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 경영권 분쟁, 강문석 대표의 승부수는?

입력 2007-01-22 15:06 수정 2007-01-22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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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까지 등기임원 10명중 6명 임기만료...올해 이사회 진입 이어 강회장과 대결 전망

국내 제약업계 1위 동아제약의 경영권 향배가 또다시 재계 안팎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동아제약 지배주주인 강신호 회장과 경영권을 놓고 대립중인 2남 강문석 수석무역 대표가 최근 발빠르게 우호세력을 규합해 부친보다 많은 우호지분을 확보했다.

특히 강 대표의 이같은 행보는 내년 3월 정기주총때 까지 현 10명(감사 2명 포함)의 등기임원 중 강신호 회장과 강정석 전무 등 과반수를 넘는 6명의 임기 만료에 앞서 이뤄지고 있어 흥미롭다.

22일 금융감독원과 동아제약에 따르면, 강 대표는 최근 형인 강의석씨(강신호 회장의 장남)와 수석무역, 한국알콜 등 우호지분을 포함해 10.93%의 지분을 확보했다고 금감원에 신고했다. 강 대표가 추가로 지분을 매입한 것은 아니지만, 종전 아버지와 함께 지분 신고를 했던 것에서 벗어나 우호세력을 규합해 별도로 신고해, 사실상 ‘독자선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강 대표는 이어 22일 동아제약의 창업공신이자 아버지의 가신이었던 유충식 부사장을 우호세력에 포함시키며, 지분율을 14.71%로 늘렸다. 이에반해 강신호 회장은 잇따른 우호지분의 이탈로 지분율이 6.94%로 급감했다.

동아제약의 경영권 분쟁의 시발점은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동아제약 사장을 맡고 있던 강문석 대표가 사장직에서 돌연 물러났고, 아버지인 강신호 회장과 동아제약 지분을 두고 경쟁을 벌였던 것이 알려지며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수면위로 부상했다. 이러한 가운데 강 대표의 이복동생인 강정석 전무(강신호 회장의 4남)이 동아제약 경영의 전면에 부상하면서, '형제의 난'으로 비화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강 대표의 친어머니인 박정재씨가 강신호 회장과 이혼것도 경영권 분쟁과 무관하지 않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강문석 대표, 올해 주총서 등기이사 재진입 예상

강 대표는 최근 잇따른 우호세력 규합으로 아버지 강신호 회장 측과의 지분율 격차를 두배 이상으로 늘려, 일단 수적인 우위를 점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경영권 무게 중심이 강 대표 측으로 기울었다는 예상도 내놓고 있지만, 양 측 모두 절대적 지분이 아니고 통상 수면 아래에 잠복해있는 우호지분도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 어느 한쪽의 지분 경쟁 우위를 논하기는 이른감이 없지 않다. 이 보다는 올해와 내년에 걸쳐 단계적인 지분 경쟁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강 대표 측은 우선 올해 3월 열릴 동아제약의 정기주주총회를 첫 타깃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동아제약의 현 등기임원은 10명(사내 6명, 사외 2명, 감사 2명)이며, 이 중 2명이 올해 3월로 임기가 만료된다. 특히 임기 만료되는 등기임원이 오너인 강신호 회장과 이번에 강문식 대표 측으로 넘어간 유충식 부회장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만약 강 대표가 이번 주총에서 표대결을 통해 아버지 강신호 회장의 재선임에 조직적으로 반대할 경우, 이는 ‘부자지간’의 전면적인 경영권 분쟁을 의미한다. 실제 강 대표는 주총에 앞서 동아제약 지분을 가지고 있는 일부 자산운용사를 포함 추가적인 우호세력 규합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기적으로 촉박하고, 아버지와의 전면 대결이라는 부담 등을 고려할 때 전면전보다는 국지전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즉, 자신과 우호세력을 등기임원으로 선임시키는 것이다. 동아제약의 정관상, 등기임원은 '3명 이상'으로만 규정돼 있어 주주제안을 통해 얼마든지 강대표와 우호세력이 이사후보로 올라갈 수 있다.

▲내년 주총, 강정석 전무과 본격 대결 가능성

동아제약의 경영권 분쟁과 관련, 보다 핵심적인 관문은 올해 주총보다 오히려 내년 3월 주총이다. 강정석 전무를 비롯한 4명의 등기임원(감사 2명 포함)의 임기가 만료되기 때문이다. 강정석 전무는 강문석 대표가 2년전 동아제약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아버지 강신호 회장에 의해 경영 전면에 급부상한 인물이다. 이때문에 동아제약의 현 지분경쟁 구도를 '형제의 난'이라고도 일컫는다.

따라서 강문석 대표 입장에서는 올해 주총을 통해 이사회에 진출한 이후, 우호세력 확충을 통해 내년 3월 주총에서 강정석 전무와의 본격적인 표대결을 목표로 하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12월결산법인인 동아제약은 통상 정기주주총회를 3월 15일 전후로 개최해왔다. 올해 3월 열릴 정기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지난해 12월말 기준으로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강문석 대표 측(14.71%)과 강신호 회장 측(6.94%) 지분은 올해 새로 취득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 의결권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동아제약의 지분을 대량 매입한 한미약품의 경우, 지분 매입시기를 감안할 때 6.27%의 지분 중 5% 정도만 의결권이 예상된다. 이밖에 미래에셋자산운용(8.42%, 작년 12월1일 기준) KB자산운용(4.78%, 작년 9월말 기준) 등도 의결권 행사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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