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포츠 서포터스 60년] 동상이팬… CEO 옷 벗기고 ‘국보’ 내쳤다

입력 2015-02-06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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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선수단과 프런트의 갈등이 불거진 가운데 지난해 10월 부산 부산진구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정문 앞에서 한 롯데팬이 구단을 규탄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뉴시스

서포터스의 활약이 대단하다. 이젠 서포터스 없는 프로 구단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서포터스의 존재감이 커졌다. 단순히 팀을 좋아하는 것을 넘어 구단을 지지하고 응원한다. 구단에 문제가 발생 시에는 발 벗고 나서 돕는다.

그러나 서포터스는 늘 비상업성을 추구한다. 응원 및 홍보 활동을 하는 데 드는 경비는 서포터스들이 십시일반 보태 충당한다. 원정 응원 비용도 원정 서포터들이 각출한다. 서포터스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 기업이나 단체로부터 금전적 후원을 절대 받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구단과의 종속 관계가 아닌 협력 관계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해서 발생하는 충돌도 많다.

지난해 11월 2일 오후 서울 지하철 2호선 잠실역의 한 출구. 마스크를 쓴 남성이 근조 화한을 배경으로 ‘무능한 장수가 적보다 무섭다’는 피켓을 든 채 침묵 시위를 하고 있었다. 당시 롯데는 신임 감독 선정을 놓고 프런트 측과 선수단이 정면 충돌하고 있었다. 여기에 구단주가 선수들을 CCTV로 사찰했다는 의혹까지 터지자 팬들이 들고 일어난 것이다. 서울, 부산 등에서 1인 시위, 항의 집회에 삭발식까지 열며 프런트의 퇴진을 요구했다. 결국 논란의 당사자였던 최하진 사장과 배재문 단장은 팬들의 성난 목소리에 밀려 물러났다.

▲팬들 청원으로 영입된 김성근(왼쪽) 한화 이글스 감독과 재계약 6일 만에 자진사퇴한 선동열 전 기아타이거즈 감독. 뉴시스
팬심이 스포츠를 움직이고 있다. 과거 스포츠 팬 문화는 팀의 방침이나 스타선수의 행동에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정도였지만, 지금은 온라인이 활성화되면서 선수의 생활, 팀의 정책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목소리를 내는 형태로 진화했다. 연예인 팬들처럼 팬카페를 만들어 적극적으로 모임을 갖기도 한다.

최근 한화 감독 선임 과정이 그랬다. 당초 한화 구단은 차기 감독으로 내부 인사를 염두에 뒀다. 그러나 한화 팬들은 팀 리빌딩에 탁월하다는 평을 받고 있는 김성근 감독을 원했다. 청원 투표, 영입 촉구 동영상이 온라인을 달궜고 1인 시위까지 벌였다. 결국 팬심을 읽은 김승연 회장이 직접 김성근 감독을 낙점했다. 선동열 KIA 감독 낙마도 마찬가지. 선 감독은 지난 시즌 팀 성적이 하위권을 맴돌면서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그러나 KIA 구단은 선 감독과 재계약을 발표했고 팬들은 온라인에선 재계약 철회 릴레이, 오프라인에선 1인 시위를 통해 크게 반발했다. 결국 선 감독은 재계약 6일 만에 자진 사퇴했다.

FC안양의 서포터스 A.S.U. RED는 지난해 말 사무국의 낙하산 인사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사무국 요직에 대한 낙하산 인사 의혹이 불거지는 것은 시민구단의 순수성과 독립성을 훼손하는 심각한 문제라는 뜻에서다. A.S.U. RED는 이필운 안양시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내정자의 실명을 공개하며 구단 사무실을 방문했던 정황마저 포착했다. A.S.U. RED 측은 구단주인 안양시장의 해명과 재발 방지를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다. 그러면서 부조리한 인사가 끝까지 진행될 경우 시즌 티켓을 비롯한 모든 구단상품 구매를 거부하고, 모든 경기를 보이콧으로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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