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미국도 불안하다”...흔들리는 소비에 연준 긴축 향방 주목

입력 2015-01-15 06:35 수정 2015-01-15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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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2월 소매판매 악화...베이지북 “완만한 성장 지속...유가 하락은 부담”

‘나홀로’성장을 지속하던 미국 경제에 대한 신중론이 부상하고 있다. 경제의 버팀목인 소비가 심상치 않은 흐름을 보이면서 유가 약세 여파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 상무부는 지난해 12월 소매판매가 전월에 비해 0.9% 감소했다고 1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1년여 만에 최악의 성적이다. 블룸버그를 통해 전문가들은 0.1% 감소를 점쳤다.

11월 소매판매 증가율 역시 애초 0.7%에서 0.4%로 하향 조정됐고, 10월 수치는 0.3%로 0.2%포인트 낮아졌다.

유가가 급락하면서 휘발유 판매가 6.5% 줄어든 것이 지난달 전체 판매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상무부는 설명했다. 지난달 휘발유 판매 감소폭은 2008년 이후 가장 큰 것이다.

자동차 판매는 0.7% 줄었다. 자동차와 휘발유 그리고 건설자재 등을 제외한 근원 소매판매는 0.4% 감소했다. 월가는 지난달 근원 소매판매가 0.4%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유가 하락이 감세 효과로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이 지출을 늘릴 것이라는 기대와는 다른 결과다. 지난 12일 기준 미국의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2.10달러를 기록하면서 2009년 5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전반적으로 온라인은 물론 백화점 등 전통적인 유통업계의 판매가 부진했다. 레스토랑과 바 등 요식업 정도만 판매 실적이 개선됐다고 상무부는 설명했다.

지난해 전체 소매판매는 4% 증가했다. 이는 5년 만에 최저 증가폭이다. 휘발유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지난해 4.8% 늘었고, 근원 소매판매는 3.2% 증가하는데 그쳤다.

미국소매협회(NRF)가 발표한 지난해 홀리데이 쇼핑 시즌 매출도 전년에 비해 4% 증가하는데 머물렀다. 이는 2011년 이후 최대 증가폭이지만, 앞서 10월에 예상한 4.1%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고용시장의 회복에도 임금이 늘지 않는 것이 소비심리에 부담이 되고 있다는 평을 내놓고 있다.

조슈아 샤피로 마리아피오리니라미레즈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근원 소매판매의 부진은 임금 정체가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지난해 강력한 고용 성장에도 임금은 필요한 만큼 상승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소비 부진으로 경제 성장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게나디 골드버그 TD증권 미국 투자전략가는 “12월 소비지출 데이터는 4분기에 성장 모멘텀이 주춤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소비지출은 한동안 부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월가는 미국의 지난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 3.0%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 분기에는 5.0%의 성장률을 기록한 바 있다.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역시 경제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유가 급락과 일부 지역의 경제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금리인상 시기에 대한 논란도 커질 전망이다.

연준은 이날 공개한 경기평가보고서 베이지북을 통해 미국 경제가 ‘점진적이고 완만한(modest to moderate)’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베이지북은 소비지출이 완만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12개 지역의 연방준비은행은 지난 11월 중순부터 12월 말까지 전반적인 경제활동의 확장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또 고용이 늘고 있고, 신용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라며, 성장이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최근 유가 급락이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시했다. 유가 약세가 소비에 도움이 되겠지만, 에너지기업에는 부담이라는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댈러스연은은 텍사스 지역 에너지업계의 고용이 얼어붙었으며 수요가 15~40% 정도 줄었다고 전했다.

캔자스시티 지역은 성장이 둔화했다. 캔자스시티연은은 원유 채굴과 자본지출 전망이 하향됐고, 일부 기업은 신용을 확보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보고했다.

베이지북에 따르면, 뉴욕 지역의 지난 연말 홀리데이 쇼핑 시즌 지출은 부진했다. 이는 12월 소매판매 결과와 일치하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의 소비가 불안하다면서 연준이 금리인상 시기를 늦출 가능성에 주목했다. 마크 챈들러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 투자전략 헤드는 “이날 소비지표는 매우 놀랍다”며 “지표 부진과 상품 가격의 급락 영향으로 시장에는 연준이 올해 중순 금리를 올릴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연준은 오는 28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개최할 예정이다.

경제 성장에 대한 불안으로 이날 시장은 요동쳤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장중 300포인트 넘게 빠지는 등 뉴욕증시 주요 3대 지수는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에 자금이 몰리면서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1.84%로 하락했다. 장기물인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2.46%로 내리며, 사상 최저치인 2.44%에 다가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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