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화 칼럼]모든 벤처는 소셜벤처를 지향한다

입력 2014-12-15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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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화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

소셜과 벤처는 패러독스다. 소셜은 사회적 가치를, 벤처는 경제적 가치를 지향한다. 상반되는 가치의 만남은 필연적으로 혼돈을 야기한다. 그러나 이제 모든 벤처는 소셜벤처를 지향하는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가 융합하는 새로운 시대 정신을 짚어보자.

과연 이 사회는 지속 가능한가? 경제적 양극화는 1930년대 대공황보다 악화되고 있다. 한국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1990년대까지는 29%에 머물던 상위 10%의 소득 비중이 이제는 프랑스와 영국을 넘어 미국 다음 수준인 45%에 도달하고 있다. 지나친 양극화가 사회 불안을 초래한다는 역사의 교훈을 다시 강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양극화와 더불어 저성장 기조가 정착하고 있다. 한국은 전 세계 180개 국가 가운데 하위 3분의 1에 속하는 저성장 국가다. 올해 이어 내년에도 3%대의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분배와 더불어 성장의 엔진도 약화되고 있다.

저성장은 신규 일자리가 적어진다는 의미다. 즉 일자리의 질과 양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양적 측면에서 일자리 공급은 대학 졸업생의 절반 수준이고, 질적 측면에서는 고품질 일자리는 사라지고 있다. 결국 청년 취업률 40%라는 결과가 초래됐다.

이제 성장과 분배의 문제 해결에 대한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가치창출과 가치분배를 분리해 문제를 해결하는 시도는 결국은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해 왔다. 공공 일자리 공급 확대는 국가 경쟁력 약화를 초래했고, 정규직 보호는 비정규직 양산을 불러왔다.

자본주의는 성장을, 사회주의는 분배를 우선 가치로 두고 있다. 그 결과 자본주의는 양극화로 치닫고, 사회주의는 황폐화로 치달았다. 이같이 역사가 주는 교훈에 비춰 이제 좌와 우를 넘어 분리된 가치창출과 가치분배를 순환시키는 선순환 ‘기업가 주의(Virtuous Entrepreneurism)’를 제언한다. 바로 소셜과 벤처가 융합하는 소셜벤처다.

기업의 역할은 사회적 가치 창출에 있어야 한다. 가치 창출의 일부를 기업이 분배받는 것이 기업의 매출이 돼야 한다. 이러한 과정이 단지 일회성으로 끝날 경우 이기심이 추락하는 탐욕의 경쟁이 된다. 반면 반복되는 투명한 거래가 되면 고객의 가치와 기업의 가치가 상생으로 가는 호혜의 협력이 된다. 이는 ‘죄수의 딜레마 게임’의 이론적, 실질적 결론이다. 미래에는 반복되는 투명한 거래가 급증할 전망이다. 가치창출과 가치분배를 선순환시킬 수 있는 기업이 성공한다는 것이다.

초연결 사회는 사회적 거래 비용을 극적으로 감소시킨다. 제레미 리프킨의 말대로 ‘소유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다. 이제 제품을 사고파는 시대에서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는 시대로 전환되고 있다. 스마트 컨버전스와 소셜미디어가 투명성과 반복성이 증대하는 초연결 사회의 도래를 촉발시키고 있는 것이다. 기업의 혁신 활동에서 사회와 결합하는 소셜 혁신(Social Innovation)의 성격이 증대하고 있다. 개체 간 거래가 사회와 융합하는 거래로 이동하면서 소셜경제화한다. 기업 활동이 소셜화하는 것이다.

고객을 ‘호갱(호구 고객)’으로 만드는 영업에서 고객과 더불어 성장하는 영업을 거쳐 고객이 고객을 만드는 소셜 시프트(Social Shift)의 시대로 전환되고 있다. 기업의 평판이 기업의 자산이 되는 시대가 도래하면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는 선순환하게 된다.

소셜벤처는 이제 사회적기업의 일부 영역도 아니고 벤처의 작은 모퉁이 기업도 아니다. 소셜벤처는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가 융합해 기업의 가치창출과 가치분배가 선순환하는 벤처의 미래 지향점이다. 소셜벤처는 아나톨 칼레츠키의 자본주의 4.0을 넘어, 마이클 포터의 CSV(공유가치창출)을 넘어, 기업과 사회와 개인의 이익이 선순환하는 세상으로 가는 미래 기업의 지향점이다.

태극으로 상징되는 선순환 사상은 천지인(天地人) 정신에 기반하고 있다. 한국의 홍익인간(弘益人間)과 이화세계(理化世界)의 고유사상이 모든 벤처가 소셜벤처를 지향하는 나침반이 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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