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5월 14일 餞春迎夏(전춘영하) 봄을 전별하고 여름을 맞다

입력 2015-05-14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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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순 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천자문에는 뜻밖에 봄 춘(春)자가 없다. “천자문 다 떼고 입춘대길(立春大吉)도 못 쓴다”는 우스갯소리가 그래서 나왔다. 중국 남조 양(梁)의 주흥사(周興嗣)가 하룻밤에 완성했다는 천자문은 한문 교습의 필수교재다. 그런데도 이 글자가 없는 것은 그가 늘 따뜻한 남방 사람이어서 따로 봄을 말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다.

봄을 보내면서 봄에 관한 말을 한꺼번에 알아보자. 이번 글은 온통 春자투성이가 되겠다. 먼저 개춘(改春) 신춘(新春), 다시 돌아온 봄이니 새해를 말한다. 이어 해춘(解春) 개춘(開春), 눈과 얼음이 풀리고 봄철이 시작된다. 대춘(待春), 봄을 기다리며 송춘(頌春) 영춘(迎春)을 했더니 헌춘(獻春) 첫봄이 오고 당춘(當春), 드디어 봄이 되었다.

바야흐로 방춘(方春) 방춘(芳春), 꽃이 피어 흐드러지니 탐춘(探春) 상춘(賞春), 봄 경치를 찾아다니며 즐겨야지. 그렇게 향춘(享春)을 하다 보면 감춘(酣春), 봄은 더 무르익어 간다. 酣은 흥겹다, 무르익다, 술을 즐기다, 이런 뜻의 글자다.

하지만 봄이 언제까지나 지속될 수는 없는 법. 맹춘(孟春) 중춘(仲春) 계춘(季春), 이렇게 음력 정월~3월의 구십춘광이 이울면 어느덧 송춘(送春)이다. 고춘(古春) 만춘(晩春) 잔춘(殘春) 전춘(殿春)의 늦봄에 석춘(惜春)의 마음으로 아쉬운 전춘(餞春)을 한다. 선인들은 벗들을 불러 전춘연(餞春宴)도 했다. 이제 봄은 갔다. 꽃구경의 기억은 거춘(去春) 전춘(前春), 다 지난봄의 일이다. 그러나 아쉬워하며 여름과 가을 겨울을 보내면 다시 개춘(改春)이다. 계절의 순환은 어김이 없다.

봄에는 춘사(春思) 춘흥(春興)이 일고 춘정(春情) 춘심(春心)에 상춘(傷春) 춘한(春恨)으로 심신이 상할 수도 있다. 봄은 가더라도 세상은 언제나 춘만(春滿), 봄기운이 가득해 평화롭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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