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화 칼럼] 21세기 벤처 대국을 향해

입력 2015-03-30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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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화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

벤처의 봄이 다시 오고 있다. 청년 창업의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창업 경진 대회의 수준이 급상승하고 있다. 코스닥의 주가가 오랜 침체를 벗어나 상승하기 시작했다. 드디어 의대와 공대를 모두 합격한 학생들이 공대를 선택하기 시작했다. 최근 세계 최고의 경제 분석을 제공하는 블룸버그(Blumberg)가 발표한 혁신 지수(Innovation Index)에서 한국이 1위로 선정됐다. 제2의 벤처 붐이 느껴지지 않는가.

블룸버그는 한국의 연구개발 투자, 특허 출원, 97%의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을 평가하며 산업경제에서 혁신경제로의 이전 성공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휴대폰에 이어, 3개의 전용 방송 채널을 가진 온라인 게임산업, ‘먹방’으로 대표되는 아프리카TV 등 개인 방송 채널과 K-Pop으로 대표되는 한류의 미래 산업화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모바일 게임과 소셜 미디어를 중심으로 한 벤처산업에 글로벌 경험을 가진 기업가들도 가세하고 있다. 그 결과 구글은 아시아 최초의 구글 캠퍼스를 한국에 만들고 실리콘밸리의 주요 벤처캐피털들이 한국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비석세스(Besuccess)와 스파크랩(Sparklab)은 한국과 실리콘밸리를 연결하는 창업 활성화 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전한다. 창조경제의 성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15년 전인 2000년 봄. 한국은 미국을 제외하고 벤처 생태계를 이룩한 첫 번째 국가로 등장했다. 미국 외 최초의 신금융 시장인 코스닥과 세계 최초의 벤처기업특별법이 견인하고 실험실 창업제도와 기술거래소가 뒷받침한 한국의 벤처 생태계는 중국, 이스라엘 등 전 세계의 벤치마킹 대상이었다. 그러나 미국발 IT버블 붕괴 이후 정부는 벤처 건전화 정책이란 이름으로 규제를 강화해 10년의 벤처 빙하기가 도래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2000년 이전에 창업한 벤처가 성장해 현재 벤처업계의 총 매출액은 삼성전자를 능가하고 있고, 경제 성장의 3분의 1을 기여하고 있다. 성장과 고용의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대안으로 부각한 것이다.

현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에 힘입어 벤처는 부활하고 있다. 제2의 벤처 붐이 창조경제 정책의 시작점이다. 한국 경제의 미래 희망이 그려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 세계 최고의 벤처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는 많은 과제들이 산재해 있다. 이러한 문제를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창업자 연대보증 해소가 실질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산재한 사전 규제가 신속히 사후 평가로 전환되어야 한다. 크라우드 펀딩이 규제가 아니라 활성화의 패러다임으로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 기업가정신 교육을 의무교육화해야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대기업과 벤처의 선순환의 장인 M&A의 활성화가 이른 시일 안에 이뤄져야 한다. 이러한 국가 차원의 중요 정책들이 홍보용이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좌우한다는 의지 아래 추진돼야 한다.

이 같은 정책들이 이루어지면 한국은 다시 세계 최고의 벤처 대국으로 재탄생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세계는 한국의 벤처에 다시 주목할 것이다. 전 세계는 성장과 고용 문제 해결을 위하여 창조경제를 배우려 할 것이다. 미국의 벤처 생태계는 미국 외에서는 이뤄지기 어렵다. 심지어 미국 내에서도 실리콘밸리 벤치마킹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있다. 미국의 유대 자본과 연결된 이스라엘의 벤처 생태계는 일반화하기 어려운 모델이다. 핀란드 등 일부 국가의 사례도 개발도상국들이 배우기는 어려운 모델이다.

한국의 새마을운동은 국민소득 1000달러대의 나라들에는 수용 가능하나, 이미 3000달러대를 넘어선 나라에는 적절하지 않다. 이들 국가의 지도층은 한국의 벤처 새마을운동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 제2의 벤처 붐을 위한 정책들이 올해 정비되고 실질적 성과가 나타나면 한국은 이들 국가의 창조경제 구현 모델이 될 것이다. 한국은 이제 국가 전략상 개발도상국들을 이끄는 새로운 허브로서 위상을 재구축해야 한다. 그리고 그 핵심에는 1, 2차 벤처 붐을 중심으로 하는 창조경제 정책이 자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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