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뜨거워진 금호산업 인수전…박삼구 회장, 그룹 재건의 적(適)은 누구?

입력 2015-02-25 16:42 수정 2015-02-25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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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호반건설, IBK펀드 등 각축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그룹 재건을 위해 사활을 걸고 뛰어든 금호산업 인수전에 유통 대기업인 신세계와 호반건설, IBK펀드, MBK파트너스, IMM 등 사모투자펀드(PEF)들이 대거 참여했다. 현금유동성이 가장 풍부하다는 호반건설과 사모펀드까지 최소 5곳 이상이 인수의향서(LOI) 접수하면서 뜨거운 경쟁을 예고했다.

그러나 시장의 예상과 달리 롯데와 CJ, 대상 등 유통 대기업들은 이번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신세계는 현재까지 입찰 참여 여부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향후 이들 대기업들은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박 회장이나 LOI를 접수한 사모펀드에 재무적투자자(FI)나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금호산업은 최근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끌며 매각 가격이 8000억∼1조원 수준으로 형설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금호산업 인수전 5곳 이상 참여= 금호산업 인수의향서(LOI) 제출 마감일인 25일 오후 2시를 기점으로 최소 5개 이상의 후보자들이 금호산업 인수전에 참여했다. 시공능력평가 20인 건설업체인 금호산업 인수전에 호반건설과 사모펀드인 IBK투자증권-케이스톤파트너스(IBK펀드), 자베즈파트너스, MBK파트너스, IMM 등이 참여했다. 매각 주관사 산업은행은 "복수의 투자자가 의향서를 제출했다"고만 밝혔다.

이날 인수가격이 제시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LOI 접수가 공식적으로 인수전 참여 의사를 밝히는 절차인 만큼 안갯속에 머물렀던 금호산업 인수에 관심을 가진 투자자들의 윤곽이 드러났다.

앞서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크레디트스위스(CS)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서 출자전환을 통해 보유중인 금호산업 지분 57.5%의 매각에 착수했다. 금호산업은 금호그룹의 핵심 기업으로 아시아나항공 지분 30.1%를 가져 최대주주다. 아시아나항공은 금호터미널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금호터미널은 금호고속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쥐고 있다. 다시말해 금호산업을 인수하면 고구마 줄기 엮듯 금호그룹 핵심계열사들이 따라오는 셈이다.

우선 박 회장이 보유한 채권단 보유 주식 ‘50%+1주’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매수권을 활용하면 경영권 인수 기준인 과반 지분 획득이 가능하다. 박 이날 금호산업의 인수의향서 접수 마감을 앞두고 열린 임원회의에서 "우리가 인수 의지가 있으니 인수전에 대해 조급하게 생각할 게 없다"며 "의연하게 대처하자"고 밝혔다.

하지만 박 회장 입장에선 입찰자가 많을수록 경쟁도 치열해지고 인수금액이 상승해 부담으로 작용한다. 다만 박 회장의 인수 의지가 워낙 커 변수는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박 회장이 이날 임직원들에게 걱정할 게 없다는 뜻을 전한 가장 큰 이유다.

◇'최고가 판매' 원칙에 따라 새주인 갈린다…=이날 인수전에 참여한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의 복심(腹心)에도 시장의 관심이 뜨겁다. 시장이 김 회장의 복심에 관심을 집중하는 것은 그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약 6000억원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호반건설은 2013년 말 개별 기준으로 약 40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여기에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금융상품과 매도가능증권 규모도 2543억원에 이른다. 단기대여금 2243억원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시장의 최대 관심은 박 회장의 자금 동원력이다. 유동성 확보를 위한 구체적인 플랜이 없을 경우 금호산업과 금호고속 등을 동시에 놓칠 수 있다. 박 회장이 가진 우선매수청구권의 이점도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박 회장이 금호산업 인수를 위해 결국에는 호반건설을 전략적투자자(SI)로 선정하고 손을 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박 회장은 다른 인수희망자의 인수가를 먼저 확인하고, 다시 인수가를 제시할 수 있다. '최고가 판매' 원칙으로 매각되는 만큼, 박 회장이 경쟁업체보다 1원이라도 더 높은 금액을 써넣으면 금호산업을 되찾을 수 있다. 현재 박 회장은 금호산업 지분의 5.3%(176만446주)를 보유하고 있다. 박 회장의 장남인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은 5.1%(169만57333주)를 갖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해 말 금호산업 지분 10%에 대한 담보가 해제돼 약 600억원의 현금을 조달할 수 있다. 여기에 박 회장이 보유한 금호타이어 지분 9.15%를 매각하거나, 이를 담보로 제공하고 약 1500억원 규모의 현금 조달이 가능하다.

◇유통 대기업, 금호산업 인수전 발뺀건 아니다?= 유통 대기업들은 이날 인수의향서 접수 마감 직후 금호산업 인수전 참여 가능성을 일제히 일축했다. 그러나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박 회장이나 인수의향서를 접수한 사모펀드와 재무적투자자(FI)나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잠재적 인수 후보자로 거론됐던 CJ, 롯데, 신세계 등이 이번 예비입찰에 참여 안했지만 M&A 딜 특성상 막판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박 회장이 재계 거물이기 때문에 경쟁 기업들 간에도 메인 사업을 뺏지 말자는 불문율이 존재하는 만큼, 아시아나 경영권에 관심 있는 유통기업들이 처음부터 존재감을 드러내기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며 “그러나 지난해 효성이 PEF사업부를 SC PE에 매각할 당시, 경쟁사인 삼양사와 비밀리에 컨소시엄을 맺었던 전력이 있는 만큼 이번 딜도 끝까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호석유화학은 이번 금호산업 인수전과 관련해 검토 여지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다수 투자은행(IB)에서 연락이 꾸준히 오고 있다"면서 "검토를 시작한 단계는 아니지만 100% 인수에 참여를 않겠다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지 않았지만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사모펀드(PEF) 등의 투자 요청이 있을 경우 검토를 할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30%를 보유한 회사로 사실상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주회사다. 금호석유화학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12.61%를 보유하고 있다.

KDB산업은행은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기업을 대상으로 한 달여 간의 심사를 거쳐 예비투자적격자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예비투자적격자로 선정되면 채권단이 배포한 투자설명서를 참고해 3월 예비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예비입찰 없이 본입찰을 바로 진행해 4월쯤이면 금호산업의 새 주인이 결정될 것이란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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