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기업]유통명가(名家) 롯데 vs. 신세계

입력 2007-02-05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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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유통지존 누가 될 것인가’

국내 유통명가(名家)로 불리우며 영원한 라이벌 관계인 신세계와 롯데.

이들의 대결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들 두 기업 모두 유통 1번지로 불리우는 명동 상권에 백화점 본점을 두고 있는데다 백화점업계에서는 롯데가 앞서고 있고, 마트부문에서는 신세계가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어 외형싸움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 같은 지나친 경쟁 심리가 양사의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져 지난해 법정싸움으로까지 번진 헤프닝도 있었다.

이에 앞서 지난 2004년에는 신세계 이마트와 롯데백화점이 ‘유통 1위’ 표현을 놓고 양사 직원들이 이메일로 욕설과 비난을 주고받는 등 심각한 감정의 대립을 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유통업계의 1인자를 놓고 서로 앙숙처럼 대립하고 있는 신세계와 롯데가 올해 그 싸움이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세계가 지난해 총매출에서 롯데를 따돌리고 25년만에 ‘유통황제’ 자리에 올라 양사간의 유통황제 쟁탈전이 올해 극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해 총매출을 살펴보면 롯데의 경우 9조 2942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신세계 역시 총매출액 9조 5533억원으로 롯데를 2591억원 차이로 따돌렸다.

그러나 롯데가 지난해 총매출에서 신세계에게 1위 자리를 내줬지만 신흥유통시장을 이끌고 있는 홈쇼핑 사업에 진출, 새로운 유통시장을 신세계에 앞서 선점하게 됐다.

이 때문에 신세계 역시 농수산홈쇼핑을 인수해 홈쇼핑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아울러 올해 신세계 정용진 부사장이 사장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부회장으로 직행 승진함에 따라 국내 유통시장에 신동빈 부회장을 비롯해 재벌2세 부회장의 불꽃 튀는 한판 승부가 벌어질 전망이어서 신세계와 롯데간의 경쟁에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벌써부터 관련 업계에선 유통재벌 2세 부회장 시대가 본격 개막되면서 향후 이들이 어떤 경영 정책을 펼쳐 보일지 주목하고 있다.

■롯데, 2007년 유통황제 되찾는다...신개념 할인마트 등 공격경영으로 활로 모색

롯데가 지난해 매출로 신세계에게 25년만에 ‘유통왕좌’를 넘겨주면서 올해 다시 정상탈환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그동안 롯데의 경우 백화점, 신세계의 경우 할인마트라는 등식이 성립했었는데 롯데는 올해부터 신개념 대형 마트를 준비함으로써 새로운 서비스로 신세계에 맞서나갈 방침이다.

또 지난해 비밀리에 우리홈쇼핑 인수작업을 마쳐 올해부터 홈쇼핑 사업에 본격적으로 발을 디뎌놓음으로써 신유통 채널을 통한 사업확장도 활발히 펼쳐나갈 계획이다.

이처럼 다양한 사업확장 준비를 하고 있는 롯데가 과연 올해 신세계를 다시 제치고 유통왕좌에 앉을 수 있을지 살펴봤다.

◆외형 1위는 내줬지만 실속은 롯데가 챙겼다

지난해 롯데는 사상최대의 실적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신세계의 총매출에 뒤져 유통황제의 자리를 내줘야 했다.

롯데쇼핑의 2006년도 실적을 살펴보면 총매출 9조2942억원, 영업이익 7489억원, 당기순이익 692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05년보다 총매출은 4566억원(5.2%), 영업이익은 601억원(8.7%), 당기순이익은 1464억원(26.8%) 신장한 수치다.

그러나 신세계가 2006년 총매출 9조5533억원, 영업이익 7099억원, 당기순이익 4741억원을 달성했다.

수치로 살펴봤을 때 매출에서는 신세계가 롯데를 2591억원 차이로 앞질렀지만 영업이익, 경상이익, 당기순이익 등

이익 면에서는 롯데가 신세계를 각각 390억원, 2810억원, 2185억원씩 더 높은 실적을 올렸다.

즉 외형적인 측면에서는 신세계가 롯데를 앞섰지만 실속은 롯데가 신세계를 앞서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같은 숫치에 대해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매출기준으로 순위를 매기는 유통업계 특성상 신세계가 유통왕이라 할 수 있지만 다만 이익측면 까지 고려해 보면 양쪽 모두 절반의 승리를 가진 셈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한편 롯데쇼핑은 지난해 4분기 중 시장 기대에 부합하는 사상최대 규모의 이익을 올렸다. 4분기 총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7% 늘어난 2조6170억원, 영업이익은 6.3% 증가한 2162억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경상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전년 동기 비 17.4%와 9.1%씩 늘어난 2610억원과 1951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쇼핑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의 쌍춘년 특수와 하반기 바겐세일, 4ㆍ4분기에 5군데의 할인점을 신규 오픈한 효과로 사상최대 매출을 올렸다”며 “2007년에도 지난해보다 5000억원 늘어난 1조,000억원을 투자하는 공격적인 신규 출점을 계획하고 있어 매출신장과 이익률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공격경영으로 롯데쇼핑은 올해 매출 10조원, 경상이익 1조원을 각각 돌파하며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롯데, 신개념 마트로 유통황제 되찾는다

공격적인 경영을 선포한 롯데는 올 한해 신개념 대형할인마트를 통해 신세계의 할인마트 독주체제를 저지한다는 방침이다.

이같은 방침을 세운 롯데는 최근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 신세계 이마트가 독주체제를 굳힌 대형 마트 사업을 집중 육성할 것을 재천명했다.

이에 따라 롯데는 올해 12~14개의 신규 점포 개장을 계획하고 있다.

신규 개장되는 점포는 패션몰과 대형 마트가 어우러진 새로운 개념의 초대형 쇼핑몰이다.

롯데쇼핑은 신세계의 할인점 점포수가 103곳인데 비해 롯데의 경우 52곳인 것을 감안 양(量) 보다는 높은 질(質)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지난 18일 광주신세계 백화점의 인근인 광주광역시 서구 풍암동 월드컵 경기장 내에 대형 패션몰(5800평)과 할인점(3200평)이 어우러진 쇼핑몰을 선보인 것은 그 신호탄이다.

아울러 수도권 일대 대규모 택지지구에 초대형 쇼핑몰을 잇달아 선보인다는 계획도 세웠다.

그동안 롯데쇼핑은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수도권 택지지구 진출에 쓴 잔을 연거푸 마셨지만 올해부터는 롯데쇼핑 공모로 비축해 둔 '실탄'을 바탕으로 새로 조성될 수도권 근교 지역에 쇼핑몰을 집중적으로 지을 계획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수만명의 인구가 밀집해 있는 택지지구만큼 매력적인 신규 점포 부지는 없다"며 "수도권 택지지구 내 부지를 확보하는 데 자금을 최우선적으로 투입한다는 방침을 정했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쇼핑은 지난해 우리홈쇼핑을 인수하고 올해부터 신유통채널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신세계 보다 발 빠른 사업 확장을 펼치고 있다.

◆신동빈 부회장, 현장경영 본격 개시

그동안 은둔의 경영을 펼쳤던 신동빈 부회장이 최근 들어 각종 경제 행사 참석은 물론 언론에도 노출 빈도를 높이는 등 적극적인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계열사들의 현안을 챙기고 그룹의 성장 동력도 직접 발굴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활동에 나서고 있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에 신 부회장은 국내 계열사는 물론 해외사업까지 직접 챙기면서 신성장동력 발굴에 나서고 있다.

신 부회장은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중국, 인도, 동남아, 러시아에 집중하겠다”며 “미국 시장은 허쉬와 같은 세계적인 브랜드와 제휴를 통해 공략할 것이다”고 말해 앞으로 새로운 사업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표명했다.

앞으로 성장동력이 뭐가 있는지 공부를 해 나갈 것이라는 신 부회장은 외형보다는 질적인 성장을 강조하고 있다.

외형 싸움에서 신세계에 밀리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이익을 극대화하는데 주력하겠다는 계산인 것이다.

이밖에도 최근 신 부회장은 아시아 전략 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전경련 회장단 회의도 참석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그룹 경영 구도에도 변화가 있을 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세계 대형마트 이미지 벗는다...백화점·아울렛 등 명품마케팅으로 ‘유통왕좌’이어간다

신세계는 25년만에 재탈환한 유통왕좌의 자리를 ‘수성과 공격’전략으로 명성을 이어나간다는 구상이다.

즉, 라이벌 기업인 롯데와 비교해 우위에 있는 이마트의 경우 할인마트 1위 입지를 굳건히 하는 한편 상대적으로 약한 백화점 부분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신세계는 올 상반기에 신세계 본관과 프리미엄 아울렛 ‘여주 첼시’등을 잇따라 오픈할 예정이어서 계획들을 착실하게 실천하고 있다.

지난해 신세계가 월마트코리아를 전격 인수함으로써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면 올해는 유통왕좌의 1위를 지켜나갈 수 있을지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0여년만에 찾은 ‘유통왕좌’

신세계는 정해년 시작을 기분 좋게 출발하고 있다.

신세계는 지난 20여년 동안 ‘유통왕좌’ 1위 자리를 유지해 왔던 롯데를 앞질렀다. 물론 총매출 부분만을 앞선 절반의 승리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그 의미는 남다르다.

신세계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7099억원을 올려 전년보다 14.9% 신장했다. 이는 2004년 5059억원, 2005년 6180억원에 이어 매년 1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 증가세를 나타낸 수치다.

당기순이익도 전년보다 8.3% 늘어난 4741억원을 기록했으며 총매출액은 9조5533억원으로 2005년 기록한 8조6241억원보다 10.8% 증가했다.

이는 총매출 9조2942억원을 기록한 숙적의 라이벌 기업 롯데와 비교해 볼 때 보다 2591억원 차이로 앞질러 ‘유통왕좌’의 자리로 우뚝선 것이다.

그러나 영업이익, 경상이익, 당기순이익 등에서는 신세계가 롯데보다 각각 390억원, 2810억원, 2185억원씩 더 실적이 낮았다.

이같은 기록은 국내 1위의 대형마트를 보유한 이마트가 있기에 당연한 결과라는 분석이지만 계속적으로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겠다는 분위기다.

신세계 관계자는 “4분기 실적이 3분기 부진에서 벗어났고 전체적으로 영업이익이 외형성장률을 상회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또 “신세계 이마트는 향후 신규점포 개설이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여 소비심리 둔화와는 다소 다른 수준의 수치를 보일 것”이라며 “할인점 업종의 특성상 양호한 성장세를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올 상반기에 예정된 백화점 본점 구관, 죽전점 개점, M&A 후 월마트코리아의 실적 개선 등으로 유통왕 입지는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 이미지 변신중

신세계는 현재 이미지 변신 중이다.

지금까지 신세계가 이마트 중심의 대형 할인마트 였다면 앞으로는 명품 백화점을 연상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고소득층 중심의 심리 회복 등 소비 양극화에 대해 할인점 중심보다는 백화점 중심의 재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백화점 부문에서 신세계보다 비교우위를 보이고 있는 롯데의 독주를 막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적잖게 나오고 있다.

신세계는 본점 명품관을 신관에 이어 오는 3월께 세계적 수준의 면모를 갖춘 백화점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또 수도권 남부 1번점으로 키울 죽전점을 3∼4월 경에 오는 4월쯤에는 국내 최초의 프리미엄 아웃렛인 ‘신세계 첼시’등을 오픈할 예정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신세계가 지금까지 이마트 중심이었다면 내년에는 백화점이나 신업태 중심”이 될 것으로 “신세계의 이미지도 바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백화점 못지 않게 신세계는 이마트에 대한 해외 시장도 강화할 방침이다. 현재 7개인 중국 이마트를 올해에 3∼4개를 추가로 오픈한다는 구상이다.

◆신세계 윤리경영 가속화

신세계는 지난해 ‘떳떳한 승계’를 선언, 깜짝 놀랄 세금을 납부하겠다고 밝히면서 재계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에 대해 평가와 의견은 분분하지만 신세계의 윤리경영 만큼은 더욱 빛을 발했다.

신세계의 윤리경영은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많은 기업들이 긴축경영과 구조조정으로 타개책을 제시했지만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이같은 인식으로 신세계는 1999년 초부터 윤리경영 도입을 준비, 창업이래 정직과 신용을 중시하는 소매유통 전문회사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신세계는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1위로 선정되기도 했던 월마트코리아를 인수하면서 윤리경영을 실천하는 깨끗한 기업으로 자리잡게 됐다.

◆경영수업 마친 정용진 부회장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해말 부사장에서 단번에 두 단계나 승진했다. 지금까지 경영수업을 착실하게 받고 사실상 기업 경영 전면에 나선 것이다.

부회장 승진 후 구체적인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진 않지만 현 상황을 멀리 뛰기 위해 몸을 움츠리고 있는 형국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이다.

정 부회장이 이마트의 중국 진출에 큰 관심을 기울였다면 올해는 신사업 진출과 백화점 중흥을 시도하며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패션 감각이 뛰어난 정 부회장은 PL(자체 브랜드 상품) 개발과 패션상품 기획 등을 강화해 대형 마트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정 부회장은 최근들어 해외 유통업 공부에 대해 열성적이라는 게 측근의 설명이다. 정초를 산뜻하게 시작한 신세계. 올 상반기 신세계 본점 개관 등 유통왕좌를 입지를 다시한번 드높일 수 있을지 정 부회장의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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