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간 면세점 혈투, 저리비켜”… 중기도 ‘한자리’ 불 붙었다

입력 2015-05-27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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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곳 출사표… 재고 부담 등 리스크 높아 ‘유통 경쟁력’이 좌우

▲관세청은 오는 6월 1일까지 시내면세점 사업자 입찰신청을 받고 7월 중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서울 지역 3개 중 2개는 대기업, 1개는 중소·중견기업 대상으로 입찰이 진행된다.(사진제공=롯데면세점)

국내 대기업들이 서울 시내면세점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중소ㆍ중견기업 시내면세점 경쟁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정부가 올해 하반기에 추가하기로 한 서울 시내 면세점은 모두 3곳으로 이 중 1곳은 중소ㆍ중견기업 몫이다.

한 자리를 둘러싼 도전에 최근 파라다이스그룹과 그랜드관광호텔이 출사표를 던졌다. 앞서 하나투어가 참여한 에스엠면세점을 비롯해 유진그룹, 하이브랜드, 패션협회, 중원면세점 등이 참여 의사를 밝혀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28일 현재 유진기업ㆍ하나투어ㆍ하이브랜드ㆍ한국패션협회ㆍ중원면세점ㆍ파라다이스ㆍ그랜드관광호텔 등 7개 업체가 면세점 후보지를 확정하고 다음 달 1일 마감되는 입찰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2곳의 신규 사업자를 놓고 7곳이 출사표를 던진 대기업 경쟁률보다 높다. 입찰 마감 막판까지 사업 참여 여부를 저울질하는 관련 기업이 있어 최종 경쟁률은 더 높아질 수도 있다.

◇7개 업체 출사표, 후보지 기존상권 공략 vs 신 관광지역 개척= 유진기업은 이날 특허신청을 앞두고 이를 전담할 별도법인 유진디에프앤씨(EUGENE DF&C)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유진디에프앤씨는 모회사인 유진기업이 100% 출자하며, 초대 대표이사는 유진기업 구자영 고문이 맡기로 했다.

앞서 후보지는 서울 여의도 옛 MBC 사옥으로 정했다. 넓은 주차장과 접근성을 장점으로 내세우면서 MBC와의 공조를 통해 기존 면세점과 달리 ‘문화사업’을 접목한 관광활성화 면세점을 표방하고 있다. 유진기업은 유진그룹의 모회사이자 레미콘업계 1위 기업이다.

신임 구자영 대표는 “유진이 지향하는 면세점은 쇼핑과 컬처의 결합”이라며 “스튜디오와 방송시설을 그대로 활용해 관광객들이 문화콘텐츠를 향유하며 쾌적한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기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랜드동대문DF는 27일 오전 서울 동대문 '헬로APM' 정문에서 (사)동대문패션타운관광특구협의회, (사)패션한류, 헬로apM엠엔씨와 함께 '그랜드동대문DF 면세점 사업권 유치위원회'를 발족하고 면세점 유치성공을 다짐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박완석 헬로APM면세점입점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 홍석기 (사)동대문관광특구협의회 회장, 조성민 그랜드동대문DF(주) 사장, 김방진 (사)패션한류 공동대표, 문병춘 헬로APM면세점입점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사진제공-그랜드관광호텔)

대구지역 면세점 운영사업자 그랜드관광호텔도 이날 ‘그랜드동대문디에프’를 설립하고 서울 시내 면세점 중소ㆍ중견기업 사업권 입찰에 나선다고 밝혔다.

그랜드관광호텔은 동대문 헬로APM을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지로 정했다. 이 건물 5~7층을 면세점 판매장으로, 9층을 보세 창고와 사무실로 활용하겠다는 방안이다. 총면적 6000㎡(약 1800평) 규모다.

올해 초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에 참여해 운영권을 확보한 하나투어는 최근 면세 사업 법인인 ‘에스엠이즈 듀티프리’ 명칭을 에스엠(SM)면세점으로 변경하고 증자를 통해 지분율을 76%까지 끌어올렸다. 합작법인은 토니모리ㆍ로만손 등 10여 개사로 구성됐다.

후보지는 인사동 본사로 선정했다. 특히 본사 바로 앞에 하나투어 자회사인 마크호텔이 운영하는 ‘센터마크호텔’이 있어 중국인 관광객 집객에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하나투어는 이미 인천공항 면세점 낙찰로 면세 사업 확장의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것도 이점으로 꼽힌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위치한 복합쇼핑몰 하이브랜드도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을 추진중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면세점 진출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사업 준비를 해왔다. 하이브랜드 측은 지상 6층 규모의 쇼핑몰 가운데 2개 층은 쇼핑몰로, 1개 층은 식음료(F&B) 매장, 나머지 3개 층은 면세점으로 이용한다는 계획이다.

▲하나투어는 지난 15일 센터마크호텔에서 종로구 전통문화 보존과 상권 활성화를 위해 에스엠면세점, 종로문화재단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은 (왼쪽에서 세 번째부터 우측 순으로)강근태 에스엠면세점 사장, 이성호 종로문화재단 대표이사, 한준 하나투어 글로벌전략본부 이사가 업무협약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하나투어)

국내 3500여개 회원사를 거느리고 있는 한국패션협회도 중소ㆍ중견 의류기업들을 중심으로 컨소시엄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회원사 10~15곳 정도를 모아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해 면세점 사업에 진출할 계획이다. 중원면세점은 롯데면세점과 손잡고 ‘복합 면세타운’을 세워 주류ㆍ담배ㆍ잡화 품목을 맡기로 했다. 한국패션협회와 중원면세점은 한 해 650만명이 찾는 동대문 패션ㆍ쇼핑 중심지인 롯데피트인을 후보지로 확정했다.

파라다이스그룹은 2009년 부산 파라다이스면세점을 신세계그룹에 매각한 지 5년 만에 면세점사업을 재추진한다. 파라다이스그룹은 중소ㆍ중견기업으로 입찰하기 위해 부산에서 면세점사업을 벌였던 ㈜파라다이스 대신 지주사인 파라다이스글로벌로 사업신청을 하기로 했다. 이는 대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면세점 허가의 경우 경쟁이 치열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파라다이스그룹은 서울 시내 면세점 허가를 받으면 지상 30층, 지하 8층 규모의 SK건설 명동빌딩에 면세점을 열 계획이다. 이 빌딩의 지분 19.9%을 갖고 있는 파라다이스그룹은 3층부터 10층까지를 면세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파라다이스그룹 관계자는 “2017년 인천 영종도에 완공될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와 연계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 유통노하우 갖춰야 승산= 다양한 업체들이 시내면세점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공항면세점과 달리 임대료를 내지 않기때문에 사업권만 획득하면 사실상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중소ㆍ중견 면세점의 매출 비중은 전체 면세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8%에 불과하지만 매출액은 전년보다 58% 늘어나는 등 해마다 고성장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 사업은 백화점과 달리 대규모 협상력, 운영 노하우를 갖춰야만 재고(在庫) 부담도 자유롭다”며 “유통 노하우 경쟁력을 갖춰야만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관세청은 오는 6월1일까지 시내면세점 사업자 입찰 신청을 받고 7월 중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서울 지역 3곳 중 2곳은 대기업, 1곳은 중소ㆍ중견기업 대상으로 입찰이 진행된다. 서울 지역에 추가 면세점이 들어서는 것은 15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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