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 경영권 분쟁] 녹십자의 이사진 선임 성공 가능성은?

입력 2015-02-09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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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주주 과반수 이상 찬성 있어야 통과…피델리티 펀드 ‘캐스팅 보트’ 역할 전망

녹십자가 최근 일동제약에 이사진 선임 요구안을 담은 주주제안서를 발송하면서, 녹십자 측 이사진의 선임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녹십자 측은 지난 6일 다음달로 임기가 만료되는 일동제약 이사진 3명 중 감사와 사외이사 등 2명을 자신이 추천하는 이사로 선임하겠다는 내용의 주주제안서를 일동제약에 발송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에 임기가 만료되는 일동제약 이사진 3명은 △이정치 대표이사 회장 △이종식 감사 △최영길 사외이사 등으로, 주주제안서 발송에 따라 열리게 될 주주총회에서 일동제약 감사와 사외이사를 녹십자가 추천하는 인물로 선임토록 한다는 것이다.

주주제안은 지분율 1% 이상인 주주가 주주총회 논의 의안을 제출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하는데, 녹십자의 주주제안서에 문제가 없다면 일동제약은 이를 주총 안건으로 반영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녹십자 측은 주주제안서를 발송함에 따라 향후 열리게 될 주총에서 자신이 추천하는 인물로 이사진을 선임함으로써 일동제약 경영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서 2대 주주인 녹십자 측은 주총에서 최대주주인 일동제약 측과의 표 대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더욱이 표 대결에 들어가더라도 실제로 녹십자 측의 의도대로 이사진 선임 건이 주총을 통과할 가능성도 아직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왜냐하면 이사 선임안의 경우 참석주주의 과반수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통과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난해 초 녹십자 측과 손잡고 일동제약의 지주사 전환을 무산시킨 피델리티 펀드가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앞서 녹십자 측은 추가로 확보한 일동제약 지분을 바탕으로 지난해 1월 열린 임시 주총에서 오너 일가의 경영권 안정과 지배력 강화를 위해 추진한 일동제약의 지주사 전환을 무산시킨 바 있기 때문이다. 특히 피델리티 측은 서면으로 지주사 전환 반대 의사표시를 하면서 녹십자 측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당시 일동제약의 지주사 전환을 위한 분할 건은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항으로 참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 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승인을 받아야 했었다. 임시 주총에서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식수인 2343만1990주의 93.3%에 해당하는 2186만여주가 참여해 참석주주의 54.6%만이 지주사 전환을 위한 회사 분할안건에 대해 찬성한 반면, 참석주주의 45.4%가 지주사 전환에 반대했다. 이로써 가결요건인 출석 주식수 3분의 2 이상 찬성에 못 미쳐 일동제약의 지주사 전환을 위한 분할계획 승인 건은 부결됐다.

이 경우를 이번 이사 선임안에 대입해 생각해보면, 녹십자 측과 피델리티 측 등이 얻은 표는 참석주주의 45%에 불과해 과반수에 약간 미치지 못한다. 참석주주의 과반수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만 녹십자의 바람대로 이사 선임안이 통과되는데, 피델리티 측이 녹십자 측의 손을 들어주지 않게 되면 녹십자 측은 이사 선임안에 대한 표 대결에서 승리할 수 없는 구조다.

그러나 피델리티 측이 일동제약 경영에 있어서 중차대한 이슈였던 지주사 전환을 위한 회사 분할건에서 녹십자의 손을 들어줬던 만큼 이번 이사진 선임 건에서도 다시 한 번 녹십자와 뜻을 같이 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 일동제약 경영권 분쟁이 지속될 경우 일동제약 주가는 이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하게 되는데, 이 경우 재무적 투자자(FI) 성격의 피델리티 측은 더 큰 수익을 누릴 수 있기 때문에 녹십자 측 편에 설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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