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독서산책] “스킬 넘어 센스가 성공을 좌우한다”

입력 2014-10-17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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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와라 고이치, ‘센스의 차이’

‘센스’라는 용어는 대체로 긍정의 의미로 사용된다. 센스는 암묵지가 차지하는 부분이 큰 반면, 스킬은 형식지가 차지하는 부분이 크다. 학교를 떠난 다음 어떤 사람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데엔 센스의 소유 여부가 큰 영향을 미치는데, 이 문제를 개인의 체험담에 근거해 쓴 책이 ‘센스의 기술’(이사와타 고이치 저)이다.

저자의 경력이 이채롭다. 대학을 진학하지 못한 상태에서 한 권의 책, 즉 ‘카피라이터 입문’과의 만남이 인생 항로를 바꾸게 된다. 이 책 때문에 카피라이터가 된 저자는 쟁쟁한 사람들의 활동 무대인 제이월턴톰슨(JWT)에서 일하게 된다. 저자는 칸국제광고상, 런던국제광고상 등 권위 있는 상을 받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기도 하다.

“A씨는 영어도 잘하고, 자료도 꼼꼼하게 만들기로 유명해. 그런데 왜 최고라는 인정을 못 받을까?” 이런 질문에 대해 ‘왜 그럴까’를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센스’라는 단어에 주목해야 한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에서 나오는 단정적인 주장을 서슴지 않고 펼친다. “스킬을 이용한 성과는 한계가 있다.” 저자는 빈약한 학력으로 치열한 광고업계에 입문했던 시절을 회상하면서 자신의 오늘을 가능하게 한 결심을 털어놓는다. “남들보다 몇 배나 노력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걸로 충분하지 않다. 나는 센스를 키워야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왜냐하면 그것이 나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추상적으로 보이는 ‘센스’를 키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센스는 ‘정보 수집 능력’, ‘선택 능력’, ‘전달 능력’이라는 세 가지 요소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세 가지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첫째, 정보의 절대적인 양을 늘린다. 둘째, 원하는 정보를 선택한다. 셋째, 능숙하게 전달한다. 이 3단계를 어떻게 밟을 수 있는지, 개인적 체험담에 바탕을 두고 소개하는 책이다. 모두 3개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각각 한 장씩 수집 방법, 선택 방법, 그리고 전달 방법을 다룬다.

다소 파격적인 주장이긴 하지만 1장에서는 정보원을 넓히기 위해 독특한 방법을 제안한다. 그것은 ‘세컨드 잡’이다. 저자의 주장은 오해를 살 수도 있기 때문에 그의 생각을 그대로 옮겨본다. “뭔가 길이 잘 보이지 않을 때 한 가지 일에만 갇혀 있지 말고, 살짝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려보자는 이야기다. 그렇게 하면 새로운 일과 사람을 만날 수 있다.” 저자는 광고업계에 몸담고 있는 자신이 남성 요리교실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한다. 세컨드 잡이란 용어를 조심스럽게 사용하지 않더라도 비좁은 세계를 벗어날 수 있는 나름의 방법을 찾는 일은 의미 있는 시도다. 이제껏 해 보지 않았지만 가능성이 있는 일이라면 본업을 벗어나더라도 얼마든지 시도해 볼 수 있다.

사람은 누구나 본능적으로 편안한 것을 원한다. 그런데 원하는 정보를 선택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는 익숙하지 않은 일을 자꾸 맡도록 자신을 불편하게 만드는 일이다. 사람은 벽을 하나씩 넘어서면서 크게 성장하게 되는데, 늘 익숙한 길을 선택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성장 가능성을 크게 축소할 수밖에 없다. 어떤 장소에 가든지 중심에 선다는 것은 작은 성공 경험을 계속해서 체험하는 일이다. 이것은 그냥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아이디어가 궁한 채로 난관에 빠진 회의장에서 멋진 제안을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주목받을 것이다.

이처럼 ‘크리에이티브 정보 제공자’로 자신을 만들어 갈 수 있을 때만 센스 있는 사람이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비주류로 정상에 선 저자의 경험담이기 때문에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실용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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