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한달] 무엇이 메르스를 이렇게 키웠나

입력 2015-06-18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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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보라매병원에 메르스 확진자가 응급실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돼 병원 측이 14일 저녁부터 응급실 임시 폐쇄 조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지난 10일 보라매병원의 모습.(연합뉴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라는 이름 대신 코르스라는 이름이 맞을 정도로 메르스 전파 속도는 중동에서보다 한국에서 더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국내 메르스 환자수는 지난달 20일 첫 환자 발생 후 19일 만에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외한 나머지 중동 국가의 환자수를 훌쩍 넘어섰다.

18일 오후 현재 국내 메르스 확진자는 165명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메르스를 한국에서 이렇게 확산 시켰던 것일까.

초동대처 실패에 이어 늦은 확진에 좁은 격리망 등이 이번 사태를 키웠다고 말한다.

AFP통신에 따르면 룬트 장관은 "한국의 사례는 메르스에 대한 체계적·협력적(coordinated) 질병관리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비극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러한 지적처럼 국내 메르스 환자가 빠르게 늘어난 데에는 체계적으로 초기 확산을 차단하지 못한 방역당국의 실책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

독일의 경우 한 환자가 UAE를 여행하고 돌아와 메르스 판정을 받은 후 200명 이상의 접촉자 전원을 검사했고, 이들은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

미국에서도 지난해 4월과 5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다녀온 사람들이 각각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이들은 모두 증상이 나타나자마자 바로 격리된 후 곧바로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고, 완치 후 퇴원했다.

당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들과 직·간접적으로 접촉한 비행기, 버스 승객 등과 접촉해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등 발빠르게 대처했고 단 1건의 2차 감염도 없었다.

이에 반해 우리는 첫 환자가 증상이 나타난 11일 이후 확진을 받기까지 무려 9일이 걸렸고, 9일간 다수를 접촉하고 다녔음에도 초반 격리대상은 64명에 그쳤다.

이후 80건 이상의 3차 감염을 일으킨 14번 환자도 첫 환자와 평택성모병원에 함께 있다 감염됐으나 같은 병실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1차 격리 대상에서 제외됐다.

결국 초반에 평택성모병원 등으로 격리 범위를 대폭 넓혔다면 14번 환자가 메르스에 감염된 줄도 모르고 다른 병원을 전전하며 대규모 추가 감염을 일으키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14번 환자가 아니라 늦은 확진과 좁은 격리망으로 초동 대처에 실패한 방역당국이 '슈퍼 전파자' 역할을 한 것과 다름없다.

여기에 국내 의료시스템 의료 관행도 한 몫 했다. 최근 국내 메르스 상황 점검을 위해 방한한 WHO 합동 평가단은 소통과 거버넌스, 지방정부의 자원동원 문제 등으로 인한 초기대응 실패 외에 한국만의 독특한 병원 문화도 메르스 사태에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일부 병원 응급실이 너무 붐비고, 다인병실에 여러 명의 환자들이 지내는 등 감염예방통제조치가 최적화돼 있지 않은 데다 치료를 받으려고 여러 의료시설을 돌아다니는 '의료쇼핑' 관행이나 문명 문화 탓에 2차 감염이 더 확산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간호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환자의 가족이나 사설 간병인이 병실에 상주하며 간병을 전담해야 하는 경우가 많고, 병문안객의 면회도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국내 확진자 162명 가운데 36%인 58명은 이처럼 병원을 찾은 환자 가족이나 가족 이외의 문병객이었고, 간병인 감염자도 7명이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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