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우울증을 앓았다”“‘카라 프로젝트: 카라 더 비기닝’에 출연했지만 아쉽게 떨어졌고, 또 다시 연습생으로 돌아갔다”“회사와 합의하에 계약을 해지했다”“계약 해지 후 대전으로 내려갔다”
5년 동안 DSP미디어의 연습생으로 생활했지만 결국 데뷔하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베이비 카라’ 소진. 소진 사망 이후 그와 관련된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지면서 연습생의 생활과 처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연습생(가수 연습생으로 국한한다)은 가수가 되기 위해 트레이닝을 받는 교육생이다. 가수가 되고 싶은 사람은 많지만, 누구나 가수가 될 수 없기 때문에 일정기간 교육을 받는다. 연습생이 갖춰야할덕목은 음악에 대한 관심과 이해, 남다른 끼와 재능이 필수적. 이 외에 부족한 부분은 연습생으로 지내면서 하나씩 배우게 된다.
한 마디로 가수가 되기 위해 거치는 필수 코스가 연습생인 것이다. 회사의 사정이나 개인의 능력에 따라 연습생으로 지내는 시간은 천차만별이다. 빠른 경우 1년 안에 가수가로 데뷔하기도 하고, 조권(8년)이나 지소울(15년)처럼 장기간 연습생으로 트레이닝을 받는 경우도 있다.
대형 기획사들은 나름의 연습생 계약을 통해 처우 개선에 나서고 있다. 대형기획사 대부분은 연습생들과 ‘연습생 계약서’를 체결한다.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을 위해 시간을 안배하고, 각기 다른 특성을 개발하기 위해 트레이닝 과목도 달리한다. 회사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연습생은 신인개발팀장이 주로 맡아 관리한다.
큐브 엔터테인먼트는 “연습생들과도 (연습생)계약을 체결한다. 법에서 규정하는 내용을 준수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오후 10시 전에는 연습을 끝마치고, 개별 멤버마다 특성화 교육을 한다. 저녁 때 다이어트를 하는 연습생도 있지만 회사에서 마련한 식당에서 자유롭게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례적으로 연습생 부모들과 정기적인 간담회 시간도 갖는다. 연습생 부모들과 대화하고, 아이의 미래와 발전 방안에 대해 상의한다. 서로 신뢰가 될 수 있도록 회사도 노력한다”고 말했다.
JYP 엔터테인먼트는 “학교 교육을 이수하는 것은 필수라고 생각한다. 회사에서는 학교 관련해서는 무조건 연습생의 편의를 봐준다. 물론 JYP 엔터테인먼트도 법에서 규정하는 내용을 따르고 있다. 연습생이지만 미래의 아티스트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그들의 능력을 키우는데 주력한다. 물론 연습생과 계약은 필수적이고, 그들의 처우 개선에도 노력한다”고 전했다.
이 외에 YG 엔터테인먼트도 체계화된 시스템에서 연습생을 관리하고 있고, SM엔터테인먼트도 자체 개발된 프로그램에 따라 연습생을 키우고 있다.
문제는 일부 중소 기획사다. 자금력이 부족한 회사에서 연습생을 키우고, 가요계에 데뷔시킨다는 것은 쉽지 않다. 팀을 만들고 연습하다가 해체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이는 연습생들에게 실망감이나 좌절로 다가온다.
중소기획사의 연습생으로 지낸 A씨(22)는 “사실 말이 연습생이지 체계적으로 트레이닝을 받지 못했다. 회사에서는 연습생을 키우는 것 자체도 비용 투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투자에 인색하게 되고, 연습생들도 회사에 지원이 별로 없다보니까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 그나마 연습생 계약을 안 한 경우에는 ‘아프다’‘집에 일이 있다’는 핑계로 빠지기도 하는데, 계약을 맺은 경우에는 투자금의 3배를 위약금으로 내야한다고 하니 이도 쉽지 않다. 회사가 나를 위해 썼다는 금액도 내 상식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게 많다. 내가 볼 때는 300-400만원도 안 쓴 것 같은데 청구 금액을 보면 수 천 만원이 넘는다”며 황당한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연습생인 B씨(24)는 “연습생 중에 우울증에 걸린 사람이 많다. 가수로 데뷔한다는 보장도 없고, 늘 회사 관계자들의 말을 잘 들어야한다. 만약 반항하거나 좀 거슬리는 행동을 하면 평가에서 나쁜 점수를 준다. 싫어도 싫은 티를 낼 수도 없고, 답답해도 누구한테 하소연 할 수도 없다”며 경험담을 들려줬다.
연예관계자는 “연습생들은 대개 마음이 불안하다. 불안할 수 밖에 없다. 언제 데뷔할지 모르고, 막연히 연습만 한다는 것이 지치기도 하기 때문이다. 또, 데뷔를 한다고 해도 모두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불안하고 우울한 마음이 있다”며 “연습생들이 대형 기획사를 선호하는 이유는 데뷔에 대한 보장, 차별화된 시스템으로 연습생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두가 대형기획사를 선호하기 때문에 중소 기획사에서 가수를 키우는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형 기획사가 방송과 함께 인재를 발굴하다보니까 가수가 되려는 사람들이 중소기획사는 선호하지 않는다. 결국 대형 기획사는 더 거대해질 것이고, 문 닫는 중소 회사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서로 상생할 수 있고, 균형 발전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