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어려울 땐 기본으로, 막힐 땐 원칙으로

입력 2015-04-28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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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진 오리엔트바이오 회장

얼마 전 미국 하와이에서 또 하나의 LPGA 한국 선수 우승 소식이 날아들었다. 이로써 한국 낭자들은 2015년 LPGA투어 시즌 9개 대회 가운데 7개의 우승 트로피를 가져왔다. 우승만 휩쓴 것이 아니라 매 대회마다 톱10에 대여섯 명씩 한국 이름을 올렸다.

많은 사람들은 한국 여자 선수들이 골프에서 이렇게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한다. 어릴 때부터 젓가락을 사용해 왔기 때문이라는 설이 많았으나 결론은 뻔했다. 외국 선수들은 한국 선수들의 엄청난 연습량에 깜짝 놀라고, 또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도 않기에 두려워할 정도라고 한다.

사실 이것은 특별할 것도 없는 기본이고 원칙이다. 골프에 입문하면 누구나 ‘한 타 한 타에 일희일비하지 말 것과 연습량이 승패를 가른다’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는다. ‘운칠기삼(運七氣三)’이라는 말처럼 운이 좋아야 스코어가 잘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프로 사이에서는 “30만평에 달하는 광활한 대회코스 안에서 행운의 자리와 불운의 자리는 선택하기 어렵다”는 말처럼 참고 인내하면서 훈련하는 연습벌레들을 이길 장사는 없는 법이다.

국내 모 대기업은 지난해부터 연구개발직 신입사원의 OJT 기간을 종전 1년에서 3년으로 늘렸다고 한다. ‘혁신제품을 만들려면 과학 기초역량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하고, 차세대 기술들도 결국은 기초 기술을 응용해 나오는 것이며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려면 기초과학 기술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가 있어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어려울 때는 기본으로 돌아가고, 막힐 때는 원칙으로 승부하라’는 말이 있다. 일이 잘 풀리지 않거나 힘들 때, 특별한 묘수에 기대기보다는 한 발짝 물러나서 냉정하게 바라보면 해답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기 마련이다.

필자 역시 1990년대 초 척박한 국내 실험동물 사업 환경에서 유럽 최고의 애니멀 하우징 엔지니어링 기술과 세계 최고의 실험동물 다국적 기업인 ‘찰스리버’와의 기술제휴로 가평센터 설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여러 번 절박한 상황에 직면했었다. 그러나 현실과 타협하기 위해 실험동물에 대한 엄격한 품질 기준을 조금이라도 양보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다. 그리고 지금까지 15년 넘게 이 원칙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

실험동물 시설과 관련해 일본이 유럽이나 미국보다 더 깐깐하게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깐깐하다는 일본보다 한층 더 철저하게 관리·운영하고 있다.

때로는 비용이 더 들거나 귀찮은 일이 생길지라도 항상 ‘기본과 원칙’에 입각해 운영해 왔기에, 누구에게도 자신 있게 말하고 보여줄 수 있는 것이다. 우리의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 바로 여기서 나오는 것이며, 이런 원칙에 입각한 기존 인프라의 경쟁력이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의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앞에서 얘기했던 스포츠 분야뿐만 아니라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사건과 사고가 발생하면 한결같이 하는 얘기가 ‘백 투 더 베이직’이다. 매사가 기본과 원칙에 입각해 진행됐다면, 잔인한 4월로 기억될 안타까운 참사 소식도 없었을 것이고, 게이트로 번지게 될 추문에 정국이 이처럼 뒤숭숭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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