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리야마타미야 "'데스노트' 한국 연출, 기대된다"

입력 2015-04-16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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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데스노트’의 연출가 쿠리야마 타미야가 한국 연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쿠리야마 타미야는 16일 오전 11시 일본 도쿄 호텔 캐피털 도큐에서 진행된 뮤지컬 ‘데스노트’ 기자간담회에서 “일본 작품과 기본 틀은 같지만 한국 배우들과 조율하고 협의하면서 또 다른 ‘데스노트’의 엘과 라이토를 만들어낼 것”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일본 공연이 초연이고 막이 오른지 며 칠 안 됐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도 있다. 부족한 부분은 채우고, 더해야할 부분은 만들어서 조금 더 완벽한 공연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쿠리야마 타미야는 1975년 와세다대학교 연극학과를 졸업했다. 1980년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연출가로 데뷔했다. 1996년 'GHETTO 게토(요수아 소볼 작)'에서 연출을 맡아 ‘기노쿠니야 연극상’, ‘요미우리 연극대상’ 최우수 연출가상, ‘예술선장’ 신인상을 수상했으며, 1998년 '에바, 돌아갈 수 없는 여행(다이언 사뮤엘즈작)'으로 마이니치 연극상, 제1회 ‘센다 코레야상’, ‘요미우리 연극대상’을 수상하며 연출가로서의 지위를 확립했다. 2000년 신 국립극장 연극부문의 예술감독으로 취임, 2002년 제1회 ‘아사히 무대예술상’, 2005년 '상복이 어울리는 엘렉트라(유진 오닐작)'으로 ‘아사히 무대예술상’ 그랑프리를 2012년에는 일본 정부가 문화 예술인에게 수여하는 문화훈장(자수포장)을 수상하며 일본 최고의 연출가로 자리잡았다.

2003년부터 슈에이샤 ‘주간소년 점프’에 연재된 만화 ‘데스노트’는 일본에서만 3000만 부 이상 발행된 작품이다. 2006년에는 영화로도 개봉되어 수많은 흥행기록을 갱신했으며, 그 기세를 몰아 일본 외에도 세계 35개국에서 발행, 공존의 히트를 기록했다.

우연히 ‘데스노트’를 주워 악인들을 처단하는 천재 고교생 라이토와 라이토에 맞서는 명탐정 엘(L)의 두뇌 싸움이 펼쳐지는 내용의 ‘데스노트’는 이름이 적히면 죽는 노트라는 독특한 소재에서 출발한 작품으로 신선하고 독창적이며, 매력적인 캐릭터로 이미 작품성을 증명 받은 바 있다.

다음은 쿠리야마 타미야와 일문일답

-한국에 대한 인상은

▶ 18살 때 서울에 갔었습니다. 지금 63세다. 베트남 전쟁이 일어났을 때라고 생각하는데, 그때 서울에 갔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과 오랫동안 교류를 쌓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의 신국립극장이 생겼을 때 예술감독을 했었고, 그 때 한일 공동 작품을 두 편했다. 그런 부분에서 감정 이입을 할 수 있는 친근한 나라에 제 작품을 한국에서 공연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이번 작품에서 중점적으로 생각한 부분은

▶소설이나 문학과 다르게 만화는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장르다. 그렇기 때문에 만화에서 가능한것과 무대에서 가능한 것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연극 무대를 만들 때,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관객에게 어떻게 전달할까, 그걸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게 첫 걸음이라고 생각한다. 처음 연출을 부탁받은 후 ‘데스노트’ 만화를 읽었다. 제일 먼저 어떤 소리가 나한테 들리는지 생각했다. 이 작품 1장에 테마가 ‘지루함’이었다. 2000년 전후에 그려진 만화인데 일본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중산계급이 많아지면서 부조리함으로 범죄가 일어나는 세상이 됐다. 제가 좋아하는 독일의 아동 문학가가 있다. 벌써 제 3차 대전은 시작되고 있다. 그건 시간의 전쟁이다. ‘데스노트’를 쓰면 40초에 그 사람이 죽는다는 게 있다. 저한테 맨 처음 들렸던 소리는 40초의 시계, 초침소리였다. 그것과 관련해서 프랭크와일드혼이 계속 음악을 만들었다. 프랭크와일드혼의 음악은 모두 아시겠지만 색채가 풍성한 음악이다. 오히려 그런 색채감이 풍요로운 음악과는 반대로, 무기질 같은 시계 초침이 들어가면 어떤 반응이 일어날지 궁금했다. 그게 제 연출가로서는 첫 페이지입니다.

- ‘데스노트’ 마지막 장면에 대한 연출

▶ 이 작품은 만화의 원작을 각색했다. 기본적으로 사신의 손바닥에서 인간이 살고 있다는 틀에서 시작했다. 범죄는 여러 가지 형태가 있다. 전에는 ‘빈곤하다’ 등 특정 이유가 있어서 범죄가 일어난다. 프랑스의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이라는 작품이 있다. 거기서 주인공이 살인을 한 후에 ‘왜 살인을 했냐’‘원인이 뭐냐’라고 질문할 때, 주인공이 ‘태양이 눈부셔서’라는 대답을 했다. 일본도 그렇고 세계적으로도 다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부조리한 범죄나 사건이 많다. 그걸 무대화 시켰다. 사신이 보는 가운데서 주인공 둘이 죽는다. 그런 해결을 보여주고 싶었다. 미국의 아이방이 처음 쓴 대본에는 둘이 죽는 걸로 끝났다. 하지만 이 작품은 뮤지컬이기 때문에 ‘구원’이라는 것을 남겨두고 싶었다. 그래서 프랭크와일드혼에게 ‘레퀴엠’을 부탁했다. 범죄를 저지른 소년을 구원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세계는 바람이 불고 태양이 뜨고, 저녁 다음에는 아침이 오고, 그런 흘러가는 세상, 인간의 역사를 보여주고 싶었다.

-이 작품에서 선택과 집중한 부분은

▶ ‘데스노트’를 뮤지컬로 새롭게 만들어내는 것이 어려웠다. 아이방이 플롯과 전체적인 구조를 만들고, 제가 의견을 더 냈다. 대본이 만들어질 때가 공연 연습 10일전이었다. 서로 이야기 하면서 더할 부분은 더하고, 뺄 부분은 뺐다. 전체적으로 20장면 있는데, 한 장면에서 대사가 3줄 늘어나면 무거워지기도 한다. 그러면 다른 부분을 밝게 만드는 작업을 했다. 저는 긴 원작을 다이제스트 버전으로 만들어야겠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엘과 라이토의 심리전을 중점적으로 작품에서 표현하려고 했다. 작품 평이 좋으면 파트2를 만들면 좋지 않을까.

‘데스노트’ 한국 연출도 맡았는데 일본 작품과 차이는

▶연극 무대는 라이브다. 두 배우 뿐만 아니라 한국의 새로운 컴퍼니와 어떤 케미가 일어날지 나도 관심이 높다. 연습하면서 아마 일본 공연 때와는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홍광호 김준수를 만났다고 하는데 캐스팅에 대한 생각

▶ 수년 전 한국에서 ‘쓰릴 미’를 연출했다. ‘쓰릴 미’에서도 두 명의 배우가 나온다. 기본적으로는 일본과 똑같이 연출했다. 그런데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한국배우가 내 작품에 참여하면서 (일본 배우와) 느낌이 다르다는 것을 알았고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홍광호 김준수가 한국에서 대스타로 알고 있는데, 나한테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두 사람이 이 작품에 잘 어울리는지 그 것 뿐이다. 라이토의 홍광호가 교복을 입고 연기하는데, 점차 광기 어린 모습으로 얼마나 잘 표현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미사-라이토가 보여주는 사랑은 무조건이던데 특별한 의미가 있었나. 또 십자가 장면은 모방한 것인가 ▶ 기본적으로 저는 연극이나 뮤지컬을 표현할 때 ‘가족’이나 ‘사랑’을 테마로 한다. 미사-라이토와 마찬가지로 엘과 라이토도 사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서로 관심이 없다면 미워하는 감정도 없다. 십자가 장면은 제가 미켈란젤로의 ‘피에타’를 좋아한다. 연출가는 인간관계를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쓰릴 미’에서는 남자와 남자, 다른 작품에서는 남자와 여자의 관계를 중점적으로 작품으로 형상화했다. 십자가 장면은 ‘피에타’를 표현했다. 정확히 말하면 흉내냈다고 봐도 무방하다.

-‘데스노트’ 파트2 제작에 대해 언급했는데 실현 가능성은

▶ 파트2 제작은 농담이다(하하). ‘데스노트’를 하면서 표현하지 못했던 부분을 모으면, 2편, 3편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했다. 엘과 라이토의 죽음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시뮬레이션이 있었다. 최종적으로 지금 형태로 표현됐다. 여러 가지 종류중에는 라이토가 죽는 장면에서 그의 아버지가 나와 솔로곡을 부르는 것도 있었다. 하지만 허무하게 죽는 것이 더 큰 상상을 불러 일으킨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마지막 장면에서 둘이 죽는걸로 결정했다.

-테니스 장면은 몰입이 덜 됐다. 한국 공연은 어떻게 표현될까

▶‘쓰릴 미’는 두 명만 나오니까 심리전이라고 할 것도 없이 둘 만 보면 된다. 이 작품에서는 엘과 라이토, 두 사람을 둘러싼 군중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키라’가 나타나면서 군중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아마도 군중이 나오기 때문에 엘과 라이토의 심리전이 약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는 않았다. 표현이 다르고 받아들이는 느낌이 달라서일 것 같다.

한국 연출을 맡은 것에 대한 포부

▶ 전 제 생각을 배우들에게 제시하는 연출가는 아니다. 한국 배우들과 만나고, 연습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무언가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품에서 엘과 라이토처럼, 저는 배우와 심리전을 펼치면서 또 다른 작품을 만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의 ‘데스노트’는 일본의 카피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에서 탄생하는 새로운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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