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수출 구조적 부진이라 말못하는 속내는?

입력 2015-05-19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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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총선 출마 앞두고 ‘성장률 압박’ 느껴

▲(사진: 연합뉴스)
한국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여러 연구기관들이 입을 모아 수출이 경기순환주기상 일시적으로 부진한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에 직면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수출이 구조적 부진에 빠졌다는 판단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그 속내는 무엇일까.

19일 정부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들어 수출액 감소율은 올 1월 -0.9%, 2월 -3.3%, 3월 –4.3% 4월 –8.1%로 4개월째 감소하는 것을 물론 그 폭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급기야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0.2%로 떨어지면서, 수출은 성장률 부진의 주원인으로 지목됐다.

◇수출 구조적 부진 분석 잇따라 = 이런 가운데 몇 달 전까지 “수출이 저유가 등으로 인해 금액으론 줄었지만 물량으로 보면 괜찮다”며 수출 우려를 다독여 온 한은도 최근 수출의 구조적 위기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5일 “현 수출 부진은 경기순환적 요인, 구조적 요인이 크다고 본다”며 “국내 주력 수출 산업의 경쟁력과 상대국의 격차가 상당히 줄어 이런 구조적 요인을 해결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은은 또 지난 18일 ‘금융위기 이후 무역환경 변화와 우리나라의 수출’ 보고서를 통해 최근 수출이 부진에 빠진 것은 선진국의 수입 수요 위축 외에도 중간재 무역의 둔화, 중국과의 수출경쟁 심화 등 구조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고 발표했다.

국책연구소인 산업연구원도 19일 ‘수출 둔화, 구조적 현상인가’라는 보고서에서 “금융위기 이후 수출 증가세가 크게 하락했다”며 “이 같은 수출 둔화는 상당 부분 국내ㆍ외 경제구조 변화를 반영하는 구조적 현상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민간연구소도 수출 전선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강중구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달 21일 ‘수출 부진, 장기화될 가능성 크다’ 보고서를 통해 “구조적인 부진 요인들을 고려해 본다면 올해도 수출이 경기를 이끄는 힘이 매우 약할 것”이라며 “최근의 수출 부진이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현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崔 “수출 구조적 문제 있는지 점검 중” = 이와 달리 최경환 부총리는 수출이 구조적으로 문제에 직면했다고 판단하는 것을 미루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최 부총리는 지난 7일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수출 감소세가) 세계적인 교역량 감소에 따른 것인지 아니면 우리 수출에 구조적 문제가 있는지를 면밀히 점검해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이튿날 열린 대외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도 “(수출입 부진은) 유가 하락의 영향이 크지만 여러 가지 대외 변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면서 “수출입에 구조적 부진 요인이 없는지 면밀히 점검해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도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따라갈 우려가 있다” 등 지난 7월 경제수장으로 임명된 후 파격에 가까운 발언으로 경제의제를 선점해 가던 그가 어쩐 일인지 수출 진단에 대해서는 한껏 자세를 낮춘 모습이다. 심지어 국내 기관 중 보수적인 것으로 치면 둘째가면 서러운 한은의 수장도 수출이 구조적인 부진에 처해 있다는 점을 인정한 상황이다.

◇내년 총선 출마 崔, 경제성적표에 고심 = 수출이 구조적 부진이라고 섣불리 말할 수 없는 배경으로는 역시나 ‘성장률 압박’이 꼽히고 있다. 최 부총리가 내년 총선에 나갈 것이 기정사실인 가운데 그는 무엇보다 좋은 경제성적표가 절실하다. 그런데 수출까지 부진하다고 결론 내리면 정부의 성장률 목표치의 설득력이 크게 떨어진다.

최 부총리는 지난해 말 ‘2015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8%로 제시했다. 동시에 2014년보다 2015년은 더 나을 것이라고 호엄장담했다. 하지만 얼마전에는 “올해 성장률 전망에 대해 “보수적으로 봐도 작년 수준인 3.3% 성장률은 가능하다고 본다”로 뒷걸음쳤다. 경제를 책임지는 수장으로서 마지노선까지 온 것이다.

표심(票心)이 절대적인 정치인이라는 명함을 버리지 않은 최 부총리는 “정권 실세도 경제에 별수 없다”라는 평을 듣게 될 것을 내심 우려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해 말 성장률 전망치 3.8%를 발표하면서 수출이 통관기준으로 3.7%로 증가할 것으로 봤다. 반면 한은은 지난달 올해 수출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 3.1%에서 -1.9%로 낮춰 대비를 이룬다. 이에 따라 기재부가 내달 말 내놓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은 성장률 하향 조정폭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 관계 부처와 한국개발연구소(KDI),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산업연구원 등 국책연구기관들은 현재 수출 경쟁력에 구조적 문제가 없는지를 분석하는 작업에 들어갔으며 내달 말 중장기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정부는 중소 수출기업에 대한 정책자금 지원 등 ‘잠깐의 어려움’을 넘기기 위한 단기 정책 위주로 수출 부진에 대응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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