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7월 4일 甘脆肥濃(감취비농) 달고 무르고 기름지고 진한 음식

입력 2015-07-04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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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소동파(蘇東坡·1037~1101)는 정말 천재다. 시 글씨 그림에 능한 것은 물론 음식 토목건축 의술 선(禪)에도 정통했다. ‘팔방미인 소동파’라는 책 제목 그대로다. 독특한 개성과 유머, 현대적 감각도 놀랍다.

그가 1090년 항주(杭州) 태수로 부임했을 때 서호(西湖)는 혼탁하기 그지없었다. 제방은 무너진 채 잡초가 우거져 있었다. 소동파는 낮에는 제방을 정비하고 밤에는 공무를 처리하느라 지쳐 있었다. 주민들이 고마움의 표시로 돼지를 선물하자 그는 황주(黃酒)가 가득 담긴 큰 항아리에 껍질이 붙은 돼지고기 삼겹살을 큼직하게 썰어서 파 마늘 설탕을 함께 넣고 고기가 은근히 익도록 약한 불로 긴 시간 조려냈다. 완성된 요리는 향기가 그윽한 데다 색깔이 노릇노릇하며 윤기가 흘렀다. 소동파는 돼지고기를 주민들과 나눠 먹었다. 이게 그 유명한 동파육(東坡肉)이다.

소동파는 ‘저육송(猪肉頌)’이라는 글을 썼을 정도의 돼지고기 예찬론자였다. “대나무가 없으면 사람은 속물이 되고, 돼지고기가 없으면 몸이 마른다. 대나무와 돼지고기 중 하나를 고르라면 당연히 돼지고기를 선택할 것이다. 속물도 되지 않고 마르지도 않으려면 매일 죽순에 돼지고기를 볶아 먹는 게 좋다.”는 말도 했다.

그가 스스로 지은 건물 설당(雪堂)의 문과 벽에 써 놓은  네 가지 경책(警責)은 지금 이 시대에도 유효하다.  “가마 타고 나가서 수레 타고 들어오는 것은 다리가 쇠약해지는 첩경이다/좋은 방 아늑한 침실은 감기 걸리기 딱 좋다/미색에 빠지면 반드시 건강을 해치고 만다/산해진미는 위장을 상하게 만드는 직효약이다.”[出輿入輦曰蹶痿之機 洞房淸宮命曰寒熱之媒 皓齒峨眉命曰伐性之斧 甘脆肥濃命曰腐腸之藥]

걷기 싫다고 승용차만 타고 다니거나 먹기 좋고 달고 물렁물렁해서 씹지 않아도 되는 식품만 좋아하는 것은 건강을 해치는 지름길이다. fusedt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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