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사채왕'으로부터 3억여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민호 전 판사에게 검찰이 징역 4년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현용선 부장판사)는 10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최 전 판사에 대한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이날 재판부는 최 전 판사에게 '명동 사채왕' 최진호(61·수감 중)를 소개해준 A씨를 피고인 측 증인으로 심문하고, 최 전 판사 측의 최후 변론을 들었다.
변호인 측은 지난 기일 검찰 증인으로 출석한 '명동 사채왕' 내연녀 한모 씨의 진술 신빙성을 부정하는 데 최후 변론 시간을 할애했다. 변호인 측은 "한씨가 이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인 금액을 매번 번복해서 말하고, 더 쉽게 기억해야 할 돈을 건넨 장소 역시 중식당 '방'에서 '홀'로 바꿔 말했다"며 "알선 수재 혐의가 입증되려면 명확한 근거가 인정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날 최 전 판사는 하늘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출석해 재판 과정을 지켜봤다. A씨가 "(최 전 판사는)객지에서 생활할 때도 혼자 계신 어머니를 도우러 주말에 오는 등 효자였다. 최 전 판사의 어머니가 돌아가셨지만 어린 시절에 입은 은혜를 자식들에게 갚고 싶었다"고 말하자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또 재판부가 마지막 변론 기회를 주자 잠시 망설이다가 "여기까지 흘러 왔지만 누구도 원망하고 싶지 않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다음달 7일 오전 10시 30분으로 선고기일을 잡았다.
최 전 판사는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이른바 최진호 씨로부터 자신이 고소한 형사사건을 잘 처리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2억 6864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최 전 판사에 대해 정직 1년의 최고수위 징계를 내렸던 대법원은 2월 25일 최 전 판사에 대한 사직서를 수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