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산업, 위기가 기회다]‘1+1’로 ‘또다른 1’을 만드는 통합…“합쳐야 산다” M&A 급물살

입력 2014-10-22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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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외환은행’ 조기통합 등 잇따라…경쟁력 제고 등 시너지효과 노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團生散死)’라는 말이 있다. 힘을 모아 하나가 된다면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다는 의미다. 올해 들어 국내 금융사들은 서로 뭉치며 분산된 힘을 모으고 있다.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 침체 영향으로 기업들의 도산에 따른 연체율 상승과 늘어나는 가계부채, 여기에 저금리까지 닥치면서 수익은 계속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사들은 하반기 ‘1+1=2’가 아니라 ‘1+1=또 다른 1’이 되는 ‘통합’을 키워드로 선택하고 있다.

◇은행권 “합치고 경쟁력 올리자” = 지난 2006년 신한·조흥은행 합병 이후 8년 만에 하나금융지주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 통합을 공식했다. 시중은행 간 합병은 치열한 주도권 다툼을 벌이는 금융시장에서 지각변동을 불러올 만큼의 파괴력을 지닌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통합을 서두르는 이유는 막대한 시너지 효과 때문이다. 투뱅크 체제를 유지하면 중복 비용이 발생하면서 결과적으로 다른 은행과 비교해 경쟁력이 더욱 떨어진다. 통합만으로 대기업 여신이나 외환거래 등 주요 사업 부문에서 선도적 지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신용카드 부문 역시 시장점유율이 7.8% 수준으로 높아져 롯데카드를 따돌리고 업계 6위로 올라서게 된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3년 빨리 조기 통합을 이뤄낸다면 약 1조원의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도 분리된 지 5년 만에 다시 통합된다.

정부가 산업은행 민영화를 중단하고 정책금융공사와 통합하는 이유는 창조금융을 적극 지원하고 기업 구조조정 및 금융 국제화 선도기관 역할 등을 주도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를 거치면서 산은 민영화 추진 동력이 약화된 만큼 정금공 업무를 발전적으로 승계해 정책금융 지원에 집중하겠다는 복안이다.

◇2금융권 인수하거나 통합하거나 = 지난해부터 M&A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보험업계는 현재도 진행형이다. DGB금융지주는 농협생명이 매각하기로 한 우리아비바생명 인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DGB금융은 이달 말 완료를 목표로 우리아비바생명 실사를 진행 중이다. 상당수 인력이 투입된 가운데 아직까지 큰 문제가 없어 계획대로 실사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최근 경영진 내분 사태와 금융사고로 홍역을 치른 KB금융은 LIG손해보험 인수에 제동이 걸렸다.

금융당국이 KB금융의 경영상태와 지배구조가 불안하다고 판단하면서 정상화될 때까지 인수 승인을 보류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국정감사 자리에서 “KB금융이 LIG손해보험 인수 능력이 있는지 좀 더 검토해 보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금융위가 KB금융의 LIG손보 인수 승인을 늦춤에 따라 KB금융은 오는 28일부터 LIG손보 대주주에게 하루 1억원씩의 계약실행 지연 이자를 물게 된다.

서민금융기관인 저축은행 업계에는 서로 통합해 몸집을 부풀리려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금융위가 계열사 합병에 대해 승인하면서 이달 말까지 총 4개로 나뉘어 있는 계열사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합병이 완료되면 SBI저축은행은 자산규모 3조8000억원, 지점수 18개로 업계 최대 저축은행으로 올라선다.

◇금융당국도 규제 점검 = 금융당국 역시 금융사들의 M&A를 활성화하기 위해 각종 인허가 규제를 통합·단순화해서 신규 진입을 수월하게 할 방침이다.

먼저 인허가 규제를 통합하고 단순하게 개편해 신규 진입자가 쉽게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카드업을 제외한 여전업의 경우 칸막이식 인가 기준을 실물과 연계된 금융지원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통합한다. 또 부수업무를 현행 열거주의에서 ‘원칙 허용·예외 금지’로 전환하고, 신고제로 변경한다.

보험업은 보험사의 해외환자 유치업 참여를 허용해 신수익원 확보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금융사들의 M&A를 활성화해 금융산업에 경쟁과 혁신을 유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금융시장의 평가는 다른 것이 현실이다. 금융당국이 생각하는 장밋빛 미래를 기대할 만큼의 규제완화는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다양한 선발 진입자들이 존재하고 있고, 이들 역시 큰 수익을 얻고 있지 못한 상태”라며 “좀 더 시장 친화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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