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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지금] 中 규제개혁의 현장, 자동차 자판기

입력 2019-05-15 05:00 수정 2019-05-16 12:30

박승찬 용인대 중국학과 교수, 중국경영연구소장

미국에 카바나(CARVANA), 싱가포르에 아우토반 모터스(Autobahn Motors)의 자동차 자판기가 있다면, 중국에는 알리바바가 만든 티몰 자동차 자판기가 있다. 현재 광둥성에 3개(광저우, 윈푸, 샤오관), 상하이에 1개가 운영되고 있다. 티몰 자동차 자판기가 생긴 지 1년이 지난 현재 시장을 직접 체험해보기 위해 중국 친구와 함께 광저우 티몰 자동차 자판기 현장을 방문했다. 5층 높이의 야외 주차타워 형태로 42대의 자동차를 전시해 놓았다. 소비자가 알리바바 티몰 앱으로 원하는 자동차를 고르고 구매 버튼을 누르면 전시 타워에서 자동차가 내려오는 방식이다. 포드자동차와의 협업을 통해 만들어진 이 자동차 자판기는 모바일과 오프라인의 융합으로 탄생한 중국의 대표적인 규제개혁과 유통혁신의 사례이다.

마세라티와 벤츠, BMW, 아우디, 볼보 등 차종 선택부터 구매, 결제까지 모든 과정이 10분 이내 모바일로 매우 간편하게 진행된다. 우선 알리바바의 티몰 앱을 통해 차량모델을 선택한 뒤, 본인을 인증하는 셀카를 찍어 앱으로 전송하여 신분 확인이 끝나면 바로 차량을 인도받을 수 있다. 물론 아무나 구매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알리바바의 신용정보 시스템인 ‘즈마신용(芝麻信用)’ 등급점수가 700점 이상이어야 가능하다. 즈마신용등급은 중국 정부와 알리바바가 협력해 만든 신용평가시스템으로 기존 금융신용등급, 지불이행능력, 보증인, 소비성향 등을 점수로 환산해 평가한다. 만약 신용등급이 충족되지 않으면 별도의 수수료를 지불해야 이용할 수 있다. 대금 결제는 자동차 판매가의 10%를 계약금으로 지불한 뒤, 나머지는 할부 방식으로 납부하면 된다. 3일간 시승할 수 있으며,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3일 내 다른 차종으로 교체할 수도 있다.

한편, 저장성 항저우에 가면 세계 최초의 초대형 전기자동차 렌털 자판기가 있다. 멀리서 보면 고층빌딩이나 주차빌딩처럼 보이지만 실제 전기자동차를 렌트할 수 있는 자동차 자판기이다. 카 셰어링 서비스처럼 반드시 모바일로 회원가입을 해야 하고, 자판기처럼 버튼을 눌러야 완충된 전기자동차가 자동으로 내려오는 시스템이다.

이처럼 전 세계에서 온라인 및 모바일 판매가 가장 역동적이고 활성화된 나라가 바로 중국이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프로스트앤드설리번의 2018년 자료에 따르면 2016년 중국 온라인 자동차 판매량이 100만 대가 넘고, 거래규모는 1010억 위안(약 17조4000억 원)에 달한다. 2012~2017년 6년 동안 중국 온라인 자동차 판매량은 약 70% 늘어 같은 기간 중국 전체 자동차 판매량 증가율 14%의 5배에 달한다. 2018년 11월 11일 광군절(중국 온라인 쇼핑데이) 때 알리바바는 1분 만에 1802대(3억 위안, 약 517억 원)의 자동차를 팔았다.

자동차 판매 유통채널의 온라인 및 모바일화 추세는 어제오늘의 애기가 아니다. 미국, 유럽, 중국, 인도 등 세계 주요 완성차 시장에서 자동차 온라인 판매가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이다. 미국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도 오프라인 매장에서 차량을 구경하고 실제 판매는 100% 온라인에서만 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그러나 한국은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온라인 및 모바일 자동차 판매를 놓고 여전히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정부의 규제개혁 의지에도 불구하고 관련 업계의 이해관계에 막혀 아직 걸음마 단계다. 3월부터 쌍용자동차가 업계 최초로 오픈마켓인 11번가를 통해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고, 홈쇼핑을 통한 자동차 판매는 대리점과 영업사원 반대에 막혀 오리무중인 상태다.

정부가 규제개혁을 위해 2월부터 야심차게 시행하고 있는 규제 샌드박스 제도도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선(先)허용, 후(後)규제 방식을 좀 더 다양화시켜 나갈 필요성이 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불확실성과 중국의 자동차 산업 굴기 등 대외적인 리스크 요인 및 경직된 노동유연성과 고비용 저생산성 구조의 대내적 문제점으로 인해 한국 자동차 산업은 분명 위기에 직면해 있다. 과감한 규제 개혁 없이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어렵다. 우리가 중국보다 기술경쟁력이 앞서 있다는 스스로의 위안도 이제 냉정히 살펴봐야 한다.

중국 정부의 ‘发展中解决问题(발전하면서 문제가 생기면 해결하면 된다)’ 규제 개혁 마인드는 핀테크, 드론 및 신유통의 서비스 영역을 넘어 블록체인,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의 주요 영역에 적용되고 있다. 우리가 중국을 경직된 공산당의 사회로 경시하고 있는 사이, 중국은 조용히 그들의 ‘차이나 이노베이션’ 전략을 더욱 가속화시켜 나갈 것이다. 항저우 전기자동차 자판기에서 자동차를 뽑아 나가는 중국 소비자들을 보며 많은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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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찬

중국 칭화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대한민국 주중국대사관 경제통상관 및 중소벤처기업지원센터 소장을 5년간 역임하며, 3000개가 넘는 기업을 지원했다. 현재 중국경영연구소 소장과 용인대학교 중국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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