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투자로 ‘머니무브’ 속도…사모펀드 사태ㆍ동학개미 성공 영향

입력 2020-06-28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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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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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자금이 펀드 등 간접 투자에서 직접 투자로 이동하는 흐름이 거세지고 있다. 일명 ‘동학개미운동’ 성공과 사모펀드에서 일어난 잇단 잡음으로 펀드 등에서 돈이 빠져나오는 ‘머니무브’ 흐름이 일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설정액 10억 원 이상 펀드의 현황을 집계한 결과 지난 25일 기준 국내 주식형ㆍ혼합형ㆍ채권형 펀드 1863개의 설정액은 총 86조5427억 원으로 연초 이후 12조9717억 원(13.04%) 감소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바닥을 쳤던 주가가 회복기에 접어든 3월 말 이후 최근 3개월간 순유출 금액은 15조2472억 원에 달했다.

그간 급성장을 계속해온 사모펀드에서도 자금 유출이 관측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투자 사모펀드에서 지난 3월 이후 넉 달간 빠져나간 금액은 4조9126억 원에 이른다.

국내 투자 사모펀드에는 올해 1월(7071억 원), 2월(1조6355억 원)까지만 해도 자금이 순유입했으나, 3월(-1조4662억 원), 4월(-1조6144억 원), 5월(-1조4271억 원)에 이어 6월(-4049억 원, 25일 기준)까지 넉 달 연속 순유출로 돌아섰다.

펀드에서 막대한 자금이 이탈하는 가장 큰 원인은 연일 터져 나오는 사모펀드 대규모 손실 사태로 투자자 신뢰가 훼손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작년 우리은행ㆍ하나은행 등이 판매한 약 8000억 원 규모 해외 금리 연계형 사모 파생결합펀드(DLF)의 경우 금리 하락으로 일부 펀드의 원금 전액이 손실되는 등 대규모 투자자 피해가 발생했다. 해당 사건에선 투자자의 투자성향 등 정보를 조작해 위험상품 투자 경험이 없는 고령층에 DLF를 판매하는 등 불완전 판매 사례도 다수 확인됐다.

이어 국내 최대 헤지펀드인 라임자산운용이 1조6000억 원 이상 판매한 펀드가 부실 펀드로 드러나 환매가 중단됐다.

이 밖에도 KB증권의 호주 부동산펀드, 신한금융투자의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 신탁, 하나은행의 이탈리아 헬스케어펀드, 디스커버리자산운용 펀드, 개인간거래(P2P) 대출업체 ‘팝펀딩’ 투자 펀드,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등 사모펀드의 환매 중단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여기에 직접 주식투자에 뛰어든 개인 투자자들이 큰 성과를 낸 것도 자금 이탈 가속을 도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부터 지난 26일까지 개인 투자자는 코스피(31조5676억 원)와 코스닥(7조4463억 원)에서 총 39조139억 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상반기에만 40조 원에 육박하는 개인 자금이 증시로 몰린 셈이다.

개인 투자자의 코스피 일 평균 거래 대금도 1월 3조1861억 원, 2월 3조720억 원에서 3월 5조3591억 원, 4월 6조3283억 원, 5월 6조4275억 원, 6월 9조738억 원(26일 기준)으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증시가 연중 저점을 기록한 지난 3월 19일부터 지난 26일까지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코스피ㆍ코스닥 10개 종목의 경우 모두 두 자릿수 수익률을 내면서 평균 수익률이 71.38%에 이르렀다.

이 같은 ‘동학개미 대박’에 힘입어 증시 주변 자금은 지난 25일 현재 134조3169억 원으로 올해 들어 35조7333억 원(36.25%) 불어났다.

증시 주변 자금은 투자자예탁금, 파생상품거래예수금, 환매조건부채권(RP) 잔고, 위탁매매 미수금을 합한 것이다. 이중 언제든지 증시에 투입 가능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5일 사상 최대치인 48조2068억 원까지 부풀었다.

이후 일부 자금이 SK바이오팜 기업공개(IPO)에 따른 청약 증거금 등으로 이탈했지만, 25일 기준 여전히 46조3393억 원에 달했다.

지난 23~24일 진행된 SK바이오팜 공모주 일반청약에도 국내 IPO 사상 최대인 30조9889억 원의 증거금이 쏟아졌다. 대부분 증시 외부에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자금의 상당 부분은 하반기에 줄줄이 예정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카카오게임즈 등 대어급 공모주 청약 등을 고려하면 한동안 증시 주변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이처럼 풍부한 개인 투자자 자금풀이 당분간 개인 투자자의 활발한 증시 참여 추세를 뒷받침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증권 장효선 연구원은 “잇따른 사모펀드 사태로 투자자들이 이른바 ‘중위험ㆍ중수익’ 상품들이 실제로는 원금 전액 손실 가능성이 있는 ‘초고위험ㆍ중수익’ 상품이 될 수도 있음을 깨닫게 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문제가 된 일부 사모펀드들의 경우 투자자가 자금이 어디 투자됐고 얼마나 손실을 봤는지 등을 전혀 알 수 없는 불투명성, 환매 중단으로 투자자가 손절을 할 수 없는 비환금성, 난해한 상품 구조로 투자 손익을 파악하기 어려운 복잡성 등의 리스크를 투자자에게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기에 코로나19에 따른 주가 급락이 맞물리면서 차라리 투명성, 환금성, 직관성이라는 조건을 만족하게 하는 상장 주식, 특히 대형 우량주가 가장 안전한 투자 자산이라는 인식이 퍼졌다“고 짚었다.

장 연구원은 “규제 강화 등으로 부동산 시장 진입장벽이 어느 때보다도 높아진 가운데 동학개미 운동의 성공에 자신감을 얻은 20ㆍ30대 ‘스마트 개미’들이 강력한 증시 주도 세력으로 떠오르고 있어 앞으로 개인 투자자의 저변이 더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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