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메르스 괴담' 문자발송…정정문자도 '무개념'

입력 2015-06-03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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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에 따라 휴업을 결정한 충북의 한 중학교가 학생·학부모에게 시중에 떠도는 '유언비어'를 사실인 것처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대량 발송해 물의를 빚고 있다.

이 학교는 뒤늦게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확인한 학부모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정정문자를 보냈으나 부적절한 용어를 사용, 불안감을 키웠다.

3일 이 학교 학부모 등에 따르면 학교 측은 지난 2일 오후 5시 40분께 '청주에 메르스 확진 환자 발생'이라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학부모와 학생, 교사 등에 대량 발송했다.

이날 한 도내 한 초등학교 교사가 병문안을 한 아버지가 확진 판정을 받아 검사를 받았으나 음성 판정을 받아 학교 측이 발송한 문자는 사실과 전혀 달랐다.

학교 측은 또 이날 충북에서 처음으로 휴업을 결정한 학교들의 실명을 일일이 거론하면서 이들 학교에 '휴교령'이 내려졌다고 전해 불안감을 키웠다.

'휴업'은 학생들만 등교를 하지 않는 것으로, '수업 중단'을 뜻하는 반면 '휴교'는 학교의 문을 닫는 '폐쇄'를 가리키는 것으로, 의미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

누구보다도 의미의 차이를 잘 알고 있을 학교 측이 용어를 오용, 혼란을 부추긴 셈이다.

학교 측의 경솔한 문자메시지를 받고 불안감에 떨었던 학부모들은 뒤늦게 문자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알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 학부모는 "학교에서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고 하니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언론도 못 믿겠더라"며 "온종일 아이를 데리고 외출도 못하고 발만 동동 굴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학부모는 "불필요한 불안감이 조성, 확산되는 것을 막고 진정시켜야 할 학교 측이 오히려 유언비어를 여과 없이 유포시켜 학생과 학부모들을 떨게 만들다니 황당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긴박한 사안이라고 판단, 서둘러 상황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혼선이 있었다"며 "학부모와 학생에게 정정 및 사과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학교 측이 다시 보낸 정정 문자메시지 역시 잘못된 내용이어서 논란을 키웠다.

이 학교는 하루 뒤인 3일 발송한 정정 문자메시지에서 '확진 환자 발생'을 '의심환자'로 정정한다고 설명했다.

'의심환자'는 '메르스 의심 증상이 나타난 가운데 확진 판정을 받기 전의 환자'를 지칭한다.

특히 의심환자로 분류되면 지정된 의료시설에 바로 격리 조처하게 돼 있다.

그러나 확진 환자와 접촉한 교사는 의심증상이 전혀 없어 '검사 의뢰자'로 분류됐고, 검사 당일 귀가 조치됐다.

게다가 접촉 당시에는 문제의 환자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기 전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 교사는 예방 차원에서 당분간 자택에 격리된 상태지만 확진 환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 의심 환자는 아니다.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용어를 혼동, 불필요한 불안감을 키우지 않도록 당국이 일선 학교와 기관을 상대로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아버지를 접촉한 교사가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음에도 불안감을 느낀 학부모들의 요구가 빗발치면서 충북에서는 모두 48곳의 유치원과 학교가 휴업을 결정했다.

한편 문자메시지 발송이 문제된 중학교는 용어 사용이 또다시 논란을 부르자 '청주에서 메르스 감염이 의심되었던 분이 음성으로 판정됐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재발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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