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호함 벗는 중앙은행들…올릴때도 내릴때도 과감히

입력 2014-12-19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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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가 유례없는 변동성에 마주치면서 각국 중앙은행도 핸들을 자주 꺾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일부에서나마 회복 기미를 보였던 세계경제는 최근 유가 폭락과 같은 예상치 못했던 대형 변수에 마주쳐 헤매고 있다. 여기에 계속되는 일본의 가미가제(神風)식 돈풀기, 중국의 저성장 가능성까지 안개처럼 드리워진 상황. 중앙은행들은 ‘보이는 손’을 자처하며 이러한 불확실성 제거에 나서고 있다. 환율 방어를 위한 움직임도 커지고 길 안내(guidance)는 좀 더 구체화되고 있다.

◇ 점점 분명해지고 있는 미 연준의 화법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양적완화를 종료하고 금리 정상화(인상)를 준비하려다가 살짝 브레이크를 밟았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미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통화정책 정상화에 착수하는 데 인내심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이러한 가이던스는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종료하고도 상당기간 초저금리를 유지하겠다던 기존의 성명과 같은 것"이라고 했다.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의 모호하기 짝이 없는 화법을 생각하면 이례적일 정도로 분명한 설명이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알듯말듯한 비유적이고 함축적인 표현으로 시장에 해석의 부담을 안겼다. 그러나 금융위기를 마주한 벤 버냉키 시절엔 없던 기자회견까지 만들어 시장 동요를 막는 확실한 설명과 가이던스를 제시하기 시작했고, 재닛 옐런 의장 취임 이후엔 더 분명한 설명을 주고 있다.

옐런 의장은 금리인상을 검토하기 시작하는 시점도 분명히 했다. 4월이라고 못박지는 않았지만 "기준금리 정상화 절차는 앞으로 두 번 정도의 회의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FOMC 정례회의가 내년 1월과 3월, 4월에 열리는 점을 고려할 때 적어도 4월 이후에나 검토에 들어갈 것이란 예상이 가능하다. 시장이 가장 두려워 하는 불확실성을 없애기 위한 것이다.

◇ 스위스, 마이너스 금리 도입

유럽중앙은행(ECB)은 역사적으로 물가에 엄격했던 매파로 간주돼 왔지만 더 이상은 아니다.

ECB는 지난 6월 시중은행들이 ECB에 맡기는 하루짜리 예금금리를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내리기까지 했다. 은행들이 중앙은행에 돈을 갖다 맡기면 오히려 이자를 내야 하니 시장에 풀라는 수법이다. 디플레이션 공포에 사로잡혀 있는 ECB의 승부수였다.

▲유로/러시아 달러 화율 (BBC)
18일엔 스위스중앙은행(SNB) 역시 같은 방법을 썼다. 환 방어를 위해서였다.

세계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 안전자산의 대명사 스위스프랑을 사려는 세력이 몰리자 통화가치는 과도하게 올랐고 이를 막고자 내년 1월 22일부터 모든 예금에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키로 한 것.

ECB가 다음 번 통화정책회의에서 아마도 채권을 매입해 시중 유동성을 늘리는 양적완화에 나설 것이 예상되고, 이 때문에 스위스프랑 가치는 더 뛸 공산이 있으므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ECB의 다음 번 통화정책회의 날짜가 바로 스위스가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는 날과 같다. 또한 이는 단기적으로는 기관투자가들의 스위스프랑 투자를 줄이는 데 효과를 보이고 장기적으로는 개인 예금자들에게도 효과를 발휘할 것이기 때문에 소리없이 강력한 조치라고 BBC는 평가했다.

◇ 러ㆍ브라질은 금리 인상

러시아경제의 한계 상황도 이례적인 통화정책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러시아는 유가 하락으로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자 금리를 기존 10.5%에서 17%로 한 번에 6.5% 포인트를 올려버렸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올들어 6차례 금리를 인상했다.

물가 급등이 부담인 브라질도 꾸준히 금리를 올리고 있다. 지난 10월에 이어 이달에도 금리를 올려 브라질의 기준금리는 11.75%까지 올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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