 부활하면 수포자가 줄어드나요? 정말 수학을 못하면 루저가 되는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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