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상엽의 시선] ‘재키 로빈슨 데이’, 메이저리그에는 스토리가 있다

입력 2015-04-1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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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각 구단 선수들은 예외없이 등번호 42번을 달고 경기에 임했다. 고(故) 재키 로빈슨(1919∼1972년)을 기리기 위해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매년 4월 15일 42번의 등번호를 달고 경기를 치른다.

재키 로빈슨은 메이저리그 최초로 인종의 장벽을 허문 선수다. 1945년 브루클린 다저스(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전신)에 입단한 로빈슨은 백인이 아닌 선수로는 최초로 1947년 4월 15일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재키 로빈슨 데이’는 그가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날이다. 이를 기리기 위해 모든 선수들은 그의 데뷔전 당시 등번호를 달고 경기에 나선다.

살해 협박까지 받을 정도로 극심했던 인종차별을 극복하고 유색인종 최초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는 것만으로 재키 로빈슨이 위대한 것은 아니다. 신인상과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했고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에도 큰 기여를 했을 정도로 뛰어난 기량을 발휘했다. 비교적 늦은 28세에 데뷔했음에도 10시즌간 통산 1318안타 137홈런 등으로 큰 족적을 남긴 그는 명예의 전당에도 헌액됐다.

이쯤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것이 바로 국내 프로야구다. 지난 1982년 첫 발을 내디뎌 40년에 가까운 역사를 자랑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만한 스토리가 없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각 팀 별로 영구 결번을 지정해 레전드에 걸맞은 예우를 하고 있고 이들의 숫자가 총 12명에 달한다. 하지만 프로야구 전체를 관통하고 있다고 보기는 무리다. 수많은 레전드가 탄생했지만 그에 걸맞지 않게 잊혀진 선수도 적지 않다.

올해 국내 프로야구는 kt위즈의 가세로 최초의 10개 구단 체제를 갖췄다. 34번째 시즌 만에 하루 최대 5경기를 즐길 수 있는 시대를 맞이한 것이다. 이와 함께 전체 경기수도 늘어 시즌이 진행되는 동안 팬들의 몰입도 역시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프로야구가 양적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이처럼 국내 프로야구는 30년 이상의 역사 속에서 꾸준히 양적인 성장을 이뤘고 이제 또 한 번의 도약기를 맞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양적인 성장에 초점을 맞춰왔다면 이제는 그 역사에 걸맞은 스토리를 입히는 작업으로 눈을 돌려야 할 때다.

그런 면에서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지난해 한국야구 명예의 전당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다. 부산 기장군에 약 55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2016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100년이 훌쩍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메이저리그를 이제 갓 30년을 넘긴 국내 프로야구와 비교하는 것은 분명 무리가 있다. 하지만 프로야구가 100년 이상 최고의 스포츠로 계속 자리하기 위해서는 양적인 팽창 뿐만 아니라 끊임없는 스토리를 생산하고 제공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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