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ㆍ극장 질서 파괴자 ‘아마존과 넷플릭스’

입력 2015-01-20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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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과 넷플릭스가 전통적인 TV와 극장 시장의 법칙을 계속해서 뒤흔들고 있다.

TV가 여전히 ‘퍼스트 스크린’의 역할은 하고 있지만 방송국들도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는 것이 바로 아마존과 넷플릭스가 하고 있는 인터넷을 통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셋톱박스를 통해 서비스된다고 해서 이를 오버더톱(Over the Top: OTT) 서비스라고도 한다.

PC와 모바일 기기가 세컨드 스크린으로 활발하게 사용되면서 ‘본방’을 사수하는 시청자보다 자신이 ‘보고 싶은 시간’에 ‘보고 싶은 콘텐츠’를 골라서 ‘편한 기기’를 통해 보는 시청이 전 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는게 사실이다.

그런데 콘텐츠를 사와서 유통 서비스만 하는 줄 알았던 아마존과 넷플릭스가 자체 제작도 한다. 그리고 그것이 인기를 끌면서 기존 방송사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이른바 코드 커팅(Code-Cutting: 모바일 기기로 시청하기 위해 기존의 케이블TV를 해지하는 현상)이란 말도 나왔다.

▲아마존 프라임과 넷플릭스의 동영상 콘텐츠 사업 확장은 기존 질서를 뒤흔들고 있다. (CNBC)
이제는 극장의 질서도 흔들려 한다. 극 영화를 직접 제작해 극장에 걸고 이를 스트리밍으로도 서비스하게 되면 영화를 제작만 했던 대형 제작사들, 그리고 유통만을 담당했던 배급사들에 대해서도 도전장을 내는 셈이다.

DVD 우편 배달 서비스로 시작했던 넷플릭스는 이제 자타공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의 강자로 우뚝 섰다.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s)’ 등 직접 제작, 유통하는 콘텐츠가 일반 소비자들의 인기를 끄는 것은 물론 에미상을 수상할 만큼 인정받고 있으며 개인별 추천 알고리즘이 강력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극 영화에도 손을 댔다.지난해 코미디 배우 애덤 샌들러와 계약을 맺었으며, 영화 제작사 와인스타인 컴퍼니(The Weinstein Company)와 손잡고 이안 감독의 아카데미상 최우수 외국영화상 수상작 ‘와호장룡(臥虎藏龍, Crouching Tiger, Hidden Dragon)’ 속편을 넷플릭스 전 세계 이용자들에게 서비스하는 동시에 아이맥스 극장 일부에서도 상영할 계획이다.

아마존의 행보도 비슷하다. 최근 저명 영화 감독 우디 알렌을 영입해 TV 드라마를 제작하겠다고 해 관심을 끌더니 전통적인 극 영화 제작에도 나선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아마존은 한 해 12편의 영화를 제작할 계획이며 독립영화 제작으로 유명한 테드 호프를 영입했다. 영화 사업을 맡고 있는 아마존 스튜디오의 로이 프라이스 부사장은 이 인디 영화 프로젝트엔 편당 500만~2500만달러 가량의 예산을 책정하게 된다고 밝혔다. 그리고 자체 제작한 극 영화를 스트리밍 서비스로 푸는 시간도 획기적으로 줄이기로 했다. 통상 극 영화는 개봉된 지 39~52주 후에야 온라인에 풀렸는데 아마존은 이를 길어야 8주 내로 줄일 방침이다.

아마존의 극 영화 제작은 극장 사업을 본격화하려기보다는 현재의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강화를 위한 작업의 의미가 커 보인다. 연간 99달러를 내고 ‘프라임 인스턴트 비디오 서비스(Prime Instant Video Service)’를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주려는 의도.

▲아마존은 최근 우디 알렌 감독과 TV 드라마 시리즈 제작 계약을 맺은데 이어 극 영화 제작, 유통에도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
파이퍼 제프레이의 애널리스트 진 먼스터에 따르면 아마존 프라임 고객들은 비 프라임 고객들에 비해 4배 정도 더 많은 돈을 쓰는 것으로 집계된다. 현재 프라임 회원은 약 4000만명으로 추정된다.

아마존 자체 제작물은 품질에 있어선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코미디 시리즈물 ‘트랜스페어런트(Transparent)’는 골든 글러브에서 TV 코미디 부문 최고상을 수상했다. 스트리밍 서비스로 방영되는 코미디가 이 부문에서 상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넷플릭스는 이미 한 해 전 자제 제작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의 여주인공이 골든 글러브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올해는 같은 작품의 남자 주인공 케빈 스페이시가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제작력을 뽐내기도 했다.

그러나 양사의 수익성은 별도의 문제다. 넷플릭스는 광고를 전혀 하지 않는다. 순전히 기존의 DVD 렌탈이나 스트리밍 서비스 고객 유치로 돈을 번다. 해외 고객들이 많이 늘어서 버티고는 있지만 계속되는 회원 수 증가가 필수적이다.

아마존의 동영상 콘텐츠 사업에 대한 야심이 당장의 수익성은 해칠 수도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리치 그린필드 BTIG 리서치 미디어 애널리스트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아마존의 이러한 행보는 기존의 수익모델에 부담을 주게 될 것”이라면서 “당장 올해 고객들은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것과 집에서 보는 것의 차이를 실감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아마존이 유료 서비스와는 별도로 공짜로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도 수익성을 저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HBO 채널의 프로그램이나 디즈니 영화를 사서 방영하기 위한 비용이 늘고 있기 때문. 아마존은 지난해 3분기 14년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내기도 해서 이러한 수익성 문제는 더욱 부각되고 있는 참이다.

또한 넷플릭스나 아마존 모두 기존 질서를 깨려 한다는 점에서 극장 체인업체나 제작사들에겐 경계의 대상이다. 일부 주요 극장 체인들은 넷플릭스의 ‘와호장룡’ 상영을 거부한 바 있고, 아마존 역시 아직까지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아 극장 체인들과의 협상은 쉽지 않을 것임을 짐작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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