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독서산책] 빌 메리어트, ‘어떻게 사람을 이끌 것인가’

입력 2015-03-16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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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업계의 살아있는 신화 빌 메리어트 전 회장 자서전

사업을 크게 성장시켜 온 사람의 인생에는 크게 배울 것이 있다. 호텔업계의 살아 있는 신화로 불리는 빌 메리어트는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회장이자 전 CEO이다. 1932년생인 그는 여전히 현장을 방문하고 사람들을 격려하는 데 열심인데, 그의 평생을 한 권의 책인 ‘어떻게 사람을 이끌 것인가’(중앙M&B)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10여 년 전에 그가 펴낸 자서전을 인상 깊게 읽었던 까닭에 이번 책에도 기대가 컸다. 세월의 연륜이 차곡차곡 쌓여가듯이 이 책은 이전 책에 비해 훨씬 탄탄하고 교훈적이다.

이 책은 그가 평생 동안 기업을 경영하면서 지켜왔고 지금도 지키고 있는 다섯 가지의 원칙에 따라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람이 최우선이다. 최고를 추구하라. 변화를 끌어안으라. 정직하게 행동하라. 세상을 위해 일하라. 각각의 장에는 풍성하다는 표현으로 충분치 않을 만큼 다양한 실전 사례들이 소개되어 있다. 독자들은 그의 성취나 시행착오에서부터 많은 것을 생각하고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누군가 아래와 같은 고백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진 일일까? “60년간 나는 내 일을 사랑했다. 아낌없이 사랑했다. 이 나이쯤 되면 골프나 수영으로 소일하는 사람도 많지만, 나는 여전히 전 세계를 누비며 호텔을 돌아보는 것이 좋다.” 그는 철학자 헤겔의 문장, 즉 “열정 없이 완성된 위대함은 없다”는 말로 시작하는데 그가 어떻게 삶을 살아왔는지를 잘 표현한 문장이다.

“잘 듣는 사람이 더 많이 배운다”는 원칙은 그가 오랫동안 지켜왔고 지금도 지키려는 원칙이다. 그는 지금도 어떤 의사결정을 앞두고 사무실에서 회의를 할 때 너무 일찍 어떤 결론에 도달했음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조심한다. 그가 입을 다물면 다물수록 더 훌륭한 이야기가 나오며 사람들이 주저 없이 반기를 드는 이야기를 내놓는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잘 알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도 영업 현장을 방문하는 일을 우선한다. 현장을 방문할 때마다 유익하지 않은 순간이나 배워 가는 것이 없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말한다. 현장에서 돌아오는 길에는 항상 인덱스카드 뭉치에 회사가 해야 할 일이나 제대로 하지 못한 일 그리고 고쳐야 할 일에 관한 아이디어를 가득 얻는다고 말한다. 그가 현장을 방문하면서 얻는 것이 많지만 이 가운데 으뜸은 의사결정의 기초가 되는 든든한 지식이라고 말한다. “여든의 나이에 하루 종일 스케줄에 맞춰 이 영업소, 저 영업소 돌아다니고 나면 일과가 끝날 때쯤엔 녹초가 된다. 나는 그렇게 돌아다닌 내 시간이 이 세상 그 어느 안락한 책상 앞에서 보내는 시간보다 소중하다는 것을 안다.”

이 책엔 여러 유익한 지식과 정보가 많지만 내가 특별히 주목한 것은 그가 평생 동안 추진해 온 사업 확장에 대한 시행착오들이다. 이 책은 그가 추진했던 매수합병 사례들이나 신사업 시작과 그 결과를 상세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1970년대 가장 비싼 대가를 치르면서 진출했던 유람선과 테마파크 사례들에서 사업을 하는 독자들은 귀한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자신에게 잘 맞지 않는 일에 뛰어드는 일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를 말이다. 가정용 보안시스템 사업, 주택청소사업 등에서도 고배를 마신 경험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그의 조언은 이렇다. “해당 사업에 관해 잘 알아야 한다. 애초에 해당사업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잘못되었을 때 바로잡을 수 없다. 실제로 문제가 무엇인지조차 파악하지 못할 수도 있다.”

독자들은 걸출한 사업가의 사업 인생을 통해서 자기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보편적 지혜는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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