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내 생애 첫 사표를 쓴 까닭은?

입력 2014-12-16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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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헌건 LG전자 HE고객지원실 부장

LG전자에 입사 후 제조 부서에서 1년을 보낸 뒤 연구소 기획부서로 발령을 받았다. 부서 배치 후 당시 선임은 통상 2~3개월 정도 진행되는 실무교육 없이 스스로 찾아 공부하라고 했다. 결국 업무를 배우기보다 그룹 전체의 잡일을 주로 하는 생활이 계속됐다.

어느날 선임은 현재 국산화가 진행 중인 제품의 진행 현황을 확인하라고 지시했다. 그동안 공부를 많이 했으니 제품을 만드는 공장에 직접 가서 개선할 점이 없는지 보고 오라는 것이었다.

공장에 도착해 공장장으로부터 제조공정의 전반적인 상황과 모델 진행 현황에 대해 들었다. 물건이 잘 나오고 있다는 담당 부장의 설명을 들으면서 이상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지만, 생산라인에 들어가 다시 한번 공장을 둘러봤다. 몇 가지 개선점을 들고 공장장과 정리회의를 진행했다. 정리정돈 등 몇 가지 개선점을 얘기하자 공장장의 낯빛이 굳어졌다. 연구소로 들어와 상황을 보고하자 사수의 표정도 그리 밝지 않았다.

그날 이후 선임과의 관계는 싸늘하게 변했고 공장에도 갈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새로운 후임 사원이 왔고, 선임은 그 친구 전공이 업무와 잘 맞는다는 이유로 내 업무를 바꿀 것을 지시했다. 다음날 회사에서 사표라는 것을 차분히 써내려 갔다.

어느덧 25년차가 된 내가 그때의 ‘박 사원’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박 사원, 회사생활을 하다보면 일이 바뀌는 경우가 흔하단다. 특히 회사생활 3년 이내의 기간에는 어떤 일이 주어져도 달갑게 받아들이고 열심히 주어진 일을 처리해 보게나. 회사는 자네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곳이 아니라 회사가 필요로 하는 일을 하는 게 직원이라는 것을 기억하게나. 3개월을 잘 참고, 3년을 버텨 보게나. 그러면 회사가 보이기 시작할 것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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