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감 고조시키는 최경환 vs 경제심리 다독이는 이주열

입력 2014-11-14 09:24 수정 2014-11-14 10:18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말 한마디로 시장을 쥐락펴락할 수 있는 경제·재정 정책 수장인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통화정책 수장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이 두 수장의 극명하게 대비되는 화법이 관심을 끌고 있다. 최 부총리가 자극적인 표현을 통해 위기감을 더욱 부각시키는 발언을 자주 하는 데 반해 이 총재는 조심스럽고 절제된 어조로 불안해하는 경제주체들의 심리를 다독이는 데 주력한다. 이들은 매번 경제에 대한 인식을 대체로 공유하고 있다고 하지만 구두 발언에서 느껴지는 온도차는 크다.

최 부총리는 지난 5일 “한국이 저성장의 덫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덫’이라는 단어를 통해 위기에 대한 경계심을 환기시켰다.

그는 앞서 경제수장들이 입에 담는 것조차 금기시 하는 디플레이션이란 단어를 써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최 부총리는 지난 8월 “한국이 디플레이션 초기에 와 있다”고 진단했다. 파장이 커지자 한달 후에는 “디스인플레이션이라는 표현이 정확하다”며 발언 수위를 낮췄다. 그러나 이미 시장의 장기 경제시계는 어두워질 대로 어두워진 후였다. 최 부총리는 지난 7월 취임 직후에는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답습할 우려가 있다’는 것을 화두로 제시해 여론의 시선을 단박에 사로잡기도 했다.

반면 이 총재는 최 부총리가 촉발시킨 디플레이션 우려에 대해 “경계하겠지만 디플레이션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지나친 불안감 조성을 진화하는 데 나섰다. 이 총재는 지난 13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도 최근 고조되고 있는 엔저와 수출에 대한 우려에 ‘선긋기’를 했다. 엔저는 동시에 나타나는 강달러로 그 영향이 상쇄되면서 다른 나라와의 수출 경쟁력 측면에서 불리해지지 않을 것이고, 수출도 미국의 경기 회복세 등으로 견조한 흐름이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수장의 화법이 대조되는 것은 경력과 정책목표가 다른 것이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최 부총리는 정통관료와 달리 정치인으로서 오랜 기간 지낸 바 있어 소위 ‘섹시한 표현’으로 여론의 이목을 끄는 것이 습관으로 배어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최 부총리가 과도한 불안감을 조성해 오히려 경기회복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제는 심리다’라는 말처럼 말이다.

이와 달리 ‘한은맨’인 이 총재는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이라는 한은의 최대 정책목표를 수행하기 위해 안정모드를 취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알림] 이투데이, '2024 CSR 영상공모전'... 27일까지 접수
  • ‘어둠의 코시’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으로 향하는 매직넘버는? [해시태그]
  • '농협은행'·'거지가 되'…Z세대의 말하기 문화?①[Z탐사대]
  • Z세대의 말하기 문화, 사회적 유산일까 문제일까②[Z탐사대]
  • “AI·카메라 컨트롤 기능 기대감”…아이폰16 출시 첫날 ‘북적’ [르포]
  • “나들이 가기 딱 좋네”…서울시민이 꼽은 여가활동 장소 1위는?
  • '로또보다 더 로또' 강남 분상제 아파트 잡아라…청약 경쟁 '치열'
  • 오늘부터 독감 예방접종 시작…어린이·임신부·어르신 순차 진행
  • 오늘의 상승종목

  • 09.20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4,420,000
    • +0.71%
    • 이더리움
    • 3,419,000
    • +4.17%
    • 비트코인 캐시
    • 447,700
    • -1.39%
    • 리플
    • 780
    • -0.26%
    • 솔라나
    • 195,500
    • +2.62%
    • 에이다
    • 470
    • +0.43%
    • 이오스
    • 690
    • +1.62%
    • 트론
    • 203
    • +0%
    • 스텔라루멘
    • 129
    • +0.78%
    • 비트코인에스브이
    • 65,000
    • +0.62%
    • 체인링크
    • 15,240
    • +1.94%
    • 샌드박스
    • 364
    • +1.68%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