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8월 9일 白水靑山(백수청산) 맑은 물과 푸르른 산

입력 2015-08-0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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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언제나 변함없이 유유한 자연을 이야기하다 보면 녹수청산(綠水靑山) 백수청산(白水靑山)이라는 단어가 생각난다. 푸르른 물과 산을 말하는 녹수청산은 청산녹수로 바꿔 쓰기도 한다. 백수청산은 흰 물과 푸른 산인데, 왜 물을 희다고 했을까? 아무것도 없이 깨끗한 게 흰색이니 물이 그만큼 맑다는 뜻이다. 흰색은 밝음의 표상이기도 하다. 청천백일(靑天白日)은 푸른 하늘 밝은 해라는 말이다.

작자가 알려지지 않은 우리 시조에 이런 게 있다. “청산도 내 벗이요 녹수도 내 벗이라/청산 녹수간에 풍월(風月)도 내 것이라/평생의 사미(四美)로 더불어 함께 놀자 하노라.” 사미는 산과 물, 바람과 달이다. 아름다운 이 네 가지를 벗 삼아 늙어가고 싶다는 뜻이다.

중국 청대(淸代) 화가 전혜안(錢慧安)의 부채그림 ‘허당상하(虛堂賞荷)’에 백수청산이 나온다. “곳곳이 빈집이라 눈 크게 뜨고 바라보니/연꽃 연잎 무성한 난간을 지나네/노닐던 이 가버린 뒤 노래와 음악 없고/맑은 물 푸른 산에 저녁 찬기운 감도누나.”[處處虛堂望眼寬 荷花荷葉過欄干 游人去後無歌鼓 白水靑山生晩寒] 허당상하는 빈집에서 연꽃을 감상한다는 뜻이다. 문인과 화가들은 상하도(賞荷圖)를 많이 그렸다.

오언(五言)으로 된 대구(對句)를 뽑아 엮은 책 ‘추구(推句)’에도 백수청산이 나온다. 心淸師白水 言重學靑山(심청사백수 언중학청산), 마음의 맑음은 흰 물을 스승으로 삼고, 말의 신중함은 푸른 산을 배움이라는 말이다. 줄여 말하면 마음은 맑은 물처럼 가다듬고 말은 산처럼 신중하게 하라는 뜻이다.

누가 엮었는지 알 수 없는 ‘추구’는 초학자들이 천자문 사자소학과 함께 가장 먼저 익히던 책이다. 천지자연에 관한 것을 먼저 실은 다음 인간에 관한 것과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화조월석(花朝月夕)을 다루고, 말미에 권학(勸學)을 이야기하고 있다. fusedt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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