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적대적 M&A’ 안한다는 녹십자, 입장 밝혀야

입력 2015-02-16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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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효 미래산업부 기자

“신용은 황금보다 더 귀중하다.” 이 영국 속담처럼 신용은 인간관계뿐만 아니라 사업관계에 있어서도 반드시 필요한 무형의 재산임에 틀림없다.

지난해초 녹십자가 일동제약 지주사 전환을 반대하며 경영권 분쟁에 처음 불을 지폈을 당시, 조순태 녹십자 사장(현 대표이사 부회장)은 “적대적 인수합병(M&A)은 절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1년 뒤 일동제약 경영권 분쟁이 녹십자의 주주제안서 발송으로 인해 재점화됐지만, 녹십자 측은 이번에도 “주주제안서 발송은 적대적 M&A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라면서 “주주로서 당연한 권리 행사 차원”이라며 적대적 M&A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실제로 지난 1년 동안 녹십자는 적대적 M&A로 해석될 만한 추가 지분 매입과 행동들은 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최대주주인 일동제약 측과 2대 주주인 녹십자 측의 적은 지분 차이로 시장에서는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를 쉽사리 거두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게다가 녹십자가 일동제약 경영권을 위협할 수 있을 정도로 지분을 확대한 데 이어 경영 참여를 위한 액션까지 보이자, 일동제약 측은 적대적 M&A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일동제약 측은 “적대적인 M&A가 아니라는 보다 구체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입장과 조치를 (녹십자에) 요구한다”면서 16일까지 답변을 달라고 요구한 상황이다.

먹는 자보다 먹힐 위험에 처한 자가 더 두려움에 떨 수밖에 없는 건 자명한 사실이다. 진정 녹십자가 주주로서 일동제약에 권리를 행사하는 것 이외의 다른 의도가 없다면, 오늘까지 ‘적대적 M&A는 아니다’라는 명시적인 답변을 일동제약에 해줘야 한다.

그리고 시장에도 언론을 통하든 아니면 다른 방식으로든 적대적 M&A의 가능성이 존재하지 않음을 공표해야 한다. 경영권 분쟁 이슈를 투자 기회로 삼으려는 자들에게 기업의 펀더멘털에 기초해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주주의 역할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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