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1%시대] 한국, 글로벌 완화 기조에 동참…환율전쟁 희생양 되나

입력 2015-03-12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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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3월12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금리인하 배경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날 한은은 기준금리를 2.00%에서 1.75%로 인하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 기준금리를 연 1%대로 낮추면서 세계적인 완화 기조에 동참하게 됐다.

한국은행은 12일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본회의를 열고, 가계부채 등 부담은 크지만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낳을 정도로 미약한 경기 회복세에 자극을 주기 위해 기준금리를 연 2.00%에서 1.7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이로써 한국은 이달 9일(현지시간)부터 양적완화를 개시한 유럽중앙은행(ECB), 중국, 인도, 덴마크, 폴란드, 인도네시아, 호주, 터키, 캐나다, 태국 등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에 합류하게 됐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해들어 유럽연합(EU)과 중국 등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절반 이상이 양적완화와 금리인하 등의 조치를 단행했다.

그러나 이번 금리 인하가 경기 회복세를 뒷받침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선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오히려 완화 정책으로 인해 세계적인 환율전쟁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이투자증권의 박상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한은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경우 세계의 완화 속도에 뒤질 것을 우려했을 것”이라며 “추가 금리 인하는 향후 발표되는 경제지표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ECB가 9일 유로존 국채 등을 대량으로 매입해 시장에 자금을 공급하는 방식의 양적완화 조치를 개시하자 유로화를 비롯해 브라질 헤알,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 터키 리라, 멕시코 페소 등의 신흥국 통화와 스웨덴 크로나, 일본 엔, 스위스 프랑 등 선진국 통화 가치가 달러에 대해 기록적인 약세를 보였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사상 처음 1%대로 낮춘 직후인 12일 오전 10시 18분 시점에 원·달러 환율은 1131.20달러로 전날보다 0.4% 상승했다.

특히 유로는 연초에 달러당 1.20달러를 웃돌았지만 ECB가 양적완화를 개시한 이튿날인 지난 10일에는 12년 만의 최저치까지 주저앉았다. ECB에 따르면 유로존에서는 자금 유출이 유입을 크게 웃돌고 있다. 지난해 12월 시점에 760억 유로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인사이트 인베스트먼트의 폴 램버트 환율 책임자는 “지난해 유로 약세가 테마였는데 지금은 달러 강세도 함께 이슈가 되고 있다”며 “유로는 올여름까지 확실히 달러와 패러티(등가)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패러티에 이를 경우, 유로존이나 미국 둘 중 하나는 자국 통화를 방어하기 위해 추가적인 조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는 다른 나라 경제에도 영향을 미쳐 통화 정책을 통한 악순환의 반복을 초래할 수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라는 의미다.

미 경제방송 CNBC는 달러의 초강세가 글로벌 환율전쟁을 심화시켜 신흥국에 큰 타격을 입힐 것으로 내다봤다. 달러 강세와 이에 따른 원유 등 상품 가격의 급락으로 자원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에 부담이 가중된다는 것이다.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의 챈들러 책임자는 “신흥시장에는 일반적으로 네 가지가 필요하다”며 “첫째는 달러 약세이며 상품 가격의 강세와 글로벌 경제의 성장 그리고 연준의 (비둘기파적) 통화정책이 그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달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의 조기 금리인상설이 힘을 얻으면서 한층 강한 매수세가 유입돼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은 금리인상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큰 상태다. 지난 6일 발표된 고용지표가 예상외 호조를 보이고 연준의 기대치에 부합한 만큼 출구전략을 더이상 늦출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계 경제 회복세가 불안정한 가운데 성급한 금리인상은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해외에서 큰 이익을 거두고 있는 미국 기업들의 실적에 하방 압력을 가하는 한편, 달러 강세에 역풍을 맞은 무역 상대국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연준이 오는 17일부터 2일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존의 ‘인내심(patient)’이라는 문구를 삭제해 기준금리의 조정 시그널을 보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팽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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