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동생’ 기 죽이는 ‘형님’ 벤처의 횡포

입력 2014-11-06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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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준 미래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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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세계적 공룡기업인 애플을 상대로 국내의 작은 벤처기업 인포존이 고소장을 제출했다. 자사가 특허를 출원·등록한 통신시스템 운영 기술 특허를 애플이 무단으로 침해했다는 혐의다. 이와 관련해 인포존은 애플 아이메시지 탑재 제품에 대한 판매금지 가처분신청까지 냈으며 오는 7일 심문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기업과 기업 사이에서의 특허소송은 하루 이틀 이야기가 아니다. 문제는 대기업과 벤처기업 간의 싸움이라는 점이다. 막대한 자금력과 시간을 사용할 여력이 있는 대기업과, 모든 것을 처음부터 혼자 준비해야 하는 벤처기업은 상황 자체가 다르다. 누가 봐도 승산이 불 보듯 뻔한 소송싸움에 왜 벤처기업이 뛰어들었을까. 특허는 벤처기업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이기 때문이다.

제2벤처붐이 확산되면서 하루가 멀다하고 스타트업이 새로 생겨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은 남들보다 특화된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이런 그들에게 특허는 생존과 직결돼 있다. 대기업에게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작은 서비스가 영세한 벤처기업에게는 주력서비스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국내 벤처기업 브라이니클은 최근까지 홈페이지에 카카오에 항의하는 호소문을 게재했다. 자사가 서비스하고 있는 ‘돈톡’의 펑메시지가 카카오스토리 ‘펑쪽지’와 유사하다는 내용이었다. 최근 불거진 메신저 프라이버시 문제와 관련해 국내 업체들은 ‘메시지 삭제기술’을 구현해 왔다. 이미 여러 업체에서 사용하고 있는 기술이지만, 이름까지 비슷해 작은 벤처들에겐 여간 피해가 큰 게 아니다. 이 호소문은 현재 홈페이지에서 삭제된 상태다.

정부가 ‘창조경제’를 표방하며 창업에 대한 다양한 지원책을 펼치는 것은 바람직하다. 이런 지원정책에 힘입어 창업자들은 회사 설립 후 밤낮없이 고민하면서 성장벤처를 꿈꾸고 있다. 영세한 ‘동생’ 벤처들에게 특허는 그 자체만으로 생존이 걸려 있을 정도로 중요하다. 지금은 성장한 ‘형님’ 기업도 처음엔 작은 벤처에서 시작했다는 것을 잊으면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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