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세계경제 ‘낙관적 편향’의 함정 - 서지희 국제부 기자

입력 2015-02-2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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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영종대교에서 수십 명의 목숨을 앗아간 105종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바다안개로 가시거리가 10m밖에 되지 않는 주행환경을 무시하고 가속 페달을 밟은 것이 원인이었다.

세계경제 역시 지난해 말부터 이어온 불확실성이란 안개에 휩싸여 있다. 특히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와 그리스의 구제금융 이슈는 세계 증시를 쥐락펴락하고 있다. 설 연휴가 끝난 이번 주에도 두 가지 이슈가 당장 ‘뜨거운 감자’다.

유로그룹과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4개월 연장키로 극적 타결한 그리스는 채권단으로부터 분할 지원금 72억 유로(약 9조원)를 지원받기 위해 23일(현지시간)까지 구조개혁안을 준비해야 한다. 만약 채권단이 구조개혁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그리스는 유동성 위기에 빠지게 된다.

그리스 운명이 걸린 다음 날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미국 의회에 모습을 드러낸다.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두고 학계와 시장이 ‘6월 인상 vs 연내 불가능’으로 견해차가 커진 만큼 옐런 의장 한 마디가 세계경제에 민감하게 작용할 것임은 분명하다.

문제는 이 같은 대외 불확실성을 마주한 우리가 갖춰야 할 자세다. 근래 들어 국내 경제는 낙관적인 평가를 종종 받고 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영국의 한 시장조사업체가 ‘밝은 전망’ 경제 국가에 한국을 포함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신흥국 중에 한국도 속한다는 게 주 내용. 대외변수에 대한 불안심리가 부각되고 있는 만큼 이 같은 평가는 달콤하기 만하다.

그러나 우리는 미국과 그리스 이슈가 국내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이 어느 정도인지 2008년(서브프라임모기지), 2010년(그리스발 유럽재정위기) 두 차례나 충분히 겪었다. 이미 큰 홍역을 치렀던 만큼 낙관적 평가에 안도하기보다, 안갯속에 가려 보이지 않는 위험을 더 경계해야 하는 시점이란 얘기다. 장밋빛 전망으로 어두운 불확실성을 외면하는 ‘낙관적 편향의 함정’을 조심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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