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4월 3일 欲欺不可(욕기불가) 속이려 해도 감히 속일 수 없다

입력 2015-04-03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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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영남 사람들이 이원익과 류성룡을 두고 말했다. ‘이원익은 속일 수 있지만 차마 속이지 못하겠고, 류성룡은 속이고 싶어도 속일 수가 없다.’[嶺南人稱李完平柳西厓曰 完平可欺而不忍欺 西厓欲欺而不可欺]” 남학명(南鶴鳴ㆍ1654~1722)의 ‘회은집’(晦隱集)에 나오는 말이다. 오리(梧里) 이원익(李元翼ㆍ1547~1634)과 서애(西厓) 류성룡(柳成龍ㆍ1542~1607)의 비교가 재미있다.

두 분은 임진왜란을 함께 겪은 조선 중기의 명재상이었다. 특히 앞의 평가처럼 빈틈없고 분명했던 류성룡은 어려서부터 알던 이순신을 천거해 국난 극복에 크게 기여했고, 전후 ‘징비록’(懲毖錄)을 남겼다. 懲은 혼날 징, 毖는 삼갈 비이니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게 삼가고 대비하자는 뜻에서 쓴 실록이다. 시경 주송(周頌) 소비(小毖)편의 “予其懲 而毖後患”(내가 그 일을 겪은지라 뒤에 올 환란을 삼간다)에서 따온 말이다. 요즘 TV 드라마 ‘징비록’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 서애의 메시지가 잘 전달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인조반정 이후 편찬된 선조수정실록 40년(1607년) 5월 1일 류성룡의 졸기(卒記)는 평이 좋지 않다. “국량이 협소하고 지론(持論)이 넓지 못해 붕당에 대한 마음을 떨치지 못한 나머지 조금이라도 의견을 달리하면 조정에 용납하지 않았고 임금이 득실을 거론하면 또한 감히 대항해서 바른대로 고하지 못하여 대신(大臣)다운 풍절(風節)이 없었다. 임진년의 일을 추기(追記)하여 이름하기를 ‘징비록’이라 하였는데 세상에 유행되었다. 그러나 식자들은 자기만 내세우고 남의 공은 덮어버렸다고 이를 기롱하였다.” 앞부분의 문장력 외교력에 대한 호평과 판이해 의아할 정도다.

징비록과 류성룡을 이야기한 것은 4월 첫 번째 금요일이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취지로 1968년에 제정된 향토예비군의 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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