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축제, 표현의 자유와 혐오 사이 [e기자의 그런데]

입력 2015-06-26 17:22 수정 2015-06-2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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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지난 9일부터 시작된 퀴어문화축제.

오는 28일을 끝으로 3주간의 대장정이 마무리됩니다.

'사랑하라, 저항하라, 퀴어 레볼루션(Revolution)' 주제로 진행된

이번 축제의 하이라이트 '퀴어 퍼레이드'는

서울광장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올해로 15주년을 맞는 퀴어문화축제는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등 성소수자들의 인권과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축제인데요.

(사진=뉴시스)

올해 축제는 여느때보다 더 큰 의미가 있습니다.

역대 최대 규모라는 점 뿐만 아니라

축제가 처음 시작된 2000년 이후 처음으로 서울광장에서 개막식을 진행했기 때문입니다.

서울광장은 서울의 중심.

개막식과 그리고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퀴어 퍼레이드가

서울광장에서 진행된다는 것은

그만큼 성소수자 등 다양성에 대해 우리사회가 포용력이

점차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해석도 있죠.

(사진=뉴시스)

그런데 말입니다.

퀴어 문화축제. 시작 전부터 보수단체의 반발을 사더니

마지막까지도 논란이 거셉니다.

그 중심에는 축제의 하이라이트 퀴어퍼레이드가 있습니다.

앞서 경찰은 퀴어퍼레이드를 금지한다고 주최 측에 통보했는데요.

시민 통행과 차량 소통에 불편을 준다는 이유였습니다.

(사진=뉴시스)

그러나 지난 16일 서울행정법원은 주최 측이 냈던 신청을 받아들여

서울지방경찰청장의 옥외입회금지통고 처분의 효력을 정지한다는 결정을 내렸죠.

법원과 경찰의 입장이 서로 엇갈리면서 양측의 반응도 엇갈리고 있습니다.

서울광장에서 축제의 시작과 끝을 맺을 수 있다는 것에 기대가 높아진 반면

반대입장에서는 강력반발, 퍼레이드 반대 집회를 준비하고 있죠.

(사진=뉴시스)

퀴어퍼레이드가 논란이 되는 대목은 또 있습니다.

바로 표현의 자유에 대한 부분입니다.

퀴어퍼레이드 목적은 성소수자가 당당히 자신의 정체성을 알리고

시민들의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 제고와 거부감을 없애는 것에 있는데요.

그러나 오히려 퀴어퍼레이드가 지나친 선정성으로

시민들의 거부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지적입니다.

(사진=뉴시스)

실제로 성소수자의 인권을 옹호하는 사람들 마저

퀴어퍼레이드의 선정성을 지목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습니다.

오히려 반대로 생각해봐 남녀가 길거리에서 홀딱 벗고 키스하고 음란한 춤추는 장면. 납득이 돼? 성소수자에 대한 인권은 충분히 존중하지만, 그 표현의 방식은 성의 본질적 의미를 왜곡하고 있어.- ty03****

저도 성소수자이지만 퀴어축제는 못마땅해요. 성소수자들이 받는 차별이나 인식을 바꾸자는 건 좋죠. 하지만 길거리는 성인뿐만 아니라 애들도 있는 곳인데 너무 노골적인 퍼포먼스는 곤란해요. 애당초 퀴어축제의 목적이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개선+축제니까 일반인들이 보기에도 거부감이 적은 형태로 접근하는 게 더불어 사는 사회가 아닐까 싶습니다.- 리듬***

동성애 이성애를 떠나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성행위를 묘사하는 피켓에 제스처를 취하는데 과연 누가 좋게 볼것인가? 오히려 자기들에게 독이 되는 자충수 아닌가? 단순한 축제를 하고 싶고 권리찾기를 위한 시위를 하고 싶으면 다른 정상적인 방법도 수없이 많고 평범한 축제로 승화시킬수도 있는데 뭔 sm복장에 엉덩이 내놓고 노출하고 콘돔 매달아 놓고 하는데 다른 사람들이 그걸 보고 무슨 생각이 들겠냐? -jang****

(사진=뉴시스)

하지만 파격적인 의상에는 이유가 있다는 것이 주최 측의 설명입니다.

그간 차별받고 억압받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그날 하루만큼은

당당히 자신의 정체성을 밝히고,

차별에 맞서 저항하려는 의도라는 것입니다.

퀴어 축제에서 노출이 있는 옷을 입는 이유가... 조용히 있기 싫어서에요. 비약적으로 들리겠지만... 동성애자 및 성소수자들에게 조용히 있어라, 눈에 띄지 말아라, 심지어는 사라져라 라고 명령하는 사회에게 우리는 여기에 있다. 너희들은 우리를 억압할 수 없다! 하고 외치는 의미에서 시작된 게 옷을 벗거나 휘황찬란하게 꾸며입는 건데... 단순히 벗었다=변태 하고 욕하시는 분들 보면 속상해요.- 신발이***

전 성소수자들이 차별받지 않는다면... 지금처럼 퀴어축제에서 자극적인 옷을 입거나 아니 애초에 그들의 존엄성과 인권을 존중받는다면 퀴어축제 자체를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왜 사람이 사람을 억압하고 규제하죠? 그저 사랑하는 대상이 다를 뿐인데 존재 자체를 부정당하고 멸시받고 사회에서 손가락질 받고 이건 잘못되었거든요. 인정받지 못하고 이유없이 차별받을 때 그대로 손놓으면 차별을 인정하는 것이 되니까 그들은 더 처절하고 더 크게 자신을 세상에 드러내고자 하는 거라고 전 그렇게 생각해요.- 우주***

(사진=연합뉴스)

소수라서,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그들의 인권이 무시되서는 안됩니다.

그렇다고 다수의 권리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것이죠.

23일 불교와 개신교, 가톨릭, 원불교 등 4대 종교 시민단체들이

오는 28일 퀴어퍼레이드에 동참해 '평화의 인간 띠잇기' 행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는데요.

이들 단체는 소수에 대한 무조건적인 혐오와 차별선동은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사실 매회 퀴어퍼레이드는 지나친 선정성으로 논란이 돼 왔는데요.

함께사는 사회는 소수와 다수 모두 서로를 위한 양보와 배려를 할 때 만들어집니다.

퍼레이드의 참여자들도 '함께사는 사회'를 위해서 선정성 논란에 대한 해결 방법을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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