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어리더 34년] 화려한 겉모습 뒤엔…“다쳐도 보험처리 안돼” 고충

입력 2015-06-26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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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어리더 박기량
‘야구장의 꽃’ 치어리더도 겉모습은 화려해 보이지만 남다른 아픔과 고충이 있다.

짧은 치마에 배꼽티를 입고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치어리더는 경기 전부터 경기 이후까지 평균 5시간을 쉼없이 일한다. 잠깐 앉아 있을 새도 없다. 살이 찔 것이 염려돼 음식도 맘껏 먹지 못한다.

그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경기에 승리했을 때 누구보다도 기뻐한다. 관중과 하나 돼 기뻐하고, 마지막 남은 힘까지 다해 팀을 응원한다. 하지만 승리하지 못했을 때 비난과 야유는 고스란히 치어리더의 몫이다.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은 자신이 먹던 음료수나 음식을 던지기도 한다.

일부 관중들의 추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카메라로 치어리더의 은밀한 곳을 찍는 사람도 있고, 힐끔힐끔 가슴을 쳐다보는 사람도 있다. 무대 밑에서 치어리더의 치마 속을 올려다보는 사람도 있다. 술에 취해 치어리더의 손을 잡거나 어깨를 감싸고, 심지어 허리를 끌어안는 사람도 있다.

이런 요인들로 치어리더가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은 상당하다. 치어리더의 수명이 길지 않는 이유는 춤을 출 수 있는 나이의 한계도 있지만, 사람들의 선입견도 한몫한다.

롯데 자이언트의 치어리더 박기량은 지난해 10월 MBC ‘세상을 바꾸는 퀴즈’에 나와 직업에 대한 어려움을 고백했다. 박기량은 “치어리더에 대한 개념이 없던 시절 한 기업의 체육대회에 간 적이 있다. 그때 아빠뻘 되는 분이 술 한 잔 따라 보라고 해서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전자랜드의 치어리더 박혜영은 “기자들이 사진을 노골적으로 찍거나 제목을 섹시하게 뽑아서 속상할 때가 있다. 그래서 치어리더들이 힘들어한다. 정말 제목이 심하다 싶으면 기자에게 이메일을 보내 수정해 달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삼성 블루밍스의 치어리더 이주연은 “(치어리더) 수입은 적다. 아파도 무조건 일해야 한다. 다쳐도 보험 처리가 안 된다”고 현실적인 어려움을 언급했다.

최근 치어리더 은퇴를 선언한 LG트윈스의 강윤이는 “발목이 좋지 않다. 어린 나이에 일을 시작해 감당하기 힘든 파란만장한 일들을 많이 겪었다. 더는 구설에 오르고 싶지 않다. 물론 (치어리더 은퇴를) 후회하겠지만,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치어리더의 고충은 생각보다 많았다. 하지만 이들이 치어리더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고 춤추는 그 짜릿함, 쾌감 때문이다. 또한 사람들의 잘못된 선입견을 없애기 위해서 열심히 춤추고 응원하겠다는 게 모든 치어리더의 공통된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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