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 잃어가는 증권 유관기관 임원 공모제

입력 2006-10-20 14:32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오는 27일 임시주총이 예정된 증권선물거래소(KRX)의 낙하산 감사 선임 논란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사실상 권영준 위원장의 사퇴로 추천위원회가 제 역할을 못하는 마당에 청와대와 재경부는 이제 와 "위원회와 거래소가 알아서 할 일"이라며 슬그머니 발을 빼고 있다.

정부산하기관 임원 공모제가 2004년 도입된 이후 세 번째 해를 맞고 있지만 과연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 시스템에 의한 적재적소 인사'가 이뤄지는지 의문스럽다.

정부는 당시 인사개혁을 기치로 내걸고 임원 공개모집에 관한 매뉴얼까지 제시했지만, 사실상 과거 '낙하산' 인사와 별반 달라진 게 없다는 느낌이다.

특히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거래소 감사선임을 두고 청와대의 '낙하산'보다 더 큰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증권산업의 핵심인 증권선물거래소를 감시, 감독할 감사의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그것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거래소 감사 선임 논란을 지켜보며 전문경영인이 나은가 오너체제가 나은가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라며 "어느 쪽이 좋다 나쁘다를 떠나 일단 그 자리에 맞는 전문성을 갖췄는지 먼저 검증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처음 청와대 낙하산을 타고 내려왔던 386세대 김모 회계사는 증권 및 거래소 감사로서의 전문성을 찾기 힘들다는 지적이 있었다.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무엇보다 국내 증권산업이 발전하려면 증권선물거래소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거래소를 주식회사로 만들고, IPO를 추진하는 마당에 굳이 청와대나 재경부가 압력을 행사하려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거래소를 비롯한 국내 증권산업이 발전하려면 일단 외압에서 자유로워지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석주 전 사장의 사임으로 인해 지난 18일 사장 공모를 마감한 증권금융 역시 금감위 출신의 이두형 열린우리당 수석전문위원이 내정됐다는 얘기가 파다하다.

요는 공모로 뽑든 낙하산으로 내려보내든, 어떤 제도의 탈을 뒤집어 쓰든지 그 자리에 적합한 자질을 갖춘 사람인지가 먼저 가려져야 한다는 것이다.

현 정부는 2008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국내 증권산업 육성 및 대외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05년 증권선물거래소를 주식회사로 전환한데 이어 현재 IPO(기업공개)를 추진중에 있다. 나아가 동북아 금융허브로의 발전을 꿈꾸고 있다.

이영탁 증권선물거래소 이사장 역시 거래소 IPO추진 이유를 해외 유수 거래소들과의 경쟁력 강화 및 자본시장 발전으로 밝힌 바 있다.

정부의 구상대로, 모두의 바람대로 국내 증권산업이 발전하려면 정부가 잇따라 발표하는 '증권시장 육성책'보다 증권 유관기관들의 '전문성'과 '독립성' 보장이 선결돼야 하지 않을까.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쯔양·닥터프렌즈·닥터딩요와 함께하는 국내 최초 계란 축제 '에그테크코리아 2025' 개최
  • 계주와 곗돈…계를 아시나요 [해시태그]
  • '오라클 쇼크' 강타…AI 거품론 재점화
  • 코스피, 하루 만에 4000선 붕괴…오라클 쇼크에 변동성 확대
  • 단독 아모제푸드, 연간 250만 찾는 ‘잠실야구장 F&B 운영권’ 또 따냈다
  • 서울 여의도역 신안산선 공사장서 7명 매몰⋯1명 심정지
  • 용산·성동·광진⋯서울 주요 지역 아파트 가격 상승세 여전
  • 순혈주의 깬 '외국인 수장'…정의선, 미래車 전환 승부수
  • 오늘의 상승종목

  • 12.18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1,924,000
    • +1.35%
    • 이더리움
    • 4,364,000
    • -0.3%
    • 비트코인 캐시
    • 837,500
    • +1.76%
    • 리플
    • 2,850
    • -0.11%
    • 솔라나
    • 187,500
    • -2.19%
    • 에이다
    • 555
    • -2.46%
    • 트론
    • 416
    • -0.48%
    • 스텔라루멘
    • 322
    • -0.62%
    • 비트코인에스브이
    • 26,600
    • -2.74%
    • 체인링크
    • 18,800
    • -1.16%
    • 샌드박스
    • 175
    • -2.78%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