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대기업·병원 상대 증거제출 명령' 제도 도입 추진…재계 '주시'

입력 2014-12-01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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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대기업이나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내는 개인의 증거수집을 돕는 제도를 도입을 추진함에 따라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법원은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사실심 충실화 마스터플랜'을 30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대법원은 소송 이전 단계에서 증거조사를 할 수 있는 '한국형 디스커버리 제도' 도입을 추진할 예정이다.

디스커버리 제도는 재판 시작 전에 증거수집을 위해 법원에 증인신문이나 검증, 감정 문서제출명령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그동안 사건과 관련된 증거자료를 대부분 보유하고 있는 대기업이나 병원은 소송을 당하는 경우 자료공개에 소극적이어서, 이들을 상대로 법적 분쟁을 벌이는 개인은 사실입증에 관해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었다.

제도가 도입되면 증거수집을 온전히 개인에게 맡기는 게 아니라 신청이 의해 법원이 문서제출명령을 내려 전문심리위원이 증거조사를 벌이게 된다. 검증된 자료는 소송에서 증거로 활용되며, 만일 대기업이나 병원이 법원의 제출명령을 거부할 경우 재판부는 소송 상대방의 주장을 인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이미 영국이나 미국 등에서는 이러한 디스커버리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고 대법원은 전했다. 다만 이런 정책이 추진되기 위해서는 민사소송법 등 관련 법규를 재정·개정하는 절차가 필요하고, 재계 등의 반발도 예상돼 실제로 제도가 도입될 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대법원이 이번 방안을 내놓은 것은 '사실심'을 강화하자는 취지다. 사실심은 재판을 받는 양 당사자들의 주장에 맞는 각종 증거와 사실관계를 확정하는 절차를 말하며, 1심과 2심 재판부가 이를 담당한다. 대법원이 담당하는 상고심(3심) 재판은 오로지 사실관계 외에 법률 이론적 타당성만을 검토하므로 '법률심'으로 따로 분류한다.

이밖에 사실심 강화를 위해 단독 재판부 사건을 담당하는 법관의 절반을 부장판사급으로 채우겠다는 내용도 함께 발표했다. 법관 혼자 판결을 내리는 단독 재판부는 현재 경력 5년 이상의 법관들이 맡고 있다. 경력 15년차 이상인 부장판사들에게 단독 사건을 맡겨 결과에 대한 승복률을 높이겠다는 게 대법원의 취지다. 통상 소액사건 등을 담당하는 단독재판부 사건은 일반 사건에 비해 항소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재판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의료·건축 등 전문 분야 재판을 진행할 때 의사·건축사 등 전문가가 판사들과 함께 증인신문 등에 참여하는 '전문심리관' 제도도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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