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독서산책] 심리적 외상 후 성장한 사람들

입력 2014-11-14 10:21 수정 2014-11-14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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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펠드먼, ‘슈퍼서바이버’

누구든 고난과 역경의 시간을 피해가기를 소망한다. 하지만 그런 시간들을 만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데이비드 펠드먼과 리 대니얼 크라비츠의 ‘슈퍼서바이버’는 ‘심리적 외상’을 겪은 이후 ‘외상 후 성장’에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저자들은 모든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수많은 상처와 좌절에도 불구하고 좀 더 온전하게 살 수 있는지를 다룬다. 여기에 소개된 사람들은 하나 같이 심리적 외상을 겪은 이후 긍정적인 의미에서 극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성장을 경험하게 된다.

저자는 심리적 외상을 겪은 후 자신의 삶에 대변혁을 일으킨 사람들을 ‘슈퍼서바이버’라 부른다. 그들은 고통을 참고 견디는 와중에도 이 고통을 바꾸고 초월한다. 그들은 말한다, 세상의 시련이란 흐트러진 인생의 조각을 다시 맞추기 위한 대격동의 사건일 뿐이라고. 그들은 자신들이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사태보다도 더한 사건을 겪는 와중에 내적 강인함이 생긴 사람들이다. 슈퍼서바이버는 자신의 삶의 행로에서 발생한 최악의 사건을 최선의 사건으로 완전히 탈바꿈시킨 사람들이다. 이렇게 얻은 심리적 이득을 가리켜 우리는 ‘외상 후 성장’이라고 말한다.

네덜란드의 장거리 수영 선수 마르틴 반 데르 바이덴의 사례는 막연한 낙관주의와 긍정론이 자주 걸림돌이 될 수 있음을 말해준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아이들이 운동을 잘하면 주변 사람들은 그대로 계속 밀고 나가라고 부추깁니다. 그리고 언젠가 올림픽을 제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죠.” 마르틴 역시 주변 사람들의 낙관론을 믿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야 저는 제가 현실적인 사람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언젠가 올림픽 같은 무대에서 경쟁하고 메달을 딸 가능성이란 그야말로 희박한 것이었고 완전히 헛된 기대에 근거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암을 치유하고 3년 만에 수영장으로 돌아온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마침내 금메달을 목에 거는 데 성공한다. 마르틴이 어려움을 당했을 때 그는 현실을 인정하고 가능한 것부터 차근차근 도전한다. 예를 들어, 그는 냉철하게 분석한 후 작은 목표를 설정하기 시작했다. 일주일을 무사히 넘기기 위한 목표, 고통을 최소화하면서 하루를 보내기 위한 목표, 다음 단계 화학요법을 견뎌내기 위한 목표, 그리고 궁극적으로 그의 생명을 구한 조혈모세포 이식을 헤쳐나가기 위한 목표를 세워서 추진한다. 그는 병이 걸리기 전에는 세계 챔피언을 노렸지만 병을 앓고 난 이후에는 현실적인 목표 즉, 작은 대회에서 힘껏 최선을 다해 수영을 하기 시작하였다.

마르틴 사례는 이 책이 소개하고 있는 ‘슈퍼서바이버’들의 공통점 가운데 하나를 전한다. 이들은 막연한 낙관론이나 긍정론이 아니라 ‘현실에 근거한 희망’을 근거해서 삶을 이끈다. ‘현실에 근거한 희망’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충분히 이해한 후, 이 토대 위에 선택을 하나씩 쌓아올리는 식으로 인생을 설계하는 방법이다. 슈퍼서바이버들은 ‘모든 일이 다 잘될 거야’라고 위로하는 허구에서 벗어나 용기를 내어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를 묻고 실천하는 데 익숙하다.

슈퍼서바이버는 ‘목표 이탈’도 활용한다. 역경 전에 자신이 가졌던 대담한 목표에서 벗어나서 현실적으로 달성 가능한 목표를 재조정하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들은 어떤 목표를 포기함으로써 이전에 간과했던 다른 목표를 추구할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된다. 이 책이 소개하는 역경 극복의 경험과 방법들은 어려운 시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용기와 지혜 그리고 위안을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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